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홍콩영화 전성기 1970~90년대 무협영화 다시본다

2005-11-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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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12월11일 UCLA 제임스 브리지스 극장

UCLA 필름 & TV 아카이브가 2003년에 처음 시작해 성황리에 끝났던 ‘히로익 그레이스: 중국무협영화’(Heroic Grace: The Chinese Martial Arts Films)의 두번째 시리즈가 오는 17일부터 12월11일까지 UCLA 제임스 브리지스 극장에서 상영된다.


이소룡의 ‘맹룡과강’ ‘정무문’
왕우의 ‘외팔이 검객’도 상영


2001년 오스카상을 탄 ‘와호장룡’을 계기로 중국 무협영화에 대한 관심이 증대했을 때만 해도 이것이 단순히 유행일지 혹은 무협영화의 르네상스를 불러올지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장이모의 ‘영웅’과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 등 새로운 스타일의 무협영화 혹은 무협영화 스타일을 차용한 영화들의 잇따른 등장은 무협이 액션영화의 새로운 지류로 떠올랐음을 보여준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무협영화의 전성기인 1970년대부터 90년대에 이르기까지 활약했던 초원, 유가량 및 한국의 정창화 등 스타 감독의 영화 속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던 이소룡, 유가휘, 성룡 등 스타들의 면면에 초점을 맞추었다. 또 시중에서 보기 힘든 혜영홍, 묘가수와 같은 무협영화 여주인공들의 묘기도 볼 수 있다.
개막작인 1972년작 ‘철인’(King Boxer)은 쿵푸영화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미국명 ‘죽음의 다섯 손가락’)로 이후 이소룡 영화로 이어지는 무협영화의 교두보 역할을 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영화의 감독이 한국의 정창화라는 점. 쇼브라더스사는 당시 액션영화에 남다른 재능이 있던 정청화를 수입해 영화를 만들었다.
19일과 20일에는 이소룡이 직접 감독한 ‘맹룡과강’(The Way of the Dragon·1972)과 이소룡을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스타로 만들어준 ‘정무문’(Fist of Fury·1972)이 나란히 상영된다. ‘정무문’에서 쌍절곤을 휘두르며 일본군과 상대하는 이소룡의 카리스마에 이어 이탈리아 현지에서 촬영한 ‘맹룡과강’에서는 외국에서 펼쳐지는 쿵푸 액션을 볼 수 있다.
30일 상영하는 성룡의 1985년작 ‘폴리스 스토리’는 성룡의 초기 성공작으로 장만옥과 성룡의 젊은 모습을 볼 수 있다. 같은 날 상영하는 황풍 감독의 ‘합기도’(1972)는 그동안 잘 상영되지 못했던 작품. 무협영화로는 드물게 여주인공을 앞세운 이 영화에서는 안젤라 마오 잉의 멋진 발차기를 볼 수 있다.
12월7일과 9일에는 ‘란두하’(Dirty Ho·1979), ‘장배’(My Young Auntie·1980)의 유가량을 만나보자. ‘란두하’에서는 12월10일에 상영될 ‘충렬도’(The Valiant Ones·1975)를 만든 호금전의 전유물인 동양 붓글씨의 선적인 아름다움과도 같은 무술안무로 무술영화를 보면서도 무술영화를 보는 것 같지 않은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쿵푸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줄 ‘장배’는 혜영홍이 타이틀 롤을 맡아 매력을 발산한다.
구룡의 무협소설을 바탕으로 한 초원 감독의 ‘초류향’(Clans of Intrigue·1977), ‘백옥노호’(The Jade Tiger·1977)는 각각 12월10일과 4일에 상영된다. 장철보다는 덜 잔인하고 호금전보다 더 에로틱한 초원의 작품에는 대중성과 작품성이 적당히 버무려져 있다. ‘초류향’의 추리소설적 면모와 ‘백옥노호’의 멜랑콜리한 80년대 홍콩 뉴웨이브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초원의 희귀본인 ‘콜드 블레이드’(Cold Blade·1970)도 11월20일에 상영된다.
이밖에도 90년대 무협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서극 감독의 ‘황비홍’(Once Upon a Time in China·1991)과 ‘킬 빌’의 다섯명의 악당인 ‘데들리 바이퍼’의 전신으로 유명한 장철 감독의 ‘오독’(The Five Venoms·1978) 등이 12월11일까지 이어진다. (310)206-FILM, www.cinema.ucla.edu .

<장아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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