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값이 너무 비싸…딴 곳으로

2005-12-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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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너무 비싸…딴 곳으로

LA를 비롯 전국의 다수 지역에서 살인적으로 앙등한 집값을 피해 도시를 떠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를 비롯, 미국내 많은 대도시의 주택 가격이 웬만해선 손이 미치지 못할 정도로 높게 올랐다. 현기증 나도록 치솟은 주택가격은 드디어 인구 이동을 야기하고 있다. 집값이 과하게 비싼 메트로지역으로부터의 탈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사짐을 챙겨서 집값이 싼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고, 아직 이사가지 못했지만 조만간 갈 계획인 사람도 급증하는 추세다.


주택가격 과하게 오른 지역 인구 탈주 현상
LA 떠나 리버사이드, 라스베가스, 피닉스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스탁턴, 새크라멘토로


탈주하는 현상은 하나지만 이유는 여러 가지다.
집값이 너무 비싸서 도저히 집을 살수가 없어서 떠나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 주택 가치 상승 때문에 맞은 돈벼락을 온전히 보전하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또 어떤 이들은 렌트 살기가 지겨워 훨씬 싼 돈으로 제집을 마련할 수 있는 곳을 찾아 길을 나선다.
떠나는 이유는 제 각각이지만 “대탈주를 야기하고 있는 근본적인 동인은 주택구입가능성(affordability)이다”라고 Economy.com의 수석경제분석가 마크 잰디는 강조한다.
뚜렷한 추세로 드러나고 있는 대탈출은 캘리포니아를 비롯, 뉴욕 플로리다 등 주택가격이 살인적으로 급등한 지역에서 더욱 심하다.
어떤 도시를 탈출하고 있으며, 빠져나간 주민들은 어떤 곳을 향하고 있을까.


▶캘리포니아

대탈출이 가장 극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지역중 하나다. 집값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올라가 버렸기 때문에 대규모의 이탈이 일어나고 있다.
주내 다른 도시나 라스베가스, 피닉스 등지로 최근 많은 인구가 빠져나갔다. 내집을 마련할 수 있을 만큼 주택가격이 저렴한 곳이 바로 이들의 새로운 정착지다.
Economy.com의 조사에 의하면 LA의 경우 지난 2004년중 거의 7만명(이하 순 유출)이 인근 내륙지역인 리버사이드와 샌버나디노로 빠져나갔다. LA뿐 아니다. 집값 비싸기로 최근 악명을 떨치고 있는 샌디에고도 리버사이드에 인구 1만6,751명을 같은 해 뺏겼다.
LA에서 라스베가스로 빠져나간 인구도 1만975명에 달하며 멀리 피닉스까지 옮겨간 인구도 5,433명으로 집계됐다. 멀리까지 이주하는 이유는 당연히 주택가격이 LA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어디서 탈주가 시작되고 어디로 향하는지는 집값을 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LA의 중간평균 가격은 55만3,200달러. 리버사이드는 38만7,300달러였다. 약17만 달러에 달하는 집값 차이는 사람들을 이동시키기에 충분히 강력한 동인이다.
LA의 집값 앙등으로 인해 이같은 인구이동은 최근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1999년만 해도 두 지역의 평균주택가격 차이는 겨우 3만3,000달러에 불과했다.
인구 유입 때문에 리버사이드의 집값도 물론 급등했다. 지난 3년간 집값은 두배 이상 뛰었다. 따라서 리버사이드에서 다시 다른 집값이 저렴한 곳으로 이주하는 인구도 늘었다. 리버사이드에서 피닉스로 순유출된 인구가 1,499명이었다. 피닉스 역시 미전국에서 가장 주택시장이 후끈 단 곳이기는 하지만 중간주택가격은 겨우 26만8천달러 밖에 안된다.
이코노미.컴 조사는 유입도시를 3곳만 밝히고 있어 다른 지역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빠져나가 멀리 미주리나 캔자스, 아이오와, 그리고 다른 중서부주로 이주한 사람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뉴욕 등

뉴욕의 살인적인 주택가격은 뉴욕의 자랑인 예술가들마저 다른 곳으로 쫓아내고 있다. 과거에는 가진 것 없는 화가라도 한 몸 비를 피할 저렴한 기거공간이 뉴욕 하늘아래 한 곳은 있었지만 지금은 생존 불능이다. 배고픈 예술가들은 옛날 보헤미안 시절에는 그린위치 빌리지에 살았고, 60년대에는 이스트빌리지, 소호, 트리베카로 옮겼고 그 이후에는 윌리엄스버그나 롱아일랜드 시티의 값싼 로프트를 주거지로 삼았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가난한 예술가들이 형편에 닿는 기거공간을 뉴욕에서는 찾을 수 없다.
그 결과, “필라델피아가 새로운 윌리엄스버그가 되고 있다”고 한 부동산업자는 전한다. 2004년중 뉴욕에서 필라델피아로 순유출된 인구는 1만1,490명에 이른다.
물론 이중 전부가 예술가는 아니지만 많은 예술가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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