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 ‘앨라배마에서 생긴 일’

2005-10-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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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파 홀아비 변호사의 진한 가족애
그레고리 펙 주연상 등 오스카 3관왕

미 남부의 인자하고 정의로운 홀아비 변호사 애티커스 핀치로 나온 그레고리 펙이 오스카 주연상을 탄 1962년작 흑백. 로버트 멀리간이 감독한 감동적인 작품으로 피부 색깔 때문에 무고하게 강간혐의를 뒤집어 쓴 사람을 변호하는 법정 장면과 함께 애티커스가 혼자 키우는 두 어린 남매간의 가족 사랑이 잔잔하면서도 깊이 있고 연민의 마음 가득하게 그려졌다.
여류작가 하퍼 리의 퓰리처상 수상 소설이 원작으로 하퍼 리는 현재 상영중인 영화 ‘카포티’(Capote)에서 카포티의 동료 작가로 나온다. 영화에서 남매의 친구인 딜은 소년시절 트루만 카포티가 모델이다.
인종 문제를 다룬 가장 훌륭한 영화 중 하나로 앨라배마의 변호사 애티커스가 백인 여자를 겁탈한 혐의로 기소된 흑인을 변호하면서 그 과정을 어린 아들과 딸에게 보고하듯이 얘기해 주는 내용을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묘사하고 있다. 이 영화는 배우 킴 스탠리(보이지는 않는다)가 애티커스의 성장한 딸로서 과거를 내레이션으로 회상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작품상 등 모두 8개 부문서 오스카상 후보에 올라 남우주연상 외에 미술상과 각색상(호튼 후트)을 받았다.
로버트 두발의 데뷔작이기도 한데 그는 말 못하는 정신 박약자로 나와 애티커스의 남매를 위험에서 구해준다. 펙 이외에도 피고 역의 브록 피터스와 고발자 역의 칼린 월칵스 등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난 영화다. 특히 애티커스의 남매 젬과 스카웃으로 나오는 필립 알포드와 메리 배담의 연기가 보기 좋은데 배담은 이 역으로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었다. 펙의 딸 세실리아가 만든 기록 영화 ‘그레고리 펙과의 대화’ 등 부록이 수록된 2장의 디스크 DVD 특집판이 나왔다.
유니버설은 이 특집판과 함께 또 다른 오스카 수상 작품인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가 공연한 사기꾼 영화 ‘스팅’(The Sting)과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한 베트남전 영화 ‘디어 헌터’(The Dear Hunter)를 각기 2장 디스크 특집판으로 출시했다. 모두 28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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