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정보의 변천사

2006-01-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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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로서 부동산업계 처음 발을 딛었던 90년대 초에는 지금처럼 매물 정보가 데이터베이스화 되어 있지 않았다.
당시를 기억해 보면 우리가 가입한 로컬 부동산협회에서 매주 수집된 매물 정보를 책으로 만들어 각 회사에 제공하고, 에이전트들은 그 책을 통해서 매물 정보를 얻어 나누어 보면서 적합한 리스팅을 찾아내곤 했다.
매주 월요일 아침에 픽업해온 그 정보가 전부였고 사실 인쇄하여 나누어주는 동안 팔려 나간 것이 적잖아 정확하지 않았고 또한 새로 받은 리스팅을 지금처럼 각자가 바로 컴퓨터에 올릴 수 없고 적당한 폼을 작성해 팩스해야 하는 불편함이 많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지난 93년쯤으로 기억이 되는데 우리 부동산 업계에 큰 변화가 생겼다. 지금의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MLS)가 시작됐고 컴퓨터를 만지지 못하면 매물을 받을 수 없었으니 그야말로 개혁인 셈이었다.
많은 컴맹들은 눈앞이 캄캄했으며 특히 나이 지긋한 에이전트 분들은 부동산을 그만 둬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생존’차원에서 우리는 컴퓨터와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또 한번의 변화가 생겼는데 그것이 바로 인터넷의 도입이다. 그동안 부동산 매물 정보는 에이전트들만의 점유물로만 알았고, 에이전트를 통해야만 정보를 알 수 있었는데, 빠른 속도로 파고드는 인터넷의 힘은 결국 우리의 성벽을 무너뜨리고 말았다. 누구나 볼 수 있는 부동산 사이트가 점점 세력을 확장하더니 지금의 MLS 정보는 더 이상 에이전트만의 것이 아니다.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가 생명인 우리 업계에 또 한번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손님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인간에게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서비스 정신이다. 나의 에이전트로부터 나오는 나만을 위한 프로페셔널한 서비스 정신이 바로 그것이다.
만남에서부터 클로징까지 에이전트의 세심하고 따뜻한 마음이 우러나는 서비스만이 우리가 컴퓨터를 이기는 길이고,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변화할 줄 아는 에이전트만이 살아남는 세상이다.


린 최
<뉴스타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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