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 입맛에 ‘짝~’ 알고나 먹자

2005-10-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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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에게 친숙하고 사랑 받는 외국요리를 꼽으라면 단연 중국요리일 것이다. 우리 입맛에도 잘 맞거니와 여럿이 식사할 때 비교적 싼 가격으로 배불리 만족할 수 있는 곳이 중국요리 전문점이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요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배고프던 시절의 어른들에게는 외식으로 자장면 한 그릇의 추억이 있는가 하면 어린이들에게도 인기 메뉴인 탕수육, 누구나 좋아하는 매운맛의 마파두부등의 쉽게 접할 수 있는 중화요리는 우리의 생활과 무척 가깝다. 그런데 우리는 중화요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자주 먹는 요리들을 중심으로 간단하게 그 유래와 전통적인 요리법을 알아보자.


★ 친숙한 중화요리 유래와 전통적인 요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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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1880년대 인천 개항과 함께 한국으로 건너온 중국 노동자들이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산동지방의 음식을 변형해 만들어 먹기 시작한 것이 유래이다. 자장은 장을 볶았다는 ‘작장’이란 말에서 유래했으며 우리가 춘장이라고 부르는 자장소스는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만들어오던 밀가루 장인데 밀가루와 메주를 소금물과 함께 넣어 간을 맞춘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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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수육

당추러우라는 중국식 발음의 탕수육은 아마 누구나 좋아하는 중국요리일 것이다. 청나라 말기에 광주를 외국에 개방했을 때 외국인들이 ‘당추파이쿠’라는 새콤달콤하게 요리한 돼지갈비를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데 젓가락질이 서툰 그들을 위해 돼지갈비의 살만을 발라내어 술을 붓고 전분과 달걀을 섞어 설탕 식초, 간수등으로 간을 맞추어 바삭하게 튀겨낸 것이 오늘날의 탕수육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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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


짬뽕의 본고장은 일본 나가사키 지방이다. 메이지 시대 중국 복건성에서 온 징헤준이라는 사람이 가난으로 변변히 먹을 것이 없었던 나가사키의 가난한 중국 유학생들을 위해 야채와 고기토막, 어패류 등을 볶아 중화면을 넣고 끓여 푸짐한 양과 영양 만점인 요리를 고안해낸 것이 짬뽕의 시작이라고 한다. 곧 우리나라에 소개되면서 국물에 고춧가루를 풀어 빨갛게 요리한 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랑하는 짬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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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파두부

사천요리중의 으뜸인 ‘마풔떠우후’라 부르는 마파두부에는 우리뿐 아니라 중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아 중국의 어느 지방, 어느 음식점에서나 맛볼 수 있다. 19세기 말 청나라 동치임금 때 사천성의 온씨 집안에 용모가 수려한 딸이 있었는데 얼굴이 곰보였다고 한다. 혼기가 꽉 찬 딸을 걱정하다 동네 목재상에서 일하던 성실한 청년을 봐두어 혼인을 시켰는데 다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부부 금슬이 너무 좋아 집밖을 잘 나오지 않았단다.
그런데 그만 남편이 사고로 목숨을 잃자 온씨 여인은 삶의 방편으로 시누와 함께 조그만 식당을 열었는데 마침 옆에 푸주간과 두부집, 기름집이 있어 사들인 쇠고기, 두부에 고추, 산초, 콩짜개등을 넣고 볶아낸 것이 사람들의 인기를 크게 끌었다.
평생 수절하며 열심히 일만하던 온씨 부인이 죽은 후 이 집을 즐겨 찾던 이들이 그녀를 기려 이름 없던 요리에 마파두부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연유인즉 얼굴에 있던 마맛자국을 일컬어 ‘마’자를 써서 ‘마파두부’ 한국식 풀이로 ‘곰보할매집 두부’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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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파우 치킨

중국식 발음으로는 꽁빠오지띵. ‘꽁빠오’는 왕자를 가르치는 선생님을 뜻하는데 차츰 명예직으로 변해 국가에 공을 세운 대신들에게 주는 호칭으로 사용되었다. 19세기 중엽 청나라의 사천 총독으로 정보정이라는 인물이 있었는데 원래 귀주 사람으로서 산동에 근무할 때 크게 공을 세워 꽁빠오의 명예를 얻었다, 정 꽁빠오가 사천 총독으로 부임하면서 고향 귀주에 잠시 들렀는데, 일가친척들이 잔치 음식을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성격이 대쪽같기로 유명했던 그는 마음이 불편하여 그런 일에 힘쓰지 말고 닭볶음이나 한 접시 준비하라고 했고 그의 지시대로 요리사가 정성 들여 닭볶음 요리를 개발하였는데 그가 죽은 뒤 그 뜻을 받들어 ‘꽁빠오 지띵’이라 이름지었다.
꽁빠오는 정보정의 명예직을 일컫는 말, 지띵은 네모로 썬 닭고기를 뜻하며, 사천지방의 요리로 발달되어 녹말가루를 묻혀 튀긴 닭고기에 말린 붉은 고추와 땅콩을 넣고 볶은 것이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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