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음식 미국에 알린다”

2005-10-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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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  미국에  알린다”

▲29일 열린 오픈하우스에서 참석한 손님들이 13첩 교자상으로 차려진 한국 궁중음식을 맛보고 있다.

‘아이언 셰프’ 이명숙씨 OC에 쿠킹스쿨 오픈

궁중요리등 한국 전통음식외 일식·아시안·이탈리아·퓨전요리
주방 ·시식테이블등 기본시설 갖추고 체계적으로 지도
사찰·폐백음식 전시… 케이터링·통신판매·영어교재 개발도

각종 소스의 기초와 메뉴 개발하는 법 지도
가주 식품위생관리사 자격증 취득도 가능


‘아이언 셰프’ 이명숙씨가 드디어 요리학교를 개설했다.
1년반이란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9월1일 오픈한 ‘이명숙 음식연구원’(Culinary Institute of California)은 오렌지카운티 최초의 한식일식 전문요리사 양성학교로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크라운밸리 라데라 랜치의 주상복합단지 내 3층 건물(2,100스케어피트)에 마련된 요리학교는 1층에 10여명이 요리시범을 가질 수 있는 주방시설, 2층은 강의실 겸 주방과 시식테이블, 그리고 3층은 사무실로 만들어져 쿠킹스쿨의 기본시설을 충실히 갖추고 있다.
미국사회에 한국 전통음식, 특히 궁중요리의 기초와 레서피를 체계적으로 가르칠 최초의 전문요리사 양성학교인 CIC 이명숙 음식연구원은 맛있는 요리를 개발하려는 한인 주부들은 물론 한국음식의 독특한 맛과 요리법을 배우고 싶어하는 미국인들에게 하루 4시간, 1주일에 3일씩 4주 교육을 통해 한식, 일식, 퓨전의 세가지 요리과정을 배우는 익스텐시브 코스를 제공한다. 각 교육과정은 실습과 강의로 구성돼있으며 요리와 음식문화에 대한 기초를 비롯하여 40여가지 이상의 요리와 상차림을 배우게 된다.
이명숙씨는 “한국음식은 우리나라의 국력과 수준에 맞지 않게 국제사회에서 너무 뒤져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하고 “한식을 기본으로 요리의 기초부터 배운 다음 이를 응용한 퓨전 요리를 실습하게 되는데 벌써 클래스가 꽉 찰 정도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씨는 특히 “하루종일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일일개인클래스의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요리 기본을 모른 채 식당을 경영해온 사람이나 셰프들이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달려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계속되는 클래스를 통해 각종 소스의 기초와 메뉴를 개발하는 방법 등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CIC 프로그램들은 3일간의 프로 셰프 클래스(일식, 아시안, 퓨전, 올리브오일을 이용한 이탈리아 음식)가 270달러, 4주(12일) 코스로 계속되는 일식과 한식궁중요리 클래스는 1,270달러이며 영어 클래스도 제공된다.
클래스 내용을 보면 일식 클래스에서는 국물내기, 스시 밥짓기, 우동 만들기, 사시미, 와사비, 야키토리를 배우고, 아시안 클래스에서는 BBQ 양념, 고추장 소스, 템푸라와 롤, 에그롤, 쌀국수 샐러드, 피시 소스 등에 관해 공부하며, 이태리 요리클래스에서는 각종 야채 및 파스타, 생선요리에 이용되는 올리브 오일 레서피를 배우게 된다. 한식궁중요리 클래스에서는 신선로, 너비아니, 만두, 온면, 구절판, 각종 전과 찜을 가르친다.
CIC에서는 또한 캘리포니아주정부 공인 식품위생관리사 자격증 시험을 직접 치르고 당일 채점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이씨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의 모든 식당은 이 자격증을 소지한 매니저가 관리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많은 한식당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무시한 채로 식당을 운영,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외에도 CIC에서는 궁중음식(수랏상, 연회식), 사찰음식, 폐백 및 이바지 음식의 전시 및 시식회를 갖고, 한국전통음식의 케이터링과 통신판매사업도 곁들이면서 한국음식에 대한 홍보를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외국인을 위한 한식 쿠킹 클래스의 경영은 물론 영어교재를 개발하고 다양한 한식 시식코스 프로그램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사업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명숙씨는 “현대는 전세계 모든 문화가 통합되어 가는 시대이기 때문에 요리도 한식, 일식, 양식, 중식 등 나라간 경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요리문화를 계속 창조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요리는 기술이 아닌 문화’이므로 만드는 법뿐 아니라 먹는 법, 즐기는 법이 모두 존중되고 개발되어야 할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했다.
이씨는 CIC 음식연구원이 대를 이어 한국음식을 널리 홍보하고 가르치는 기관이 되도록 꾸준히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개인 교육기관이 아닌 사단법인 요리학교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29일 오후 7시 열린 오픈하우스는 요리학교 잔치답게 궁중음식이 한상 떡 벌어지게 차려졌다. 13첩 교자상 상차림으로 준비한 이날 파티에는 기본음식으로 온면, 김치(보김치, 나박김치, 배추김치), 미역자반이 나오고 찬품(메인요리)으로는 미나리 파 강회, 갈비구이, 송이산적, 전야(생선전, 고추전, 새우완전), 양지머리편육, 잡채, 구절판, 삼색나물, 돼지고기김치찜, 쟁반전골, 돼지족편이 선보였으며 후식으로는 연근정과, 생강란, 생실과, 화전, 삼색 녹말다식, 식혜, 그리고 서양식 마들렌과 케익이 준비돼 50여명의 친지, 학생, 교우들이 모여 즐겁게 축하하고 시식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평소 접하기 힘든 궁중요리들을 맛보며 탄성을 금치 못했고 특히 각종 후식의 정성과 정교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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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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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말다식, 매작과, 생강란 등 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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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 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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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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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족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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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주방시설. 10여명이 한꺼번에 실습할 수 있다.



■ 이명숙씨는 누구

20세때 일본 유학
한·일·중국서 20년간
한일관 운영 셰프의 길
한식 전문가로 인기

원래 무용을 전공한 이명숙씨는 20세때 일본으로 유학갔다가 일본사람들이 한국음식을 ‘버리는 음식’으로 취급하는 현실에 도전, 86년 오사카에 ‘한일관’을 오픈하면서 셰프의 길로 접어들었다.
도쿄의 수지(Tsuji)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궁중요리 전문가 황혜성 선생의 딸 한복진씨에게 사사했으며 북가주의 CIA 그레이스톤의 전문요리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지난 20여년간 일본, 한국, 중국에 한일관을 내고 한국음식의 우수성을 홍보하는데 앞장서온 이씨는 일본의 여러 신문, 잡지, TV에 소개되어 한국음식 전문가로 인정받게 되었고 도쿄 주재 한국대사관의 식문화 자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96년 푸드 네트웍의‘아이언 셰프’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아이언 셰프’라는 별명을 갖게된 이씨는 97년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 미국에서 새롭게 건강음식으로 뜨고 있는 한국음식의 홍보대사로 뛰어볼 계획이다.
이씨는 한국일보 오렌지카운티 지국의 한국문화센터와 부에나팍 NCC 문화센터에서 인기리에 요리강습을 가져왔다.

CIC 이명숙 음식연구원의 주소와 전화번호는 7 Red Leaf Lane, Ladera Ranch, CA 92694, (949) 690-6793

<글·사진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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