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즈니스 런치’ 근사해요

2005-10-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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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가이드 / 오퍼스(OPUS)

올 봄 오픈 불구 벌써 미식가들 사이 호평
사업 미팅 장소로 그만…고객의 반이 타인종
LA타임스 두번 소개될 정도…채식 메뉴도

“모처럼 순두부, 육개장 분위기가 아닌 고즈넉한 미국식당에서 런치 할까?”
“한시간도 빠듯한 점심에 와인까지 한잔하며 미국음식을 먹자고?”
요즘 같은 트래픽에 근사한 미국식당 한번 가려면 운전 시간, 파킹 시간만 해도 오며가며 1시간, 멀리 가지 않고도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레스토랑이 한인타운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이젠 바람만은 아니다.
웨스턴과 윌셔의 LG 윌턴극장 옆에 위치한 오퍼스(OPUS)는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상긋하게 미소짓는 호스트의 안내와 시원하게 자리잡은 바가 웨스트 할리웃의 어느 고급 식당 못지 않은 분위기. 점심시간을 이용해 비즈니스 미팅을 하고 싶을 때, 상대방이 한국음식에 익숙지 않거나 너무 왁자한 분위기를 피해 대화하며 식사하기에 적당한 곳이다.
오퍼스가 비즈니스 런치를 하기 좋은 또 다른 이유는 메뉴에 ‘비즈니스 파워 런치’가 따로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3개 코스로 나오는 비즈니스 메뉴는 수프와 샐러드 중 하나를 고르는 첫 코스와 스테이크, 타이거 슈림프 파스타, 그리고 광어(halibut) 요리 중 하나를 선택하는 메인 코스, 그리고 맛있는 셔벗이 예쁜 접시에 담겨 나오는 후식으로 이루어진다.
오늘의 수프인 생강 향이 나는 당근수프(Carrot Ginger soup), 세심하게 모양을 내어 수프 위에 장식되어 나온 크림이 느끼하지 않게 수프의 맛과 절묘한 궁합을 이룬다. 이 모양을 만드느라 수프가 식었을 거야 라는 기우를 비웃기라도 하듯 먹기에 아주 좋은 온도, 너그러운 양으로 담겨져 나왔다. 보통 식당에서 오늘의 수프는 하루종일 베인 마리(Bain Marie-수프나 소스를 위생적으로 적정온도로 유지하기 위한 중탕 테크닉)로 뻑뻑해진 수프가 나오는 일이 많은데 오퍼스의 수프는 아주 상큼한 출발이었다.
함께 식사하러 간 미국친구는 샐러드의 스페셜리스트이자 채식주의자(vegetarian)로 그가 선택한 샐러드는 파머스 마켓의 베이비 그린과 에일륨 토마토 그리고 비트가 간간이 들어갔는데 아주 상큼하다며 만족한 사인을 보낸다.
미국인들 뿐 아니라 이제는 우리 주위에도 채식주의자가 적지 않기 때문에 식당 고를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이 채식주의자가 고를만한 메뉴가 있나를 사전에 알아보는 것이다. 오퍼스에는 페스토(Pesto) 소스를 이용한 페네(penne) 파스타가 있다. 알덴테(Al Dente-살짝 씹히는 정도로 익혀진 전통 파스타 조리법)보다는 아주 약간 더 익혀진 페네가 페스토 소스와 맛이 잘 섞여져서 오히려 더욱 맛나게 느껴졌다. 하지만 정통 알덴테를 원하는 사람들은 웨이터에게 사전에 부탁하는 것을 잊지 말 것.
메인 코스에도 200%의 기대를 하며 광어(halibut)을 선택했다. 너무나 깔끔하고 아름답게 나온 할리벗 요리에는 에일륨 토마토와 연두색 완자콩이 상큼하게 조화되어 나왔다. 탱탱한 흰살의 할리벗은 맛보기 전에 눈으로만 봐도 완벽해 보였다. 6온즈가 넘게 큰 덩어리인데도 한국인의 기호에 맞게 완전히 익혀진 광어는 정성스레 뿌려진 에이지드 발사믹 비네거의 맛과 어울려 부드러우면서도 싱싱한 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한인타운의 디저트는 오직 ‘시원한 식혜’라는 고정관점이 무너지는 디저트 시간. 종류별로 다양한 셔벗이 비즈니스 런치의 마지막으로 포함되어 나온다. 달콤, 새콤, 시원한 셔벳으로 입가심을 하고 식사를 마무리했다.
오퍼스에는 비즈니스 메뉴 이외에도 간단히 한 가지만 원하는 이들을 위해 치킨샐러드, 새우샐러드, 조개 들어간 링귀니 파스타도 있을 뿐 아니라 듬직한 고베 비프로 만든 햄버거까지 있으니 오퍼스의 ‘모던 캘리포니아 메뉴’중에서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식당이 한인타운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국음식스런 양식’이라는 곁눈질은 허용하지 않는 식당업주 잔 정씨. 이미 주류사회에서 여러 개의 식당을 경영, 충분한 경험이 있는 정씨는 훌륭한 음식과 와인, 프로페셔널한 경영으로 한인타운을 자랑스럽게 만들고 있다. 올 봄에 문을 연 오퍼스는 벌써 LA타임스에 두 번이나 소개됐을 정도로 미식가들 사이에 호평 받고 있으며 고객의 반 이상이 타인종들이다.
런치메뉴 가격은 애피타이저 4~8달러, 샐러드 10~12달러, 파스타/샌드위치 10~15달러, 앙트레 10~17달러, 비즈니스 런치 22달러, 디저트 6달러이며 종류가 훨씬 다양한 디너메뉴는 애피타이저 9~12달러, 생선요리 28~34달러, 고기요리 22~45달러 선이다. 오퍼스는 특히 셀렉션이 우수하면서도 가격이 매우 합리적인 와인 리스트로 유명하다.
점심시간 파킹은 옆에 위치한 랄프스 마켓에 한 후 밸리데이션을 받으면 된다.
OPUS 주소와 전화번호는 3760 Wilshire Bl. LA, CA 90010, (213)738-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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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초컬릿 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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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피타이저 크랩 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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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 비프 햄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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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와인과 마늘 소스의 클램 링귀니


글 정은정 객원기자·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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