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테크 가이드/ ‘과거인’인가 ‘현대인’인가

2005-11-16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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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철 <재정 컨설턴트·법학박사>

‘재정지식’ 수준 따라 ‘승패’ 크게 엇갈려


다음 달부터 한국에서 ‘퇴직연금’을 도입한다는데 기존의 ‘퇴직금’과는 무엇이 다른가요? 저 역시 미국직장에서 ‘401(k)’플랜에 들고 있지만 사실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별로 없어서...

미국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한인들에게서 발견되는 특징 중 하나는, 이주한 지 수십 년이 지나도 이곳의 각종 제도나 사회구조를 이해치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언어, 문화 장벽으로 차단된 상태에서 ‘재충전’의 기회가 전혀 없이 생업에만 오랜 세월 열중해온 탓이
다.

많은 경우는 자신이 도미할 당시의 정서나 이념 성향·상식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어느덧 자녀들이 장성해 미국 사회에 본격 진출할 때가 되면 부모로서 조언 한마디 제대로 할 수 있는 식견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 이에 비해 한국사회는 대단히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산업기술 뿐만 아니다. 해마다 미국 등 선진국들의 여러 제도도 꾸준히 도입하고 있어서 불과 10년 전과 비교해도 크게 진보된 면
모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재정·금융 분야도 마찬가지다. 요새는 미국식 금융 상품·제도에 관한 지식이 미주 한인사회보다 오히려 한국에 더 잘 보급돼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일례로 최근 한국에선 투자 또는 저축수단으로서 펀드의 인기가 대단해 2가구 중 한개 꼴로 펀드 계좌를 갖고 있다고 한다.

곧 한국에 도입될 ‘퇴직 연금’이란 미국의 401(k)플랜 등 확정 기여형(DC)을 주로 가리킨다. 제도도입의 성공을 위해 여러 미사여구가 동원되고 있지만, 확정 급부형(DB)에 가까운 기존 퇴직금과는 달리 직원퇴직금에 대한 기업부담을 크게 줄여 주는 것이 주요 정책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제도 하에서는 기업이 별도 적립금을 증식시켜서 미리 정해져 있는 직원 퇴직금을 차질 없이 지급해야 하는 책임을 져야했지만, 현실적으론 적립기금이 충분치 못한 경우가 잦게 된다.

반면, 확정 기여형은 기업에게서 이 같은 ‘리스크’를 제거해주고, 대신 직원 개개인이 회사 측의 일부 지원을 받아 스스로 자신의 퇴직 연금을 조성하고 투자운용 하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론 같은 날 입사해 줄곧 같은 급여를 받다가 같은 날 퇴직한다 할지라도, 재직 중 퇴직연금 계좌의 운용성과에 따라서 퇴직 때 받는 급부금에 큰 차이가 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재정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된다. 그래서 미국에선 52% 이상이 자신의 은퇴계좌 운용을 위해 전문가의 도움까지 받고 있다. ‘박제화’된 과거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시대를 앞서가는 ‘미래인’이 될 것인가. 여기에 당신의 노후생활이 달려 있는 것이다. 문의:(201)723-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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