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두 입에 땡… 적어서 더 맛있네

2006-01-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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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파스 tapas

여러 메뉴 골고루 맛보고
와인 한잔 곁들이면 그만

타파스(tapas)라는 말이 레스토랑, 음식과 관련되어 흔하게 쓰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지 정확히 모르는 채 사용되어지고 있다.
“오늘 저녁은 타파스 바(tapas bar)에서 먹자”는 친구의 말을 탑리스 바(topless bar)에서 먹자는 말고 이해하고는 잠시 황당해 했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는 정확히 그 뜻을 짚어보고 요즘 레스토랑에서 유행하는 타파스 트렌드에 늦게나마 합류하기를 원하는 식도락가들을 위해 몇 군데의 감칠맛 나는 타파스 스타일의 레스토랑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와 더불어 이들 레스토랑에서 어떤 음식을 시켜서 먹어야 하는지 까지 알아둔다면 식도락가의 행렬에 약간이나마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10세기경 스페인의 알퐁소왕이 병중에 작은 크기의 음식을 와인과 함께 식간에 들었다고 한다. 병이 나은 후에 왕은 모든 이에게 와인을 먹을 때는 반드시 다른 종류의 음식과 함께 서브해야 된다는 명을 내렸고 그 이후 와인을 파는 많은 곳에서는 와인의 글래스 위에 딱딱한 종류의 음식(치즈 또는 햄)을 덮어서 서브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보통 저녁식사 시간이 우리와는 달리 10시 이후부터 자정까지 늦게 시작하는 스페인의 문화 배경 탓에 저녁시간까지 굶주리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간식, 스낵을 들어야만 하는 이들에게는 필수불가결한 음식문화가 바로 타파스(tapas)인 셈이다. 다시 말해 큰 접시의 메인 디시(main dish, entre) 사이즈가 아닌 한입에서 두입 크기의 일인용 분의 음식 분량이 타파스의 분량이다. 요즘 들어 쉽게 스몰 플레이트(small dish. small plate)라는 말을 메뉴판에서 볼 수가 있는데 같은 음식이지만 그 분량을 조절해 작게 많은 음식을 와인과 나눠 먹을 수 있게 타파스 형식대로 따른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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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를 이용한 타파스

해산물이 풍부한 스페인에서는 많은 해물을 이용한 타파스 메뉴들이 있는데, 오징어 먹물을 이용한 오징어 먹물 리소토가 대표적이다. 다양한 종류의 올리브(olive), 칼라마리(calamaries), 소시지, 치즈 등의 음식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타파스 메뉴들. 스페인 특유의 음식의 하나인 파에야(paella)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신세대 타파스 메뉴이다. 크로켓(croquets), 줄기 콩(string beans)을 소스에 절인 요리, 가지를 이용한 요리 등이 야채를 이용한 요리들이고, 옥수수를 다른 야채와 함께 서브하는 요리, 갖가지 콩요리는 우리 한인들도 흔히 사용하는 야채요리로 타파스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이에 더해 요즘은 유럽 등지에서 들어온 훈제연어, 캐비아, 파테(pate)등도 중요한, 환영받는 타파스 메뉴로 알려지고 있다. 이중에서 여러 종류의 스프링 롤은 아시안 스타일의 타파스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불고기를 꼬챙이에 돌려감아 구운 불고기 스큐어, 카레와 코코넛주스에 재어 요리한 치킨 사테(satay), 일본식의 야키토리 스타일, 메추리알을 이용한 요리 등은 그리 칼로리가 높지 않으면서도 얼마든지 멋스럽게 아시안 스타일의 타페오(tapeo-타파스를 먹는 예술)을 연출할 수 있는 요리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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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볼만 한 타파스 레스토랑

타파스 스타일로 음식을 서브하는 LA의 레스토랑으로는 미국최고의 우먼 셰프로 알려진 스잔느 고인(Suzanne Goin)의 A.O.C.(8022 W. 3rd St. LA, 90048)는 타파스 유행의 선두주자인 와인 바이며, 모든 재료를 오개닉 파머스 마켓의 제품을 이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오징어 먹물을 이용한 리소토, 연어를 허브로 마리네이드한 후 화덕에서 구운 요리, 각종 신선한 샐러드 등이 언제나 확실한 메뉴들이다.
메종 지(Megon G 6703 Melrose Ave. LA, 90038), 샌타모니카의 바이올렛(3221 Pico Blvd. Santa Monica, 90405)은 젊고 잘생긴 올해의 셰프로 뽑힌 오너가 직접 작은 접시 스타일의 음식을 만들고 있는데 비싸지 않은 가격과 서비스로 오픈 즉시 가볼만한 레스토랑으로 알려졌다.

<글·사진 정은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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