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사의 계절

2005-12-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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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한 에이전트는 연말에는 매일 5장 이상의 감사 카드를 직접 쓴다고 한다. 비즈니스 차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고마워하는 마음이 없다면 그 정도의 양의 감사 카드를 쓴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듯하다.
성공하려고 억지로 감사하는 것은 생각해 볼일.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느끼는 것은 진정 감사하는 사람들 중에 성공한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할리웃의 한 유명한 감독은 자신과 같이 일하는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그는 객관적으로 볼 때 그렇게 실력이 뛰어난 것 같지는 않은데 계속해 성공작을 만들고 있다.
평소야 그렇다 치고 일 년에 한번, 연말만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새해를 맞아보자. 연말은 진정 감사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올 한해 나를 믿고 부동산 매매를 맡겨주신 손님들과 동료 에이전트, 오피스 매니저에게 감사한다. 어떤 분들은 직접 뵙고 식사를 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어떤 분은 카드와 전화로 감사를 대신하기도 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를 하다 보면 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몇 백만달러의 매매를 맡겨준 손님들에게도 감사를 하지만 그 일이 성사되기까지 옆에서 묵묵히 도와준 오피스 스태프들에게도 감사를 잊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사무실에서는 아예 브로커들끼리 돈을 모아서 감사를 표시한다.
나는 기부하는 것 이외에도 일일이 조그만 선물을 하며 개개인에게 감사의 표시를 한다. 감사는 할수록 좋은 것이다.
감사를 제일 먼저 해야 하지만 지나치고 넘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가족이다.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것을 소홀히 하게 되어 많이 반성을 한다.
특히 연로하신 부모님들에게 감사할 시간은 세월이 갈수록 계속 줄어드는 것을 느낀다. 형제, 자매가 있는 분들은 외롭지 않게 같이 자라고, 필요할 때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상대가 있는 것을 감사하라.
한국적 유교 사상으로는 상상하기 힘들 일이지만 우리는 자녀들에게 감사하여야 한다. 그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기쁨을 주었는가? 자녀들이 우리의 삶에 준 기쁨은 우리가 그들에게 준 기쁨보다 더 할 것이다.
얼마나 그들이 소중하고 그들의 삶이 우리에게 얼마나 보람이 되는지 감사하자. 마지막으로 배우자에게 감사하자.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잊어버리기 쉬운 상대가 배우자이다.
‘내일을 향해 쏴라’라는 영화 대본을 쓴 윌리엄 골드만은 다른 작가의 책에서 그가 서문에서 자신의 아내에게 특별히 감사한다는 글을 읽고 그는 인생을 아는 사람이라고 했다.
남편은 아내가 만들고, 아내는 남편이 만든다는 말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실감이 난다. ‘제리 맥과이어’라는 영화에서 제리의 스승은 성공이란 아내를 사랑하고 인생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Love Wife, Love Life).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데 가장 감사하여야 할 사람이 배우자다. 아내에게, 남편에게 곁에 있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자. 일년간 칼럼을 읽어주시고, 격려의 편지, 전화를 주신 모든 독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정학정
<상업용 전문 Charles Dunn Co.>
(213)534-3243
www.charlesdu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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