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석이야기 오팔

2005-10-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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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시원스레 물줄기를 뿜어내는 디즈니랜드의 분수를 보며 외투깃을 여미는 쌀쌀한 기운보다는 미처 못 지나간 더위 한자락을 잡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분수의 물줄기가 햇빛을 받아 가느다란 광선의 빛을 뿜어낸다. 마치 빛의 유희와 같은 장관을 보면 떠오르는 보석이 있다.
바로 10월의 탄생석 ‘오팔’이다. 오팔은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가지 색의 변화를 보여주는데 이에 따라 오팔의 품질 차이도 상당히 난다.
공작새가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 깃털을 활짝 폈을 때 보여주는 것과 같은 황홀한 ‘유색효과’ 때문에 5.5~6.5정도의 낮은 경도에도 불구하고 보석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오팔은 바탕색의 차이에 따라 크게 4종류로 나누어지는데 ‘화이트오팔’은 백색 또는 유백색 엷은 색조의 바탕색을 갖고 있으며 산출량이 많기 때문에 제일 일반적이다. 한국 사람들이 흔히 ‘호주오팔’이라고 부른다.
‘블랙 오팔’은 회색 또는 흑색, 짙은 청색의 바탕색 오팔로 바탕색이 어둡기 때문에 유색효과도 한층 아름다워 보석의 미를 돋보이게 해준다. 또한 희소성이 높아 오팔 중에서도 최고품으로 친다.
‘물’을 뜻하는 이름 그대로 ‘워터오팔’은 투명하거나 그에 가까운 투명함 속에 생생하게 빛나는 유색효과를 보여준다. 보통 ‘멕시코 오팔’이라고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타는 불꽃’그대로의 불빛 바탕색을 갖고 있는 ‘화이어 오팔’은 바탕색의 아름다움 때문에 유색효과를 갖고 있지 않은 돌이라도 가치가 매우 높은 보석으로 인정받는다.
‘희망’과 ‘순결’을 상징하는 큐피트 석이라고 알려진 보석… 그러나 오팔은 한때 슬픔의 돌, 눈물의 돌, 그리고 변덕스러운 돌로 대접받았다.
오팔에는 3~30퍼센트의 수분이 증발되지 않도록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강한 직사광선은 오래 쬐지 않아야 하며 보관할 때도 건조한 곳은 피해야 한다.
사람도 수분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물론 결혼생활도 마찬가지다. 끈끈한 정이 없다면 무슨 의미로 살아갈까! 그저 오팔을 대하듯 결혼생활을 시작한다면 그 커플은 늘 오팔이 지닌 여러가지 아름다움을 생활에서 공유하며 살아갈 수 있으리라.

메이 김 <젠 보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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