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안 가득히 메리 크리스 마스

2005-12-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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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가득히 메리 크리스 마스

유니스씨(왼쪽)가 딸 조앤양과 함께 올해 트리장식의 테마인 ‘골드 앤 플럼’ 색상의 장식품들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고 있다.

전문가 유니스 이씨가 말하는
폼나는 성탄 장식 노하우

굳이 파티라는 거창한 단어를 쓰지 않아도 연말엔 집으로 사람들 초대할 일이 잦아진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가족들과의 저녁식사, 친한 친구 몇몇 불러다 밥 한끼 해서 나누는 일은 대부분의 가정에서 치러야 할 연례행사다. 그렇게 하자니 집안 데코레이션이 이만저만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크리스마스가 아닌가. 손님 초대해 놓고 썰렁한 집안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것보다는 크리스마스 트리 한 개쯤은 불 밝혀 놓고 싶은 것이 주부의 마음이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트리를 구입하는 일부터 장식에 이르기까지 크리스마스 장식이 말처럼 쉽지가 않은데다 이만저만 손가는 일이 아니다. 게다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같은 돈을 들이고도 생색나게 장식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에까지 생각이 미치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크리스마스 장식이라면 이미 어바인에서 LA까지 소문난 유니스 이씨에게 그 해답을 들어보기로 했다. 14세 때 이민온 이씨는 현재 오렌지 코스트 칼리지서 인테리어를 전공하고 있으며 3년째 코리아타운 갤러리아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맡고 있는 인테리어 베테런. 더욱이 조만간 크리스마스 장식만 전문으로 하는 인테리어 컨설팅회사까지 오픈해 주류사회에서도 생소한 크리스마스 장식 전문가로 활약할 예정이다. 20년째 한결같이 크리스마스 장식을 연례행사로 해온 그녀만의 큰 돈 들이지 않고도 폼 나는 크리스마스 장식 노하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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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고가구 장식장 위에는 소나무 생가지와 인조가지를 고루 섞어 늘어뜨리고 그 위에 구슬을 얹어 색다른 크리스마스 느낌이 나게 장식했다.



너무 많은 장식도 산만·조잡, 힘줄곳 정해야

나머지 공간은 조금씩 초나 소나무로 채워

◇기본은 강약 조절

‘어, 창문에도 장식을 달아야지’ ‘거실 벽이 허전하네, 여긴 뭘로 장식해야 하나’.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장식이라 하면 무언가를 채워 넣는 것으로 여기게 마련이다. 그러나 유니스씨는 너무 많은 장식을 집안 곳곳에 채워 넣는 것은 오히려 산만하고 조잡스러워 보인다고 조언한다.
유니스씨는 “일단 확 힘줄 곳을 정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나머지 공간은 조금씩 크리스마스 분위기만 나게 초나 소나무 가지로 장식하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해 크리스마스까지 생나무 향이 좋아 온 식구가 추수감사절 다음날 나무 샤핑에 나섰지만 장식의 편리성과 환경문제를 생각해 올해부터는 인조나무를 사용하기로 했다. 대신 6피트짜리 나무와 4피트짜리 나무 2개를 구입, 총 3개의 나무를 한꺼번에 현관 입구에 세워 놓기로 했다.
그는 “나무를 분산해서 집안 곳곳에 놓을 수도 있지만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선 장식을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며 “그 다음엔 나무 3개를 통일성 있게 장식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년 장식해온 생나무의 그 싱싱한 향기를 잊을 수가 없어 생나무 가지로 만들어진 대형 리스(Wreath)를 트리 뒤편 벽에 걸어 생나무를 장식한 것처럼 은은한 소나무 향을 예전과 다름없이 즐기고 있다.
매년 색깔과 테마를 정해 장식을 해온 그가 정한 올해 나무장식 테마는 ‘골드 앤드 플럼’(gold & plum). 구슬 장식과 리번, 장식품 모두를 이 색상에 맞춰서 정했다. 그렇다고 모두 다 동일한 색깔로 장식하는 것은 자칫 기계적이고 성의 없어 보일 수 있다. 같은 골드라 해도 조금씩 다르게, 같은 자주색이라 해도 밝은 자주색과 어두운 자주색을 적절하게 섞어 쓰는 것이 세련된 장식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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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테이블 장식은 트리장식과 같은 테마인 골드로 정해, 골드색상이 들어있는 테이블보와 식기를 사용했다. 또한 센터피스는 꽃대신 캔들을 놔서 색다른 느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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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사이드 테이블 위엔 소나무 가지와 붉은 색 캔들로 장식된 소반을 얹어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나게 했다.

◇식탁에도 테마를 입혀야


식탁 역시 테마가 중요하다. 그릇이 예쁘다고, 갖고 있는 것 중에 제일 비싸고 좋은 테이블보라고 중구난방 꺼내놓는 것은 절대 금물. 테이블 세팅도 테마를 정해 하는 것이 좋다. 유니스씨는 이번 연말 가족모임 테이블 세팅 역시 트리 장식에 맞춰 골드로 했다.
유니스씨는 “평소 집안에 있는 식기 색깔과 맞는 테이블보를 몇 장 구비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며 “아무리 예쁜 테이블보라도 식기와 어울리지 않으면 그릇도 테이블보도 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좁은 테이블 안에서 가장 큰 장식이라 할 수 있는 센터 피스(center piece)는 꼭 꽃이 아니더라도 초나 소나무 가지 등 다른 장식품을 이용할 수도 있다.
유니스씨 역시 매년 꽃 장식으로 센터 피스를 했지만 올해는 큰 유리 꽃병에 하얀 초를 꽂고 꽃병 주변엔 인조 크랜베리 열매가 달린 갈랜드(garland)와 소나무 가지로 장식을 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냈다.
만약 보다 더 포멀한 만찬이 있다면 식탁 의자장식도 함께 하면 좋다. 의자 장식은 등받이 뒷부분에 예쁜 리본을 매는 것이 일반적이만 소나무에 인조 크랜베리 열매를 리본으로 묶어 매달아도 색다르다는 것이 유니스씨의 제안.
그는 “장식 아이디어는 주부가 조금만 신경 쓰면 무궁무진하다”며 “아이디어는 크레이트 앤 배럴이나 포터리반 등 생활용품 전문점에 가면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집안 곳곳 장식 이렇게
유니스씨는 현관 옆 고가구 위에 소나무와 크리스마스 구슬로 장식해 색다른 멋을 냈다. 또한 소나무 가지와 붉은 색 초가 한가득 담긴 소반을 거실 사이드 테이블 위에 얹어놓아 크리스마스 느낌을 거실에 불러들였다.
그는 “생나무로 만들어진 리스를 몇 개 사두면 유용한 장식품이 된다”며 “리스를 뜯어서 이렇게 거실 곳곳에 놔두고 초나 구슬을 얹으면 훌륭한 장식이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아무 곳이나 닥치는 대로 장식하는 것은 오히려 산만해질 수 있으므로 집안을 장식 할 때도 한두 곳만 포인트를 정해 장식품을 얹거나 달아주는 게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다.
소나무 가지는 집안 데코레이션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인데 이는 생나무 파는 곳에 가면 생가지를 이용해 만든 리스를 구입할 수 있다. 개당 20달러선인 리스는 한 두개정도 사면 집안 장식에 충분하다. 여기에 월마트나 타겟 등에서 파는 가짜 나뭇가지를 함께 섞어 쓰면 다양한 색상 톤을 즐길 수 있으며 느낌도 훨씬 풍성해진다.

◇알아두면 유용한 팁

① 인조나무를 구입할 때는 라이트가 함께 달려 있는 것을 사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라이트를 장식하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뿐더러 이미 달려 있는 라이트가 더 예쁘게 장식돼 있어 일석이조다.
② 생나무든 인조나무든 라이트를 장식해야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붕대 감듯 칭칭 동여매는 것은 라이트도 나무도 살지 않는다.
라이트를 나무 가지별로 안쪽에 넣었다 다시 밖으로 뺐다 하면서 달아줘야 불빛이 가지 속에서 뻗어 나와 조명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③ 백화점이나 매장 윈도에 장식된 트리를 보면 꼼꼼히 살펴보면 반드시 리번이 달려 있다. 리번은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에 통일성을 줄 뿐 아니라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트리 장식 테마색상의 리번을 구입해 구슬이나 장식품을 달 때 리번을 고리로 이용하면 좋다.
④ 애프터 크리스마스 세일을 적극 이용하면 장식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크리스마스 장식품은 의외로 엄청 비싸다.
맘에 들었다 싶으면 개당 10~20달러는 우스운 장식품을 애프터 크리스마스 세일 때는 50% 이상 싸게 살 수 있으므로 내년 장식품을 올 세일기간에 구입하면 절약의 폭이 커진다.
⑤ 초보자일수록 심플하게 장식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예쁘다고, 화려해 보인다고 이것저것 달고 장식하다 보면 장식 경험이 없다는 것이 금방 탄로(?)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글 이주현 기자·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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