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사일기

2005-10-23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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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대학의 심리학자 소냐 리우보머스키는 10세 때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이민 왔다. 그녀는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미소를 짓고 인사하는 미국 사람들을 보고 놀랐다. 그리고 지금은 행복에 대한 연구를 하는 심리학자가 되었다.
근래 타임지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78%가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이민 한국인들의 행복도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자신의 행복수치를 높이고 싶은가? 심리학자가 권하는 행복해지는 비결이 있다.
리우보머스키는 자신의 축복을 세며 감사하는 사람들이 삶에 더 만족감을 경험한다는 많은 연구 결과들을 얻었다. 이것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감사일기’ (Gratitude Journal)를 쓰라고 권한다. 예로, 매주 일요일 저녁 한 주 동안 있었던 일 중 고맙게 생각하는 것 3~5가지를 쓰는 것이다. 더 적극적으로 하려면 매일 써도 된다.
감사의 거리는 아주 평범한 일상의 일에서부터 굉장히 큰 사건까지를 다 포함한다. 오랫동안 가꾸어왔던 난초에 꽃이 핀 사실이나, 화단에 상추가 돋아난 것, 아이가 첫 걸음마를 시작했다던가, 새 직장을 얻었다던가, 화낼 일을 화내지 않고 지나갔다든가 등이다. 감사일기를 쓸 때는 감사한 일들을 다양하게 생각해내어 반복되지 않고 항상 신선한 내용들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날마다 새롭게 감사한 일들을 찾아낼 수 있을까? 유명한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체중조절 때문에 오랫동안 씨름해 왔는데 이런 말을 했다 “어떻게 매일 5마일씩 달리나? 나는 오늘 5마일 달릴 것을 다시 결심하고 약속한다” 자신의 헌신 서약을 매일 새롭게 갱신함으로 달리는 것이 아예 몸의 습관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감사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나는 오늘 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리라”라고 마치 처음 결심하는 것처럼 매일 매일 새롭게 결심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처음에는 감사하는 작업이 힘들어도 계속하다보면 습관이 된다.
펜실베니아 대학 심리학자 셀리그만은 기쁨을 터보차지(turbo charge)하려면 ‘감사방문’(gratitude visit)을 하라고 한다. 우리 삶의 어느 시점에는 우리 길을 인도하고 지도해준 감사의 빚을 진 사람들이 있다. 가능하다면 선배, 스승, 지도/후원자, 동역자들에게 개인적으로 찾아가 감사함을 표현하라. 행복의 수치가 두배로 높아지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감사 연습을 하는 사람들은 당연하게 보이는 일상의 작은 일들에 관심을 주고, 그 안에서 감사할 일을 쉽게 찾아낸다. 그리고 그 일에 이름을 붙이고 왜 감사한가를 구체적으로 매일 적는다.
감사 일기를 쓰는 것은 우리의 생각에 행복이라는 안경을 쓰는 것이다. 이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면 불만과 우울증세는 낮아지고 행복의 수치는 높아질 것이다.

서경화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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