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계란

2006-01-25 (수)
크게 작게
질리지 않는 맛, 그 끝없는 변주

누구나 가장 먼저 음식 만들기에 도전해 보는 종목이 계란 프라이가 아닐까.
팬에 기름을 두르고 적당히 데워졌을 때 껍질 톡 깨뜨려 익혀내면 영양가 골고루 갖춘 따끈한 반찬이 만들어지는데, 소금, 후추 간만 해도 어쩜 그리 맛있는지. 노른자는 고소하고 흰자는 탱탱한 질감이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다.
여기서 잠깐! 계란만큼은 꼭 유기농으로 살 것을 권하는데 호르몬제나 항생제 등의 걱정을 떨쳐버릴 수 있고 영양 면에서나 맛이 월등하고 신선도 역시 높기 때문이다. 계란 샤핑을 할 때는 케이스에 USDA의 필증이나 지구본 모양의 유기농 검증 마크가 있는 것을 고르도록 한다. 이 두 종류의 필증 마크 없이 그냥 Cage Free나 Organic 이라고 쓰인 것은 엄격한 유기농 기준을 관련기관의 통제아래 완수했다는 확실한 보증이 되지 않는다.
떡국, 북어국, 라면에 풀어 넣고, 냉면과 쫄면에는 삶아 넣고, 명란젓 넣어 찜 해먹고, 간식으로 삶아먹는 등 한식에서는 제일 만만하고 간단한 것이 계란요리이건만, 서양에서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이 계란요리이다. 요리사 모자의 잔잔하게 많은 주름 개수가 바로 계란요리의 다양성을 상징한다고 하니, 우리가 늘 먹는 방식만으로 그 진가를 확인하기에는 아쉬운 감이 있는 듯하다. 좀 색다르고 맛도 좋으며 모양도 예쁜 계란요리를 알아보자.


탱탱한 흰자 고소한 노른자
어떤 재료와도 ‘환상의 궁합’


HSPACE=5

반숙된 노른자를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구운 계란 (Baked Egg)

빵속을 파내고 계란을 깨뜨려 넣어 오븐에서 알맞은 반숙으로 구워내서 노른자에 아스파라거스나 빵을 적셔먹으면 아주 맛있다. 계란 노른자가 이렇게 고소하고 맛있구나 하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 맑은 노란색 둥근 모양 그대로 따끈하게 반숙된 노른자에 소금으로 간을 하고 치즈나 허브를 뿌려 버무리면 풍미가 더해진다. 여유 있는 아침으로 그만이다.
▲재료: 계란 2개. 둥근 빵 2개. 소금, 체다치즈
▲만들기: 오븐을 470도로 예열한다. 빵을 반으로 자르고 계란이 들어갈 정도로 속을 파낸다. 계란을 깨트려 넣고 오븐에서 10~15분 적당히 반숙되도록 구워낸다. 소금으로 간을 하고 치즈나 허브를 노른자위에 더하고 야채를 곁들여 낸다.


HSPACE=5

다양한 재료를 쓰고 만들기도 쉬운 프리타타.

브렉퍼스트 프리타타 (Breakfast Frittata)

프리타타는 서양식으로 두꺼운 계란부침이라고 하면 되겠다. 계란을 주재료로 하고 부재료는 좋아하는 재료를 써서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야채, 치즈, 소시지나 훈제연어에 허브까지 좋아하는 재료를 골라 쓰면 된다. 딱딱한 야채나 소시지 류는 계란을 붓기 전에 기름에 볶아 살짝 익히고, 치즈는 계란과 섞어두었다가 팬에 부어 뚜껑을 덮어 반쯤 익힌 후 브로일러에 표면을 익혀낸다. 만들기 아주 쉽고 맛도 좋고 모양도 폼 나는 프리타타는 아침으로 제격이고 간단한 점심으로도 좋으며 재료에 따라 사이드 디시로도 괜찮다.
▲재료: 계란 6개, 양송이 버섯 5개, 베이비 시금치 2줌, 소시지 조금, 베이즐, 소금, 후추
▲만들기: 버섯과 소시지를 비슷한 크기로 썬다. 계란 6개를 잘 풀어 소금, 후추로 밑간 해둔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소시지를 볶다가 버섯을 넣어 살짝 익을 때까지 볶는다. 시금치를 두줌 정도 넣고 뒤적여 숨이 죽으면 계란 푼 것을 부어 베이즐을 뿌리고 익히면서 가장자리를 긁어 고르게 모양을 잡는다. 불을 조금 낮추고 뚜껑을 덮어 3-4분 정도 익힌 후 브로일러에 팬을 넣어 2분 정도 윗면이 단단해질 때까지 익힌다. 오븐에서 꺼내 2분정도 식힌 후 잘라서 낸다.


HSPACE=5

계란 거품이 부풀어오르는 모양으로 이름지어진 수플레.

초컬릿 수플레(Chocalate Souffle)

프랑스어로 부풀어올랐다는 뜻의 수플레는 흰자 거품 속에 들어있는 공기가 오븐 속에서 팽창하여 2-3배로 부풀어오르며 요리된 음식이다. 역시 계란 거품 낸 것이 주재료이며 다른 다양한 부재료를 섞어 만든다. 치즈 수플레가 가장 유명하며, 야채, 생선, 게살, 랍스터 등도 쓰이며 초컬릿이나 바나나, 오렌지, 딸기등 달콤한 과일을 더해서 디저트로도 만들 수 있다. 오븐에서 나와 식으면서 부풀어오른 모양이 가라앉기 때문에 만들어서 빨리 먹어야 재대로 즐길 수 있다.
▲재료: 계란 흰자 4개, 노른자 3개, 상온에 둔 버터 2작은술, 설탕 ½컵, 초컬릿 8온스, 그랑 마니에(Grand Marnier 오렌지 리커) ¼컵
▲만들기: 오븐은 400도로 예열한다. 램킨 용기 4개에 버터를 발라두고 각각 1작은술의 설탕을 뿌려둔다. 초컬릿을 저어가면서 중탕해서 녹인다. 녹인 초컬릿 볼을 열에서 내려둔다. 다른 볼에 계란흰자를 ¼컵의 설탕과 함께 단단하게 거품을 낸다. 잘 저은 계란 노른자에 초컬릿 녹인 것을 넣어 잘 섞어준 후 그랑 마니에와 남은 설탕을 섞는다. 이것을 계란 흰자 거품에 조금씩 부어가며 잘 섞는다. 준비된 용기에 나눠 담고 베이킹 시트에 얹어 20-25분 굽는다. 초컬릿 소스나 파우더 슈거를 뿌려낸다.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