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78회 아카데미상 후보작 발표 열흘 앞으로

2006-01-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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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회 아카데미상 후보작 발표 열흘 앞으로

최우수 작품상을 거머쥘 것이 확실한 ‘브로크백 산’. 두 배우 히스 레저(왼쪽)와 제이크 질렌할은 각기 남자 주·조연상 후보에 오를 확률이 크다.

오스카 특집

시상식, 3월5일 코닥극장

대만계 앙리 감독의
영화 ‘브로크백 산’
작품·감독상 노려


제78회 아카데미(오스카)상 각 부문 후보 발표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5,500여명의 오스카 회원들의 각 부문 후보들을 적은 투표용지는 21일로 접수가 끝났다. 지금 할리웃의 메이저와 인디스들은 31일의 오스카상 후보 발표 명단에 서로 자사 작품을 올려놓기 위해 각종 미디어를 통해 물량 총공세적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번 오스카상 후보들의 면모를 살펴볼 때 두드러진 현상이 작품상 부문에서 대형 할리웃 영화가 맥을 못 추고 있다는 점. 메이저의 영화로 5개의 작품상 후보 중 하나로 오를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은 폭스의 ‘워크 더 라인’(Walk the Line) 하나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1972년 팔레스타인측 뮌헨올림픽 테러와 그에 대한 이스라엘측 보복을 다룬 ‘뮌헨’(Munich)은 제작자 노조의 2005년도 최우수작 후보 5편의 명단에서도 탈락, 지금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들 메이저 영화를 제외한 나머지 작품상 후보들은 모두 인디스 영화. 그만큼 작품상 후보 경쟁은 문이 활짝 열려 있다는 것을 뜻한다. 대부분의 인디스 영화들이 정치 및 사회성이 강한 것들이라는 것이 또 다른 특징. 한편 생애업적상은 로버트 알트만 감독(매쉬, 내쉬빌)에게 주어진다.
오스카상 주요 4개 부문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작품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부문별 유력 후보작 및 후보들

■작품상
▲워크 더 라인
▲브로크백 산
▲굿 나잇, 앤 굿 럭
▲카포티
▲크래쉬


■감독상
▲앙리<브로크 백 산>
▲조지 클루니<굿 나잇, 앤 굿 럭>
▲베넷 밀러<카포티>
▲스티븐 스필버그<뮌헨>
▲워크 더 라인<제임스 맨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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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감독(브로크백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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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시티 허프만 여우주연(트랜스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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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시모어 하프만 남우주연(카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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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알트만 감독(생애업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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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를 내 품에…”

Oscar Goes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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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작품상 후보작 ‘충실한 정원사’ 왼쪽이 레이철 바이스로 여자조연상 유력 후보. 오른쪽은 레이프 화인즈.

■작품상
▲‘브로크백 산’(Brakeback Mountain)-대만계 앙리가 감독한 두 카우보이의 수십 년간에 걸친 금단의 사랑. 이 영화는 지난 16일에 있은 골든 글로브상 시상식에서 작품과 감독 등 모두 4개 부문에서 수상했을 뿐 아니라 LA를 비롯한 전미비평가들의 격찬과 함께 흥행도 잘돼 오스카상 수상은 거의 따 놓은 당상.
▲‘굿 나잇, 앤 굿 럭’(Good Night, and Good Luck)-매카시즘에 맞서 투쟁한 CBS-TV의 명언론인 에드워드 R. 머로의 자전적 영화.
▲‘카포티’(Capote)-사형선고를 받은 캔사스 농가 일가족 살인범을 취재해 ‘냉혈’이라는 책을 낸 트루먼 카포티의 실화.
▲‘크래쉬’(Crash)-LA의 잡다한 인종문제를 앙상블 캐스트를 사용해 여러 갈래의 플롯으로 엮었다. 후보경쟁 대열에 뒤늦게 뛰어든 다크호스.
▲‘워크 더 라인’(Walk the Line)-전설적 컨트리 가수 자니 캐시와 그의 부인이 된 준 카터의 젊은 시절 이야기.
이밖에 ‘폭력의 역사’(History of Violence), ‘충실한 정원사’(Constant Gardner), ‘시리아나’(Syriana), ‘신세계’(The New World) 및 ‘신데렐라 맨’(Cinderella Man)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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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나’의 조지 클루니는 유력 조연상 후보. 그는 ‘굿 나잇, 앤 굿 럭’으로 감독 및 작품상 후보에도 오를 확률이 크다.

■감독
‘브로크백 산’을 감독한 앙리의 수상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어 배우 출신의 조지 클루니가 ‘굿 나잇, 앤 굿 럭’으로 이 부문 후보에 오를 뿐 아니라 ‘시리아나’로 오스카 조연상 후보에 오를 확률이 크다. 이들 뒤로 ‘카포티’의 베넷 밀러와 ‘뮌헨’의 스티븐 스필버그, ‘워크 더 라인’의 제임스 맨골드 그리고 ‘크래쉬’의 폴 해기스 및 ‘폭력의 역사’의 데이빗 크로넌버그 등이 강력한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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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나잇, 앤 굿 럭’의 데이빗 스트래테언도 유력한 남우 주연상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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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 더 라인’의 리스 위더스푼(왼쪽)과 호아킨 피닉스도 각기 여우및 남우주연상 유력 후보다.

■주연 남우
이 부문에서 치열한 선두다툼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이 필립 시모어 하프만(카포티)과 히스 레저(브로크백 산).
아직 기회가 많은 레저가 자기보다 고참인 성격파 배우 시모어 하프만에게 상을 양보할 가능성이 크다. 시모어 하프만은 LA등 각 비평가단체의 상을 휩쓸다시피 했을 뿐 아니라 골든 글로브상도 받았다.
이들에 이어 ‘워크 더 라인’에서 자니 캐시역을 맡아 열연하며 본인이 직접 노래까지 부른 호아킨 피닉스와 ‘굿 나잇, 앤 굿 럭’에서 머로역을 깊이 있게 한 데이빗 스트래테언 및 ‘신데렐라 맨’에서 경제 공항시대 프로 권투선수로 나온 러셀 크로우 등이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들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사람이 ‘폭력의 역사’에서 과거를 숨기고 사는 식당주인으로 나온 비고 모텐슨.

■주연 여우
이 부문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다. 그 중에서도 앞장 서 달리는 두 배우가 아기 때 입양시킨 아들과 만나 화해의 대륙횡단 여행을 하는 성전환 수술 직전의 여장한 아버지의 드라마 ‘트랜스아메리카’(Transamerica)의 펠리시티 허프만과 ‘워크 더 라인’에서 준 카터로 나와 역시 본인이 노래까지 부른 리스 위더스푼. 이어 ‘헨더슨 부인 제공’(Mrs. Henderson Presents)에서 2차대전 때 나체쇼 공연극장의 여주인으로 나온 주디 덴치와 ‘노스 컨트리’에서 여자 광부로 나온 샬리즈 테론 및 베스트셀러가 원작인 ‘게이샤의 추억’(Memoirs of a Geisha)에서 게이샤로 나온 지이 장 등이 유력한 후보들. 이들 뒤를 이어 ‘증명’(Proof)의 그위니스 팰트로와 ‘오만과 편견’의 키라 나이틀리 및 ‘샵걸’의 클레어 데인스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조연 남우
‘시리아나’에서 CIA 요원으로 나온 조지 클루니가 단연 선두. 그 뒤를 ‘크래쉬’에서 각기 형사와 순찰경관으로 나온 단 치들과 맷 딜론이 바짝 쫓고 있다. 또 ‘신데렐라 맨’에서 러셀 크로우의 매니저로 나온 폴 지아매티와 ‘브로크백 산’에서 히스 레저의 파트너역을 한 제이크 질렌할 등이 유력하다.
이 밖에도 ‘폭력의 역사’에서 각기 갱스터로 나온 에드 해리스와 윌리엄 허트 등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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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키너 여우 조연상 후보.


■조연 여우
선두는 정치 스릴러 ‘충실한 정원사’에서 아프리카서 살해된 인도주의자로 나온 레이철 바이스. 이 뒤로 ‘브로크백 산’에서 남편(히스 레저)의 동성애 때문에 가슴을 앓는 아내역의 미셸 윌리엄스(레저와 윌리엄스는 실제 부부)와 ‘카포티’에서 카포티의 취재를 돕는 작가 하퍼 리로 나온 캐서린 키너가 기다리고 섰다. ‘준버그’에서 낙천적인 젊은 임산부로 나온 에이미 애담스와 ‘노스 컨트리’에서 또 다른 강인한 여광부로 나온 프랜시스 맥도만드 등도 유력한 후보. 그리고 ‘폭력의 역사’에서 남편의 불분명한 정체 때문에 고통하는 여인역의 마리아 벨로와 이혼가정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오징어와 고래’에서 아내역을 한 로라 린니 등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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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존 스튜어트.

제78회 오스카 시상식은 코미디언 존 스튜어트 사회로 3월5일 할리웃의 코닥극장서 열린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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