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얼 넣으면 이런 맛이 나나요?

2005-10-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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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넣으면 이런 맛이 나나요?

여러 가지 중국소스로 다양한 일품요리를 선보인 이인애씨.

중국 소스 활용 요리

굴·XO·두반장 우리 입맛에 ‘딱’
한 두 스푼으로 이국적인 요리 손쉽게

두반장 기름에 잘 볶아야 향 살아
소스마다 잔뜩 사다 놓는 것은 금물


시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소스 한 두 가지만 잘 활용해도 요리가 한결 쉽고 즐거워진다. 사실 요리 좀 한다는 사람들의 찬장을 살짝 들여다보면 간장, 고춧가루 등 한국 요리에 필요한 양념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소스와 향신료들이 한자리 차지하고 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소스 한두 스푼으로 요리 전체의 맛이 살아난다거나, 이국적인 요리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면? ‘적극 활용할 가치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기란 그리 어렵지 않은 일.
마켓에서 한번 사두고 다양한 요리에 넣어 활용하기 좋은 소스로는 중국식 소스가 제격이다. 중국 레스토랑에서 맛보았던 바로 그 깊은 맛을 집에서도 손쉽게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불고기나 갈비 등 한국 요리에도 활용하면 색다른 감칠맛이 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중국 요리의 맛을 내는데 필요한 소스의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쓰임새가 가장 많고 우리 입맛에 맞는 것으로는 굴 소스, XO 소스, 두반장 정도.
중국 요리의 기본이자 가장 많이 쓰이는 굴 소스는 생굴을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킨 다음 위의 맑은 물을 따라내고 간장처럼 만든 소스인데, 간장으로 양념하는 모든 요리에 간장 대신 혹은 간장과 함께 사용하면 요리의 향과 맛이 깊어진다. 간장 못지 않게 짠맛이 나므로 한꺼번에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주의해야하며, 볶음밥은 물론이고 고기를 잴 때 넣어도 맛이 좋아진다.
굴 소스가 중국요리의 기본 맛을 내는데 사용한다면, XO 소스는 고급스런 맛을 내는 소스로 일명 미식가 소스라고도 불린다. 말린 패주, 새우, 매운 붉은 고추와 향신료를 넣어 만든 소스로 고기, 야채, 해물로 만든 일품 요리나 두부, 볶음밥, 파스타 등을 만들 때 사용하면 요리의 맛이 확 살아난다.
두반장 소스는 삶은 흰콩에 고추를 잘게 갈아넣고 소금, 식용유 등을 넣어 발효시켜 만든 것. 고추장 비슷한 매운 맛이 나는 소스로 향긋하게 톡 쏘는 맛이 있어 상해요리나 사천요리의 맛을 내는 양념이다.
볶음 요리와 드레싱 양념으로 주로 사용하는데 볶음에 넣을 때는 먼저 두반장을 기름에 잘 볶아야 향이 잘 살아 맛이 좋아진다.
라하브라에서 쿠킹 클래스를 운영하는 이인애씨 역시 요리할 때 중국 소스를 종종 사용하는 편으로 굴 소스, XO 소스, 두반장 등의 다양한 소스로 근사하고 푸짐한 일품요리 ‘꽃게 XO소스 볶음’과 ‘두반장 두부찜’ 그리고 곁들여내면 좋을 ‘해물겨자채’를 소개했다.
깨끗이 손질한 꽃게를 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내어 녹말 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겨낸 뒤 굴 소스와 XO 소스를 섞어 만든 특별 양념소스에 버무리면 근사한 중국 레스토랑에서나 맛봄직한 크랩 요리 못지 않다.
중국식 일품요리인 마파두부는 두반장 하나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으며 밥 위에 마파두부만 얹어 비벼 먹으면 되므로 간단한 한그릇 음식으로 제격이다. 두부를 잘게 썰지 않고 큼직하게 잘라 찜통에 찌고, 돼지고기와 새우를 볶다가 두반장을 넣고 맛을 낸 소스를 뿌려 만든 두반장 두부찜은 마파두부의 캐주얼한 느낌보다는 손님상에 어울리는 근사한 요리가 되었다.
그렇다고 소스마다 잔뜩 사다놓는 것은 금물. 이인애씨가 마지막으로 준 팁 하나.
“시중에서 파는 소스를 살 때는 매일 특별한 요리를 해먹는 게 아니라면 제일 작은 것으로 사세요. 오픈한 뒤 너무 오래 되면 맛이 변할 수 있거든요”


■이인애씨 중국소스 이용한 요리

해물겨자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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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새우 5마리, 갑오징어 1마리, 전복 혹은 해삼 1마리, 오이, 당근, 배, 달걀 각각 적당량, 겨자 소스(다진 마늘 1/2작은술, 식초 1큰술, 설탕 1/2작은술, 파인애플주스 혹은 오렌지주스 2큰술, 겨자 1/2-1작은술, 소금 1/8-1/4작은술, 참기름 약간)
▲만들기: 새우는 끓는 물에 데쳐내고, 갑오징어도 끓는 물에 데쳐 저며놓는다. 전복은 저며 썰어 끓는 물에 데치고, 해삼은 내장을 제거한 후 끓는 물에 데쳐 저며 놓는다.
오이, 당근, 배는 채 썰고 달걀은 지단 부쳐 채 썬다. 분량의 재료를 넣고 겨자 소스를 만든다. 모든 재료를 접시에 가지런히 담고 겨자 소스를 함께 내어 먹기 전에 뿌린다.


꽃게 XO소스 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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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꽃게 2마리, 파 2-3대, 생강 2톨, 녹말가루, 식용유 적당량, XO소스(치킨 브로스 6큰술, 굴소스 1작은술, 간장 1작은술, 청주 1큰술, 설탕 1/2작은술), 참기름 약간,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꽃게는 솔로 깨끗이 문질러 씻은 후 다리의 끝 부분을 가위로 잘라내고 등딱지를 떼어 아가미와 내장을 제거한다. 손질한 꽃게를 2-4등분한 뒤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물기를 빼낸 꽃게에 녹말가루를 묻혀 식용유에 튀긴 다음 키친 타월에 올려 기름기를 뺀다.
분량의 재료를 넣고 XO소스를 만든다. 커다란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군 다음 파와 저민 생강을 볶아 향을 낸 후 미리 만들어둔 소스를 부어 저어준다. 소스가 끓기 시작하면 튀겨 놓은 꽃게를 넣고 불을 줄인 후 은근하게 졸인다. 양념이 자작하게 줄어들고 꽃게에 간이 배면 참기름과 후춧가루를 약간 뿌려 다시 한번 저은 다음 커다란 접시에 담아낸다.


두반장 두부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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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두부 1모, 돼지고기 0.2파운드, 새우 0.3파운드, 붉은 고추 1개, 풋고추 1개,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생강 1작은술, 청주 1큰술, 참기름 약간, 후춧가루 약간, 두반장 소스(두반장 1큰술, 치킨 브로스 2/3컵, 설탕 1/2작은술,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물녹말 1-1 1/2 큰술)
▲만들기: 두부는 4-6등분하여 찜통에 5분 정도 찐다. 붉은 고추와 풋고추는 송송 썰고 냉동 새우는 완전히 해동해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소스 재료 중 두반장, 치킨 브로스, 설탕을 분량대로 넣어 잘 섞어둔다.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과 생강을 볶다가 돼지고기를 넣어 다시 살짝 볶은 후 청주와 후춧가루를 넣는다.
썰어 놓은 붉은 고추와 풋고추, 물기를 뺀 새우를 넣고 다시 볶는다. 커다란 팬에 미리 만들어둔 두반장 소스를 넣고 끓이다가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춘 후 물 녹말을 넣어 농도를 맞추고 참기름을 넣는다.
찐 두부 위에 완성한 두반장 소스를 뿌려 낸다.


■ 중국 소스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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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중국 마켓까지 발품을 팔지 않고 한국 마켓에서도 손쉽게 살 수 있는 굴 소스는 ‘이금기’ 브랜드가 가장 유명하다. 프리미엄과 팬다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프리미엄 굴 소스가 비싸지만 맛이 훨씬 좋은 편이다. 이금기 브랜드는 굴 소스 뿐 아니라 XO 소스, 두반장, 해선장, 중국식 바비큐 소스 등 각종 중국요리의 맛을 내는 양념들을 구비하고 있는데 중국 소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웹사이트 www.lkk.com을 참조한다.
한편 이인애씨는 이금기보다 양싱(yank sing) XO소스가 더 맛있고, 국수장국 만들 때 조금 넣으면 맛이 살아난다고 귀띔했다.
중국식 소스 뿐 아니라 시판하는 캔 중에서도 요리에 활용하면 좋은 것들이 꽤 있다. 스완슨 치킨 브로스는 소스에 넣는 육수로 사용하면 한결 더 감칠맛이 나고, 마루카이 캔 전복은 해물 겨자채 만들 때 생전복 대신 써도 좋다.

글·사진 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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