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웃을 위한’ 오픈하우스를 열어라

2005-12-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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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을 위한’ 오픈하우스를 열어라

오픈 하우스를 바이어만을 겨냥한 행사로 간주한다면 많은 기회를 날리는 편협한 접근이다. 실제로는 바이어를 직접 사냥하는 이벤트라기보다는 이웃들, 나아가 이웃의 친구나 친척들에게 매물에 대해 널리 알리는 기회로 작용한다.

세일 간판을 내걸어도 관심을 보이는 바이어들이 현격하게 줄고 있는 요즘 같은 시장에서 집을 빨리 팔기 위한 좋은 묘안이 없을까. 셀러들의 마음은 조급해진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 매물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라면 굳이 바이어가 아니어도 판촉을 하고, 시선을 끌 수 있는 일이라면 품을 좀 팔지라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오픈하우스를 열고, 집 안팎의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고 사진과 관련 정보 담은 CD도 만들어 ‘손님’들에게 돌려야 한다. 특히 오픈하우스의 경우 타겟을 바이어로만 한정하지 말고 문을 활짝 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매물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라면 그가 단순한 구경꾼이든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 오픈 하우스는 더 이상 바이어만을 겨냥한 행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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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않고 구경만 와도 판촉 효과
이웃의 친구와 친척이 좋은 바이어
바이어만 겨냥한 폐쇄적 이벤트면 실패

오픈하우스에 어떤 사람들이 찾아오며, 이들은 어떤 목적으로 방문하는지를 살펴보면 이점 자명해진다. 오픈하우스에는 온갖 사람들이 찾아온다.
토팽가 거주 캐시 토버는 주말 운전중 오픈하우스 사인을 보면 한번 들어가 보고 싶은 충동을 억제할 수 없다. 오픈하우스 사인이 걸린 집을, 살 뜻은 전혀 없지만, 꼭 들어가 보고 싶다. 주택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지난 수년간 생긴 버릇이라면 버릇이다. 집을 살 뜻도 없었고 물론 사지도 않았지만 수많은 오픈하우스 방문을 통해 자신의 집을 리모델링하는데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고 자신의 집 가치와 시세를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을 얻었다.
물건을 살 뜻도 없는 사람이 가게에 들어와 이것저것 살펴본다면 언짢은 일 일 수 있지만 부동산 시장 특히 오픈하우스에서는 이런 방문자도 언제나 환영이다.
매물에 대해 보이는 호기심을 틀어쥐는 것. 그것이야말로 주택 판매의 핵심이라는데 노련한 에이전트들은 이의 없이 동의한다.
사람들을 집으로 불러들일 수만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오픈하우스든 인터넷을 통한 가상 집 구경이든, 집 정보와 사진을 담은 CD든 에이전트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 다 훌륭한 판매 수단이다. 또 집을 구경하는 사람이 토버처럼 단순한 구경꾼에 불과하든, 진짜로 집을 살 바이어이든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프루덴셜 캘리포니아 부동산의 셜리 텐저는 “단지 오픈하우스를 구경나온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이 집을 사갈 사람을 알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한다.
텐저가 에이전트로서 처음으로 집을 팔았던 것도 오픈하우스를 통해서였다. 오픈하우스를 열었던 집의 이웃 사람이 다음날 전화를 걸어와 “내 친구가 그 집을 보고 싶어한다”고 말했고 그 친구는 방문 첫날 오퍼를 써 매매가 성사됐다.
오픈하우스란 이렇기 때문에 ‘단지 이웃 사람들을 위해’ 오픈하우스를 여는 에이전트들도 있다. 굳이 바이어를 겨냥하지 않는다. 많이 들 찾아와 소문만 내주면 목적을 달성한다.
“이웃들이란 친척이나 친구들이 있을 것이며, 이들 중에는 같은 곳으로 이사오고 싶은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라는 에이전트 수잔 콘센티노는 “매물로 내 놓은 집에 대한 소문을 퍼지게 하는데는 이 방법이 아주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판매에 직접 연결이 안될 경우라도 집을 팔기 위해 어떻게 치장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시세는 어떤지를 파악하게 하는 등 판매 ‘예비 교육’을 시키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오픈하우스는 에이전트에게 가장 중요한 판촉 수단중 하나다. 실제로는 기대만큼 바이어들을 건지지 못하지만 일부 셀러들은 무턱대고 오픈하우스를 여러 차례 열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이웃들을 위한’ 오픈하우스는 미래의 셀러들을 만나고 확보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에이전트로서는 품은 좀 팔지만 그럴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는 셈이다.
마케팅 효과면에서 본다면 인터넷을 통한 주택 가상 투어가 오픈하우스를 이미 추월했을지도 모른다. 2005년 캘리포니아 부동산 협회 조사에 의하면 바이어의 68%가 인터넷을 이용해 구매할 집을 구경했고 75%가 인터넷을 통해 집을 찾아낸 다음 이를 에이전트에게 보여달라고 했다.
요즘은 CD도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다.
콜드웰 뱅커 에이전트 게일 로우와 파트너 조이스 하르크조는 자신들의 리스팅을 투어하는 고객들에게 관련 주택의 정보와 사진이 담긴 CD를 배포한다. 자신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들어오면 이미 떠 있는 사진과 정보들이지만 고객들이 관심을 갖고 둘러본 주택에 관한 사진과 정보를 따로 CD로 만들어 제공함으로써 기억을 생생하게 유지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CD는 특히 하루에 여러 채 집을 둘러본 고객들에게 아주 유용한데, 어떤 집이 어떤 집이었는지를 떠올리는데 좋다”고 로우는 말한다.
인테넷 마케팅을 활발하게 하는 로우는 전통적인 오픈하우스도 경시하지 않는다. 오픈하우스가 “셀러에게 교육적인 효과를 갖는다”고 그는 말한다. “그 집에 대해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를 셀러가 배우게 된다”는 것.
집을 팔려는 셀러에게는 이웃에서 열리는 오픈하우스가 자신의 집은 얼마에 시장에 내 놓아야할지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며, 집을 살 계획인 바이어에게는 에이전트와 약속을 잡아야하는 부담 없이 익명으로 찾아와 어떤 매물들이 얼마에 나와 있는지를 파악하는 좋은 기회일 것이다.
물론 오픈하우스가 실제 바이어를 붙잡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많은 에이전트들은 “셀러가 오픈하우스를 열어 주기를 원하기 때문에 연다”고 말한다. 셀러의 바램과는 달리 오픈하우스에서 바이어가 무더기로 나타나 주지는 않는 경우가 보통이다. 오히려 “에이전트들을 대거 끌어 모을 수 있었던 오픈하우스였다면 대성공”이라고 콘센티노는 말한다.
만약 오픈하우스에서 선을 보인 집이 썩 좋은 물건이라면 찾아온 에이전트들은 때를 놓칠세라 자신의 고객들에게 셀폰을 경쟁적으로 걸어댈 것이다.
그렇다면 에이전트들을 오픈하우스로 이끄는 묘책이 필요하다. 콘센티노는 “가장 좋은 미끼는 음식”이라고 귀띔한다. 그녀는 오픈하우스를 열 때면 자신이 직접 만들거나 아니면 주문을 해서라도 먹을 것들을 준비해 둔다. “에이전트들은 터프한 사람들”이라는 그는 “집이 언덕위 찾아오기 힘깨나 드는 곳이 위치해 있다면 더 좋은 음식을 준비해둬야 한다”며 깔깔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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