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생역전

2006-01-26 (목)
크게 작게
누구나 한 번쯤 인생 역전을 꿈꿔 봤을 것이다.
부질없는 욕심인 것도 알면서도 말이다.
LA는 세계 최대 도박 도시인 라스베가스가 멀지 않아 그런지 이런 인생 역전을 노리다 패가망신했다는 소리도 종종 들린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나 같은 사람에게는 애석하다는 마음만이 자리한다.
한 기업체를 경영하다 보니 세상에서 노력 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행운이란 흔하지도 않을 뿐더러 혹여 쉽게 무엇을 얻게 된다 해도 그것은 값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내가 노력한 것 이상으로 많은 대가를 얻게 된다면 그것은 기쁨보다 두려워해야 할 일이다. 가치 없이 탕진할 뿐 아니라 그런 습성은 죄악과 가까이 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신이 일을 하지 않았는데 보수를 받았다면 누군가는 땀을 흘리고도 보수를 못 받는 것이다.”
무노동의 대가는 곧 남의 노동대가의 착취요, 심지어 범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핵심은 ‘무노동 무임금’이 아 니다.
부동산업계를 둘러보면 서커스 같은 곡예를 하거나 많은 부분 요행을 바라는 에이전트들도 눈에 띈다.
저택만 취급하는 에이전트, 카워시나 공장지역의 빅딜(?)만 노리는 에이전트, 변두리의 땅만 관심을 갖는 에이전트 등등.
이들을 볼 때 가끔은 두렵기도 하다. 나는 새로운 에이전트를 인터뷰할 때 이런 것을 집중적으로 이야기 한다.
“에이전트는 허영심이 있으면 절대 안 된다. 남의 재산을 가지고 허영이나 환영을 만들어 낸다면 그 것은 사기에 다름 아니다.”
지난 90년대초 빅토빌과 아델란토지역의 거의 사막 같은 나대지 매입 붐이 일면서 마치 껌을 팔듯 매매한 적이 있다.
단기간에 500달러 하던 땅값이 5,000달러까지 무려 10배나 치솟았다. 이들 지역 부동산 매입 붐에는 타인종은 물론 특히 한인들이 많았다.
하지만 상당수 한인들이 막차를 타는 바람에 큰 손실을 입었으며 이중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바꾸거나 동창이나 교인간에 등을 돌려야 하는 등 한인타운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다행히 지금까지 그 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많은 이익을 남겼으리라.
어쨌든 당시 그 지역을 전문으로 한 그 많던 에이전트들은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때의 앙금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남아, 이렇게 저렇게 연결됐던 사람들은 아직도 만나면 눈길도 주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무책임한 판매와 허영이 나은 결과이다.
에이전트 자신도 모르는 시골의 한 구석 배기를 손님에게 감언이설로 유혹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는가.
나는 에이전트의 중요 덕목 중 하나가 바로 양심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의 교육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노력한 것 이상으로 많은 대가를 얻었을 때 기쁨보다 두려워해야 한다는 말은 두고두고 새겨야 될 명언같다.


남문기
<뉴스타 부동산 대표>
www.newstarrealty.com ceo@newstarrealty.com
(213)999-4989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