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을철 풍성한 식탁 내가 책임진다

2005-10-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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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풍성한 식탁 내가 책임진다

삼치 간장 구이

생선 요리

비린내 없애려면 생강·레몬·양파즙과 청주이용 밑간
요리 하기전 내장없는 쪽으로 칼집, 속까지 고루 익어

가족들이 좋아하는 생선 하나만 있으면 의외로 식탁이 풍성해진다.
맛있는 생선 요리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은 제철 생선을 골라야 한다는 것.
특히 ‘한국직송’ 푯말이 붙어 있는 코너에서 생선을 구입한다면, 요즘 한창 맛있는 정어리, 꽁치, 송어, 고등어, 오징어, 연어, 갈치, 전어 위주로 고르면 실패가 없다. 특히 고등어는 온몸에 기름이 올라 있어 조리만 잘하면 다른 생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구수한 맛을 즐길 수 있으며, 고소하고 담백한 전어 또한 가을에 맛있는 대표적인 생선이다. 제철 생선은 맛도 좋지만 영양가도 풍부하다. 특히 생선에서 섭취하는 단백질은 생체 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식품으로 섭취해야 하는 단백질인 필수아미노산 중 류신이 많이 들어있어 류신 함량이 부족한 밥과 함께 먹으면 영양 밸런스를 맞춰준다.
또한 정어리, 고등어, 꽁치 등의 등푸른 생선에는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가 많이 들어있어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특히 생선 기름에 들어 있는 EPA는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동맥경화를 막아 주며, DHA는 뇌세포의 구성성분으로 어린이의 두뇌발달과 노인의 치매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생선은 특유의 비린내 때문에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요리하기 전 밑간을 해두면 한결 감칠맛 나는 생선요리를 즐길 수 있다.
생강즙, 후춧가루, 카레가루, 레몬즙, 양파즙, 청주, 화이트 와인 등을 이용하거나 미나리, 깻잎, 쑥갓 등 향이 강한 야채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생선 요리를 하기 전 한쪽 면에 칼집을 넣어야 속까지 고루 익는데 뼈를 중심으로 내장이 없는 쪽에 넣는 것이 요령. 집에서 가족들을 위해 가장 손쉽게 준비할 수 있는 생선요리는 구이. 프라이팬에 굽기만 하면 되므로 가장 만만해 보이지만 바삭하면서도 흐트러지지 않게 굽는 것이 포인트. 생선을 굽기 전 생선에 솔로 올리브 오일을 살짝 발라 굽거나 밀가루 혹은 녹말가루를 살짝 묻혀 구우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프라이팬을 충분히 달구는 것. 냉동 생선을 구울 때 프라이팬을 충분히 달구면 따로 해동하지 않아도 바삭하면서도 촉촉하게 구워진다.
구이보다 한 단계 높은 요리 실력이 필요한 생선 조림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해야 실패가 없다. 생선 조림을 할 때는 국물의 양이 적당해야 하는데 생선의 표면이 겨우 잠길 정도가 알맞으며 조림에 들어가는 물은 맹물보다는 다시마국물이나 멸치 국물이 맛있다. 생선 조림의 또다른 맛을 즐기려면 함께 넣는 부재료를 적절히 활용한다. 고등어나 꽁치같이 비린 맛이 강한 생선은 신김치와 양파를 넣어 조리고, 담백한 흰살 생선은 무와 감자 등을 넣어 조리면 생선 맛이 담뿍 밴 야채들을 골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생태, 대구, 동태 등을 넣어 시원하게 끓여낸 생선 매운탕이나 지리도 날씨가 쌀쌀해지는 요즘에 입맛을 돋우는 생선 요리. 얼큰한 맛을 좋아하면 고춧가루 듬뿍 풀어 만든 매운탕을, 담백함을 즐기고 싶다면 소금으로 간한 맑은 국물의 지리로 준비한다.
매운탕이나 지리를 끓일 때는 내장과 불순물을 깨끗이 제거하지 않으면 국물에서 쓴맛이 나므로 깔끔하게 밑손질해야 한다. 또한 끓으면서 떠오르는 거품은 계속 걷어내야 국물 맛이 한결 시원해진다.
지글지글 막 구워낸 도톰한 생선살의 고소함을 만끽할 수 있는 생선구이, 매콤한 양념에 조려진 무와 함께 먹는 맛이 일품인 생선조림, 고기국물로는 느낄 수 없는 특유의 시원함이 느껴지는 생선 매운탕이나 지리까지…. 가을에 먹으면 제맛나는 다양한 생선 요리 레서피를 소개한다.


생선 요리 레서피

제철것 맛좋고
영양가도 풍부

꽁치 소금 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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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꽁치 3마리, 올리브유 2큰술, 청주 2큰술, 후춧가루 약간, 월계수잎 4-5장, 셀러리 2대, 양파 1/2개, 굵은 소금 적당량
▲만들기: 꽁치는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긁어낸 다음 윗면에 칼집을 넣는다. 셀러리와 양파는 굵직하게 썬다. 손질한 꽁치 위에 셀러리와 양파를 얹고 올리브유와 청주, 후춧가루를 넣어 마리네이드한다. 마리네이드한 꽁치에 월계수 잎을 1~2장 면실로 묶은 다음 1시간 정도 냉장실에 넣어둔다.
석쇠나 그릴을 달구어 꽁치를 얹고 그 위에 굵은 소금을 살짝 뿌려 노릇하게 굽는다.


고등어 무 된장 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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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고등어(중간것) 1마리, 무 120g, 대파 1뿌리, 붉은고추 1개, 소금 약간, 된장 양념장(된장 1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쌀뜨물 1/4컵, 다진 마늘 1작은술, 청주 1작은술, 참기름 1/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고등어는 머리와 꼬리지느러미를 떼어내고 내장을 빼서 묽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은 뒤 3cm 길이로 토막내 물기를 없앤다. 무는 껍질을 벗기고 큼직한 크기로 썬다. 대파는 굵게 채 썰고 붉은 고추는 어슷하게 큼직하게 썰어 씨를 뺀다. 된장을 쌀뜨물에 곱게 풀고 고춧가루와 마늘, 청주, 참기름, 후춧가루로 간을 맞추어 양념장을 준비한다. 냄비에 무와 고등어를 켜켜이 올리고 된장 양념장을 부어 중간 불에서 끓인다. 어느 정도 고등어와 무가 익으면 대파 채와 붉은 고추 썬 것을 넣고 약한 불에서 은근히 쪄낸다. 국물을 골고루 끼얹어가며 쪄서 그릇에 담아낸다.


삼치 간장 구이

▲재료: 삼치 1마리, 붉은 고추 1개, 소금, 후춧가루, 생강가루 조금씩, 청주 1큰술, 무, 무순, 식용유 조금씩, 단촛물(식초, 설탕, 물 2큰술씩, 소금 약간), 양념장(간장 3큰술, 맛술, 청주, 다시마 국물 2큰술씩, 설탕 1 1/2큰술)
▲만들기: 삼치는 머리, 꼬리, 지느러미를 제거한 다음 배에 칼집을 내어 내장을 빼낸다. 소금물에 흔들어 씻어 물기를 닦고 먹기 좋은 크기로 3~4등분해 토막낸 후 소금, 후춧가루, 생강가루, 청주로 밑간을 한다. 무는 생채 정도로 가늘게 채 썰고 단촛물에 담가 새콤달콤하게 절여 물기를 살짝 짠다.
붉은 고추는 씨를 빼내어 동글게 썰고 무순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 놓는다. 냄비에 분량의 양념장을 넣고 섞어 불에 올린 후 양이 반으로 줄도록 졸인다.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삼치를 노릇하게 구워낸다. 겉이 익으면 양념장을 여러 번 붓으로 덧발라가며 마저 굽는다. 윤기가 고루 돌면서 맛있게 구워지면 그릇에 담고 만들어둔 무 초절임과 무순, 붉은 고추로 장식해 상에 낸다.


갈치 무 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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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갈치 1마리, 무 1/2개, 양파 1개, 풋고추, 붉은 고추 각 2개씩, 굵은 파 1대, 다시마 국물 2컵, 소금 약간, 조림양념(간장 3큰술, 청주, 고춧가루, 고추장, 다진 마늘 1큰술씩, 다진 생강 1/2큰술, 통깨, 후춧가루 조금씩)
▲만들기: 갈치는 칼끝으로 은백색의 비늘을 긁어내고 지느러미를 잘라 낸 후 6cm 길이로 토막낸다. 토막낸 갈치는 내장을 빼고 소금물에 흔들어 씻은 후 토막마다 가로로 3-4번 칼집을 넣는다.
굵은 파는 어슷하게 채 썰고 풋고추, 붉은 고추도 어슷하게 썰어둔다. 마늘과 생강은 곱게 다진다.
양파도 큼직하게 썬다. 무는 반달모양으로 두툼하게 썰어 끓는 물에 반쯤 익을 정도로 삶는다.
고춧가루, 후춧가루를 간장에 푼 뒤 나머지 분량의 재료를 넣고 잘 섞어 조림장을 만든다.
무를 냄비 바닥에 깔고 갈치를 얹은 뒤 조림양념을 끼얹는다.
무와 갈치를 담은 냄비에 풋고추, 붉은 고추, 굵은 파를 얹고 나머지 조림양념과 분량의 다시마국물을 부어 조린다.
처음에는 센불로 조리다가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 뭉근하게 조린다. 풋고추와 굵은 파는 나중에 넣어 잠깐만 조리는 게 더 맛있다.


생태 맑은 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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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생태 1마리, 무 1/6개, 소금 약간, 풋고추, 붉은 고추 약간씩, 쑥갓잎 적당량, 팽이버섯 1/3봉지
▲만들기: 생태는 싱싱한 것으로 골라 아가미 쪽으로 칼집을 넣고 내장을 빼낸 다음 4-5cm 길이로 토막 썰어 소금을 뿌려둔다.
무는 얄팍하게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고추는 꼭지를 자르고 송송 썰어 씨를 턴다.
쑥갓은 씻어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팽이버섯은 밑동을 자르고 씻어 물기를 뺀다. 냄비에 무를 담고 물을 4컵 정도 부어 팔팔 끓이다가 무가 떠오르면서 익기 시작하면 생태를 넣어 한소끔 팔팔 끓인다.
끓이면서 생기는 거품은 숟가락으로 걷어 낸다. 국이 팔팔 끓으면 고추를 넣어 매콤한 맛을 더하고 간을 보아 싱거우면 소금으로만 간한다.
먹기 직전에 팽이버섯과 쑥갓을 넣고 끓으면 그릇에 담아 낸다.


전어의 계절…고향 맛 물씬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전어의 계절이다. 우리 속담 중 ‘가을전어는 깨가 서말’ ‘집나간 며느리도 전어 굽는 냄새에 돌아온다’는 말도 있듯 전어는 가을 전어를 최고로 친다. 가을에는 전어의 지방질이 다른 철에 비해 최고 3배나 더 많아 그 고소한 맛이 절정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맛있다는 가을전어를 LA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아씨 마켓은 한국에서 직송한 생선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요즘 한창 맛있는 전어를 비롯한 산낙지, 제주산 은갈치, 고등어 자반, 손질된 멍게와 해삼 등 다양한 품목을 구비하고 있다.
매주 두 번 화요일과 목요일은 한국에서 출발한 생선을 공항에서 직접 들여오므로 입맛에 맞는 싱싱한 생선을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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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는 회로 먹거나 무쳐 먹거나 구워서 먹는 게 가장 일반적인데 회로 먹을 때는 비늘만 벗긴 뒤 뼈째로 회를 썰어 된장과 고추, 마늘을 곁들여 상추쌈을 싸서 먹는다. 씹을 수록 고소해지는 뒷맛은 깊고 은은하다. 구이로 먹을 때는 큼직하게 칼집을 넣은 뒤 굵은 소금을 뿌려 노릇노릇하게 구워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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