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르띤의 스페인어 회화와 중남미 문화 산책 ¡Hola! amigo

2005-09-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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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남미 ABC 3국과 스페인 제국

제388회. 스페인제국 5. 제국의 탄생
어쨌거나 이렇게 세 개의 자그마한 기독교도 왕국으로 분리되어 있었으며, 유럽 대륙의 중심부에서 변두리로 치우쳐 있어 별 볼일이 없어 보이던 스페인이 15세기말부터 별안간 세계의 강대국으로 부상하게 된다.
이때부터 스페인은 유럽의 지배자로 군림하게 되고 광대한 해외 영토를 식민지로 만들었으며, 인류 역사상 세 번째로 거대하고 넓게 퍼져 있는 제국을 경영하는 강력한 정치체제를 갖게 되었다(세계 제국 1위는 13세기 징기스칸의 몽골제국이고, 2위는 19세기의 대영제국 그리고 3위가 16세기의 스페인제국이다)
이 위대했던 스페인제국에 대하여 역사학자들이 몇 세대에 걸쳐 고민했던 문제가 두 가지 있었다.
첫째, 그 짧은 기간에 어떻게 그 많은 일들이 별안간 스페인에서 일어날 수 있었을까? 도대체 무엇이 한 사회를 갑자기 역동적으로 만들고 그 에너지를 분출시키며 또 그것에 활기를 불어넣었을까?
둘째, 그렇던 대제국이 어떻게, 사회가 그 추진력과 역동성을 얻을 때만큼이나 급속하게 이 모든 것을 상실하고 주저앉았는가?
이제부터 이 의문들을 풀 열쇠를 찾아 나서보자.
1492년 10월19일 아침에 시칠리아의 왕이며 아라곤 왕국의 왕위 계승자인 Fernado(페르난도) 2세와 까스띠야의 왕위 계승자인 Isabela(이사벨라) 1세가 바야들리드에 있는 한 가정집에서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이 결혼식이 바로 위대한 스페인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아니 왕위 계승자 두 사람이 결혼하는데 왜 초라한 사저에서 결혼식 비용을 꾸어가면서 몰래 결혼을 했을까?
그들의 결혼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엄청난 어려움이 있었다. 당시 18세인 이사벨라는 그녀의 이복 오빠이며 까스띠야의 왕이었던 엔리께 4세의 추격을 받고 있었으나, 그녀의 지지자인 톨레도의 대주교가 보낸 기병분대에 의하여 구출되어 그녀의 지지자가 대부분인 안전한 도시 바야들리도에 피신한 입장이었고, 17세난 신랑은 그의 왕국 아라곤에서 몇 명의 측근들과 상인으로 변장한 후 주로 밤을 이용하여 적들이 지배하는 지역을 통과하였으며 죽을 뻔한 고비를 몇 번 넘기고 결혼식 나흘 전에야 바야들리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은밀하게 결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주변의 나라들과 까스띠야의 귀족들이 이들의 결혼을 결사적으로 반대하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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