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트레스와 긍정적 사고

2005-11-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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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는 우리 삶의 조건이다. 살아가자면 구멍난 타이어, 말 안 듣는 아이, 마감 일자, 얼마 남지 않은 은행 잔고 등,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문제들이 여러가지 모양과 사이즈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인식심리학자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 그 상황 자체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인식, 혹은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어떤 일에 대한 인식이 뒤틀렸거나, 그 심각성을 정도 이상으로 확대하여 인식하는 것을 ‘인식의 왜곡’이라고 하는데, 이 왜곡된 인식 작용은 우리의 문제를 실제보다 더 거대한 괴물로 만들고 필요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을 왜곡시켜 같은 상황을 가지고도 더 스트레스를 받는가? 먼저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모든 상황의 긍정적인 면은 무시하고, 나쁜 면에 초점을 맞추며 어떤 상황이든 최악의 사태가 될 것으로 미리 단정짓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 완벽주의적인 생각으로 자신에게 인간 이상의 표준을 설정하여 아무리 해도 만족하지 않고 자신을 몰아 부치는 강박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 어떤 이는 “해야만 해”라는 생각의 틀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했어야 했다고 계속해서 질책하며 끊임없이 자신에게 의무를 지우며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결국 부정적 관점이 이 모든 왜곡된 인식의 뿌리로 커다란 스트레스의 나무를 키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부정적 경향성이 있다. 자라면서 부정적인 말들과 세상의 온갖 비극적 문제들을 들으며 이 부정적 경향성이 계속 학습되고, 자신이 겪은 실패의 경험들로 인해 부정적 시각은 더욱 강화된다.
흔히 쓰는 심리용어 중 ‘자가성취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말이 씨가 된다”라는 표현과 통하는 말이다. 무슨 일을 자꾸 부정적으로 말하고 생각하면 그 것이 그대로 된다는 뜻이다. 또 많은 연구 결과들은 부정적인 생각이 정신뿐 아니라 몸의 건강에도 장애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여러 형태의 부정적인 생각들을 고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으로 ‘생각 멈춤‘을 연습할 수 있다. 어떤 부정적인 생각에 매달려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 즉시 자기 스스로에게 말해야 한다 “이 생각을 멈추라”라고. 이 방법은 지속적인 연습을 필요로 하는데, 부정적 생각이 머릿속에서 소용돌이 칠 때마다, 스탑! 하기를 선택해야 한다. 실제적인 방법으로는 자신의 손목에 고무줄을 매고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마다 고무줄을 잡아당겨 자신에게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는 것이다.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라고.
영어의 표현에, “어두운 구름 가장자리엔 항상 은색 테두리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상황이 암울해도 한 줄기 빛은 있고, 긍정적인 면과 아름다움이 있다는 뜻이다. 긍정적인 사고가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삶을 건강하게 한다.


서경화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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