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계절과 어우러진 보석

2005-10-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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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를 거쳐 21세기 문턱을 넘은 지금. 세계는 컬러의 시대로 재편되고 있다. 컬러의 바람은 주얼리에도 예외가 아니다. 여러 색상의 준보석이 다양한 디자인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보석을 고를 때,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마도 컬러일 것이다. 그 다음으로 디자인과 일단 하고 났을 때 어울리는지 아닌지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을 체크하게 될 것이다.
이때 사소한 것 같지만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계절에 따른 보석 고르기다. 더위가 찾아오는 늦봄부터 여름, 그리고 초가을까지 가장 사랑 받는 보석은 녹색의 페리도트. 녹색으로 일반인에게 익숙한 에머럴드가 있지만 아무래도 고가의 보석인 것은 사실이다. 이에 비해 페리도트는 가격이 저렴하면서 투명하고 맑은 색상이 뛰어난 보석이다.
여름이면 푸른색 계열의 보석이 단연코 인기다. 대표적으로 시원한 바다의 느낌 때문에 각광 받는 사파이어 외에 준보석으로는 짙은 푸른색을 내는 아라고나이트가 최근 인기를 얻고 있고 색상이 엷으면서 시원한 블루지르곤 아쿠아마린, 블루 토파즈도 인기다. 게다가 이번 여름엔 핑크 사파이어와 쿤자이트가 눈에 띄게 유행했기에 핑크와 블루가 어우러진 한 여름이었다.
낙엽이 떨어지고 스산함과 함께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가을이 되면 주목을 받는 보석은 황갈색. 낙엽을 연상시키는 ‘시트린’과 브라운 다이아몬드를 꼽을 수 있다. 내추럴한 패션 경향과 잘 맞아떨어지는 이 두 보석은 낙엽의 느낌을 주는 컬러 때문에 가을에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된다.
준보석은 아니지만 브라운 다이아몬드는 미키모토나 다미아니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석 샵에서 앞다퉈 선보이고 있는데 그 컬러 때문에 초컬릿, 코냑, 샴페인 같은 예쁜 이름으로 큰 반응을 얻고 있다. 색상 또한 연한 샴페인 컬러에서 진한 코냑의 컬러까지 브라운 다이아몬드는 블랙 다이아몬드와 달리 ‘Diamond-ness’(다이아몬드 다움)를 잃지 않으면서 따스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이 가을 부드러운 느낌의 보석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찬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하는 늦가을부터 겨울에는 아무래도 차가워 보이는 색상보다는 따뜻한 적색 계열의 보석을 찾게 마련이다. 레드 컬러 보석으로는 루비가 대표적이며 또한 1월의 탄생석인 가넷과 루벌라이트도 겨울철 보석으로 매우 좋다.
많은 이들이 준보석에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준보석의 화려한 컬러에 감사하며 신이 주신 선물을 소홀히 대하지 않는 안목이 우리의 삶에 작은 기쁨을 안겨주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메이 김 <젠 보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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