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리 맥과이어’

2005-09-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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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탑스타 톰 크루즈가 출연했던 영화 ‘제리 맥과이어’를 한번 훑고 갈까 한다.
제리 맥과이어는 운동선수들을 대신해 각종 계약을 담당하는 스포츠 에이전트이다. 스포츠 에이전트는 선수들이 활동할 팀은 물론 광고, 이벤트 회사들과 계약하고 일정한 커미션을 받는다. 맥과이어는 이 분야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30대 초반의 탑 에이전트. 스포츠에 대한 열정으로 법대까지 중도하차하고 에이전트직에 뛰어들었지만 성공에 성공을 거듭하다 보니 어느 날 사람보다는 일과 수입이 우선이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가 일하는 회사는 업계의 리더격인 데다 주목 받는 스포츠 스타들도 다수 포진해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 사람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고, 설사 그들이 부상을 당해도 비즈니스가 유지되기 위해서 무리하게 시합에 내보내야 했다. 그는 고민 끝에 수입이 우선이 아닌 고객이 먼저인 회사를 만들자는 생각에 ‘임무 원칙’(Mission Statement)을 쓰게 된다. 이 임무원칙을 통해서 비록 수익이 적더라도 다수보다는 소수의 선수들을 대표하여 선수 하나 하나에게 충분한 배려를 주어야 한다고 피력한다. 그는 이 사명선언문을 전 직원에게 돌린다.
간략한 영화 ‘제리 맥과이어’의 요약이다. 내 경우 부동산 투자 세미나에서 파워포인트로 준비 하는데 그 프레젠테이션에서는 화제의 영화 장면들을 삽입하곤 한다. 오래 전 개봉됐지만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위해 다시 한번 영화를 감상하다가 이 이야기가 부동산 뿐 아니라 세일즈를 하는 모든 에이전트에게 해당하는 얘기라고 생각하여 펜을 들었다.
임무원칙을 받아든 전 직원들이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라고 칭찬을 하지만 맥과이어는 일주일도 못돼 회사에서 해고를 당한다. 회사 측에서는 그의 신념이 수입을 올리는데 방해가 된다고 결정한다. 맥과이어가 담당하던 많던 선수들을 회사에 속한 다른 에이전트들에게 빼앗기고 그는 오직 두 선수만을 대표하게 된다. 한 선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수퍼스타이고 다른 한 선수는 노장 선수이다. 몇 천만달러에 계약을 맺기 하루 전에 맥과이어는 그 수퍼스타마저도 다른 에이전트의 농간으로 빼앗긴다. 그는 한명 뿐인 노장 선수를 뒷받침하며 그 선수가 재계약을 할 때까지 무보수로 일하기로 한다. 임무 원칙에 감동해 자신을 따라 나온 여직원과도 가까워진다. 외로움에 못 이겨서, 사랑 없이 막연한 책임감만으로 결혼을 한다. 그 결혼은 결국 별거로 이어진다. 결국 그 노장의 선수가 플레이오프 게임에서 큰 득점을 하여 재계약에 성공하나 그는 성공 뒤에 따라오는 희열을 같이 나눌 가족이 없다는 데에 큰 고독을 느끼고 다시 자신의 아내에게 돌아온다. 아내에게 ‘할로’ 라고 인사하며 들어가서 장황한 말을 하며 그녀의 존재가 자신을 완성시킨다고 말한다. (You complete me.) 그의 아내는 그가 ‘할로’ 할 때 이미 그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You had me at ‘hello’.)
이 시대에는 기업가의 양심을 가진 사람이 금전만능 주의의 사회에서 일과 가족 간의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준 영화이다. 영화 중간 중간 맥과이어의 멘토라는 인물이 나와서 여러 조언을 해준다. 그는 자신의 성공을 자신이 아내를 사랑하고 인생을 사랑한다고 정의 한다. 또한 그는 가슴이 비어있으면 머리가 얼마나 좋아도 상관이 없다고 한다. 가족을 사랑하고, 인생을 사랑하는 에이전트, 자신의 수익보다는 손님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에이전트, 손님 하나 하나에 정성을 다하는 에이전트, 그들은 성공한 사람들이다.


정학정
<상업용 전문 Charles Dunn Co.>
(213)534-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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