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웰빙 이야기 콩

2006-01-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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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마다 메주 콩 한줌을 씻어 한 컵의 물을 붓고 담갔다가, 아침에 담갔던 물 그대로 끓여 믹서에 넣고 곱게 갈아드세요.”
수천 년 전부터 콩은 음식으로 또 민간요법의 약으로 널리 쓰여져 왔다. 최근에 콩과 질병에 대한 연구가 부쩍 늘어가면서 콩이 노화 방지제로도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얼마 전 중국학자들은 실험용 동물과 사람에게 연구용 된장을 먹이고 관찰한 결과 두 달만에 피 속의 지방 농도가 현저히 줄고 적혈구 세포막과 심장근육 막의 노화가 훨씬 지연됨을 발견했다.
콩은 단백질, 섬유질 또 생명을 연장시키는 무기물로 꽉 차 있다. 특별히 콩의 단백질은 인체에 필요한 여러 종류의 단백질이 고루 들어 있어서 콩 한가지만으로도 단백질 공급이 충분하다.
콩에는 물에 녹는 수용성 섬유질과 물에 녹지 않는 비수용성 섬유질 두 종류가 다 들어 있다. 수용성 섬유질은 콜레스테롤을 내리고 혈당을 조절한다. 그래서 식사시간이 조금만 늦어져도 혈당이 떨어져 어지럼증이 있는 분들에게 좋은 음식물이다. 콩의 비수용성 섬유질은 배변을 돕고 대변을 굵게 하며 변비를 막고 담석과 위암과 장 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콩의 지방은 불포화 지방이어서 몸에 해롭지 않다. 콩은 과일이나 채소처럼 콜레스테롤이 없고 오메가-3 오일의 일종인 리노레닉 산이 있어서 심장병과 중풍의 위험을 줄여 준다.
콩은 노화방지를 위해 싸우는 무기 창고이다. 콩의 칼슘과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폐경기 이후의 여자들의 뼈 밀도를 지켜주고 약 없이도 폐경기를 보낼 수 있도록 돕는다. 좋은 예가 유럽의 여자들은 75%가 폐경기에 열 감(hot flash)으로 시달리지만 중국 여자들은 18%, 일본 사람들은 아예 열 감이라는 단어를 모를 정도로 폐경기를 의식 못하고 지낸다. 학자들은 그것을 식단 차이로 보고 서양 사람들에 비해 20-50 배의 콩 제품을 먹는 아시아 사람들의 식 습관이 폐경기의 어려움을 이기게 한다고 본다. 또 콩 속의 자연 에스트로겐과 칼슘이 골다공증과 심장병을 예방한다는 것도 우리는 잘 안다.
이렇게 콩에 대한 연구는 날로 발전하고 새로운 결과를 발표하면서 햄버거 대신 콩 버그를, 치즈 대신 콩 치즈를 먹게 하고 우유대신 소이 밀크, 콩가루 등 점점 미국 사람들의 식단이 변해가고 있다.
앨라배마 대학의 연구팀은 콩이 유방암과 전립선암을 예방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인지 아침에 미소 수프로 시작하는 일본사람은 전립선암으로 고생하는 남자나 유방암을 앓는 여자들이 훨씬 적고 위암도 삼분의 일 정도이다. 켄터키 대학 연구팀에 의하면 콩을 먹은 사람은 현저하게 콜레스테롤이 내려가는데 더 흥미로운 일은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내려가고 좋은 콜레스테롤(HDL) 수치는 유지하든지 오히려 올라가는 현상을 보였다.
콩에는 칼슘이 많기 때문에 먹는 대로 뼈가 튼튼해진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도 뼈가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요즘 골다공증 협회에서는 칼슘이 풍부한 두부, 두유, 미소 수프, 콩 치즈, 콩가루들을 추천하여 뼈 밀도를 유지시키는 운동을 벌리고 있다.
그렇다면 얼마를 먹어야 하는가. 과학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콩 제품 음식을 하루에 한끼는 꼭 먹으라고 권한다. 콩으로 콜레스테롤을 내리고 싶으신 분들, 하루에 세끼까지도 권한다.
반 컵의 익힌 콩 또는 한 컵의 두유 혹은 반 컵의 콩가루 아니면 두부 반 모, 콩장, 된장국, 콩나물등등 우리 식단에는 콩 제품 음식이 다양하다. 그러나 작심삼일로 급하게 결심하고 시작하다가 그치지 말고 서서히 그러나 꾸준히 계속하는 것이 콩의 위력을 내 몸에서 체험하는 길이겠다.

김준자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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