한국일보

춘래불사춘

2006-02-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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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 봄은 왔건만 진정한 봄이 오지 않았다고 했던가.
올해도 어김없이 부동산 시즌(봄)이 찾아왔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너무나 조용하다. 주말은 물론이고 주중에도 골목골목에 오픈 하우스를 알리는 사인이 하나 둘 늘어난다. 시장에 나온 매물들의 대기 기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스팅 에이전트들은 다과와 음료수를 준비해 놓고 오픈 하우스에 찾아온 귀한(?) 손님들에게 열과 성을 다해 집을 소개한다. 바이어 에이전트들을 대하는 자세도 사뭇 달라지고 있다.
바이어에게 집을 보여드리고 명함을 놓고 오면 리스팅 에이전트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바이어의 의향을 물어본다. 바이어 에이전트에 대한 커미션도 높아지는 추세다. 리스팅 에이전트들은 하루라도 빨리 재고 매물을 처분해야 할 입장이다 보니 자기 몫을 깎는 희생을 감수한다.
위와 같은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보면 분명 부동산 시장은 바이어tm 마켓으로 완전히 돌아선 것으로 보여 진다. 하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 만은 않은 것 같다.
집값이 크게 떨어질 것을 염려한 셀러들의 움직임이 전혀 감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셀러들의 심리적 공황상태가 일어나면 매물이 쏟아져 나온다. 과잉 매물은 곧 가격하락으로 연결돼 걷잡을 수 없는 부동산 불황기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 90년초부터 5-6년간 경험했던 부동산 암흑기를 생각해 보면 된다. 지난 5년간 주택가격이 지역과 가격에 따라 다소 차이나겠지만 대략 3배정도 올랐던 것에 비해 90년초에는 5년 동안 집값이 절반이상 떨어져 은행차압 매물과 개인파산 건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현재의 셀러들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약간의 걱정과 우려는 있지만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지는 않은 것 같다. 집을 내놓았다가도 희망 가격에 오퍼가 들어오지 않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면 그냥 거둬들인다. 나중에 다시 내놔 제 값을 받겠다는 느긋한 생각이다. 주택가격은 올랐지만 집 가격이 크게 흔들릴만한 경제적인 요인이 없어 현재의 상황을 일시적인 관망세로 판단하는 것 같다.
셀러도 바이어도 서로 눈치만 보고 있으니 현장에서 뛰는 우리 에이전트들의 입지는 더욱 어렵기만 하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에이전트들은 더욱 공부하고 연구하는 자세로 손님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 손님들이 정확한 판단을 내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워드 한
<콜드 웰 뱅커 베스트 부동산>
(714)726-8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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