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 ‘호프만의 이야기’

2005-12-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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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인을 사랑하는 떠돌이 작가
마음의 상처를 춤과 노래로 엮어

자크 오펜바하의 환상적인 동명 오페라를 괴이할 만큼 화려하고 마법적으로 영상화한 1951년산. ‘흑수선’(Black Narcissus)과 발레영화 ‘분홍신’(The Red Shoes) 등을 제작하고 감독한 영국의 콤비 에메릭 프레스버거와 마이클 파웰이 만든 눈부신 영화다. 오페라 팬들이라면 모두 한번 볼 만한 영화다.
독일작가 E.T.A 호프만의 작품을 원작으로 만든 것으로 한 젊은 작가가 세 여인을 사랑하면서 겪는 마음의 상처를 노래와 춤으로 표현했다. 이 오페라는 조수미 출연으로 로스앤젤레스 오페라에서도 공연한 바 있다. 떠도는 작가가 꿈꾸는 세 여인은 시계태엽으로 내장이 이뤄진 살아있는 인형(조수미는 이 인형역을 맡았었다)과 남자의 그림자를 훔치는 보석으로 치장한 팜므 파탈 그리고 유명한 작곡가의 폐병을 앓는 딸. 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방법으로 남자의 가슴을 아프게 만든다.
영화의 근저를 무너뜨린 획기적인 영화로 컬러 촬영과 세트 디자인이 찬란한 오페라와 발레와 영화를 혼성한 명화다. 특히 춤은 ‘분홍신’에 나온 모이라 시어러 등 일류 발레 댄서들이 다시 나와 추고 노래도 재능 있는 가수들이 맡아 부른다. 음악연주 지휘는 영국의 거장 토마스 비첨경.
열병을 앓는 듯이 로맨틱하고 실제 무대극의 예술성과 스타일과 근접성을 느낄 수 있는 희귀한 작품으로 가히 시각미의 몽환적 광무라 부를 만하다. 감각적 촬영과 훌륭한 특수효과를 즐길 수 있는데 마틴 스코르세이지는 이 영화에서 받은 영향을 유혈낭자한 자신의 영화 ‘택시 운전사’에 사용했다. 부록으로는 스코르세이지 외에도 이 영화의 열렬한 팬인 ‘산송장 시리즈’의 감독인 로저 코맨의 해설과 파웰의 단편 발레 뮤지컬 ‘마법사의 제자’(The Sorcerer’s Apprentice)등이 수록됐다. DVD. 40달러. Criter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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