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지역 전문가 고용

2005-09-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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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러튼의 A라는 셀러는 집을 내놓기 위해 여러 명의 에이전트와 인터뷰를 했다. 그 중 2명의 에이전트가 마음에 들었고 마지막 결정을 해야만 했다.
한 에이전트는 신문과 광고매체를 통해서도 많이 보아왔고, 또한 골목에 그 에이전트의 세일 사인이 항상 눈에 띄어 왔던 터라 믿음이 갔지만 집 가격을 89만달러 정도로 제시했고 또 다른 에이전트는 아는 분의 소개로 만났는데 특별히 거부감은 없었고, 단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일하는 에이전트라는 단점이 있었지만 집 가격을 95만달러 정도 받아줄 자신이 있다며 열심히 설득하는 바람에 결국 리스팅 사인을 하고 말았다. 우리 집을 낮게 평가한 지역 전문이라는 에이전트가 야속했고 많이 받아주겠다는 에이전트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버렸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는데 리스팅을 주었던 3개월 동안 세일 사인을 꽂은 것 이외 특별히 하는 일이 없어 보였고 약속했던 오픈하우스도 핑계를 대며 몇 번을 미루더니 그 에이전트의 얼굴은커녕 목소리조차도 몇 번 듣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화가 나서 리스팅을 파기하려고 시도를 해봤지만 그 또한 쉽지 않았다며 아까운 매각시기만 놓쳤다고 후회했다. 리스팅 계약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 지역 전문 에이전트에게 연락을 하였고 지금 그 집은 87만달러에 에스크로가 진행 중이다.
요즘처럼 마켓이 민감한 시기에는 더욱 에이전트 선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많이 받아 준다고 덥석 사인을 했다가는 위와 같은 실수를 면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주택가 산정은 그 지역 전문가가 가장 정확하다는 사실을 모든 셀러는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 지역과 멀리 떨어진 잘 모르는 에이전트도 컴퓨터를 이용하여 마켓 시세분석으로 집 가격은 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간의 동향을 꿰차고 있는 그 지역 전문 에이전트들의 생생한 노하우를 컴퓨터가 어떻게 따라올 것인가.
지역 전문가는 거리가 가까워 필요한 때에 쉽게 서비스를 받을 수가 있고 그 지역 내에서의 평판을 에이전트의 생명으로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그 집을 팔아주기 위해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한다는 장점도 이용할 수가 있다.
일시적으로 끼여들어 엉뚱한 가격을 제시하거나 다른 에이전트보다 낮은 커미션으로 유혹하는 요주의 에이전트들을 과감히 따돌릴 수 있는 셀러의 용기를 기대해 본다.

린 최
<뉴스타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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