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 ‘형사 이야기’

2005-11-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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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새통’경찰서 하룻동안 이야기
형사역 커크 더글라스 연기 뛰어나

형사 역의 커크 더글러스가 우리 안에 갇힌 야수처럼 몸부림치면서 분노한 연기를 보여주는 뛰어난 흑백 영화로 1951년작. 월리엄 와일러 감독.
이 영화는 시드니 킹슬리의 히트 브로드웨이 연극이 원작으로 TV 시리즈들인 ‘힐 스트릿 블루스’와 ‘NYPD 블루’ 같은 경찰서를 무대로 한 모든 작품들의 효시적 명화다. 영화는 거의 모두 뉴욕의 한 경찰서 내에서 하루동안에 진행된다.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온갖 잡범들을 다루느라 지칠 대로 지친 형사 짐 맥리오드가 경찰서에 잡혀온 여러 범죄자들을 심문하는 내용이 줄거리. 그는 특히 불법 낙태시술을 하는 의사를 극도로 증오하는데 “한번만 더 낙태시술을 하면 머리에 총알을 박아 이스트 리버에 내다버리겠다”며 악을 써댄다. 그런데 짐은 자기가 게을리 하고 있는 아내(엘리노아 파커)가 자기를 만나기 전 이 의사의 고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욱 길길이 날뛴다.
이 의사 외에도 신경질적인 도둑(조셉 와이즈맨)과 겁에 잔뜩 질린 상점 절도범인 여자(리 그랜트) 및 또 다른 절도범 등이 울고불고 소리 지르면서 경찰서 안을 북새통으로 만들어놓는다. 곧 찢어질듯 얼굴의 핏줄을 세워가며 분노에 치를 떠는 더글러스의 종말이 비참하다. 오스카 감독, 각색, 여우주연(파커)과 조연(그랜트)상 후보에 올랐었다. 연기가 좋은 영화로 짐을 아끼는 동료로 나오는 월리엄 벤딕스와 짐의 상관 역의 호레이스 맥매혼의 연기도 훌륭하다. 엄격한 현실감을 위해 배경음악이 없다. 그랜트는 이 영화가 데뷔작인데 그 후 블랙 리스트에 올라 오랫동안 활동을 못했다.
Paramount는 이 영화와 함께 더글라스의 데뷔작으로 특이한 러브스토리 필름 느와르 ‘마사 아이버스의 이상한 사랑’(The Strange Love of Martha Ivers·1946)을 DVD로 출시했다. 자신이 저지른 범죄 때문에 남편에게 매어 있는 여인의 이야기. 바바라 스탠웍과 밴 헤플린 공연. 흑백. 흥미 있다. 모두 15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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