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짧은 여정...긴 여운...’여름추억’을 만든다

2005-08-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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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여정...긴 여운...’여름추억’을 만든다

로스 파드레스 국유림에 자리잡은 로페즈 호수. 사람이 몰리지 않아 노동절 연휴에 방문하기 좋다.

노동절 연휴 2박3일로 가는 ‘숨겨진 여행지’

여름을 마감하는 노동절 연휴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기나 긴 방학동안 지쳐있던 아이들에게는 학교로 돌아가기 전에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하고 여름철 별다른 여행 한번 못해 본 사람들에게는 이번 연휴가 추억거리를 만들기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노동절 연휴 관광은 여행지 풍경보다는 ‘사람 보는 관광’으로 끝나기 쉽다. 여름 마지막 연휴라는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유명한 관광지는 사람의 물결이 끊이지 않고 타운 내 여행사를 통해 단체관광을 떠나도 엄청난 인파를 피할 수 없다.
연휴에는 명성이 높은 관광지보다 다소 이름은 생소하지만 비교적 조용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운 환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남가주 인근에는 2~3시간만 운전해도 편안하게 여름의 마지막 연휴를 즐길 수 있는 지역이 곳곳에 있다.
여름을 마감하면서 깊은 추억거리도 만들 수 있는 2박3일 정도의 숨겨진 노동절 연휴 여행 코스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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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타바바라 카운티의 카핀테리아 해변.



호젓한 해변… 오붓한 추억… 그래! 여기야

그레고리 레이크
빅베어 인파 피해 쾌적한 가족 쉼터

LA에서 1∼2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샌버나디노 마운틴.
남가주 최대의 레크리에이션 지역이지만 대부분의 한인들에게는 빅베어, 레익 애로헤드 등 간단한 하루 관광지로만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 곳에는 레이크 그레고리(Lake Gregory) 등 빅베어에 버금가는 호수 공원들이 곳곳에 있으며 트윈 픽스(Twin Peaks), 크레스트라인(Crestline) 등 캐빈을 빌릴 수 있는 깊은 산간 마을들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LA 북쪽 7,000피트 높이의 샌버나디노 산맥에 있는 대형 호수 중 하나인 그레고리 레이크는 한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훌륭한 주말 여행지이다. 빅베어의 ‘인파’를 피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공원국에서 관리하는 아름다운 호수로 주변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고 물새들이 고기를 잡으러 수면 밑으로 곤두박질을 한다. 무공해의 맑고 차가운 알파인 호수로 겨우내 내린 눈이 녹아 호수를 만들고 있다. 낚시, 보팅, 조류 관찰 등 그룹이 함께 할 수 있는 레크리에이션이 풍부하다.
우거진 숲 사이로 고급 별장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대부분의 별장들은 이 곳 별장 렌트회사(800-279-6434, www.lakegregory-rentals.com)에 연락해 빌려 사용할 수 있다.
쾌적한 캠핑장도 있어 먼저 오는 순서대로 입장이 가능하다. 뒤쪽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등산코스도 여러 개 있어 가족들이 오솔길을 따라 하이킹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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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 호수에서 낚시를 즐기는 방문객들.

■가는 길
LA에서 10번 이스트로 가다가 Colton시를 지나서 나오는 215번 노스로 갈아탄다. 30번 이스트로 갈아타고 18번인 N. Waterman Ave.에서 내려 좌회전(북쪽)해서 산악지역으로 향한다. Lake Arrowhead가 나오기 바로 전에 나오는 Gregory Lake Dr.에서 좌회전해서 2마일 정도 산길을 내려가면 그레고리 호수 지역에 도달한다.


로페즈 호수(Lopez Lake)
캠핑장 많아 예약 쉬운 수상 레포츠 천국

샌루이스 오비스포(San Luis Obispo) 인근에 있는 950에이커의 규모의 조용하면서도 아름다운 레크리에이션 호수이다.
지난 1969년 오픈되어 샌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 공원국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이 호수는 서쪽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미풍이 시원해 여름 캠핑장으로 그만이다.
바람이 좋아 세일링과 윈드서핑도 인기가 높다. 마리나(정박) 시설도 뛰어나기 때문에 수상스키나 제트스키족들이 주말이면 호수 한쪽을 점령한다.
공원측은 이들을 위해 특별구역을 마련해 일반 방문객들이 호수를 이용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게 배려하고 있다.
로페즈 호수의 자랑은 뛰어난 캠핑장 시설. 잘 가꾼 참나무들에 둘러싸인 캠핑 그라운드의 입장료는 17달러이며 차 한대 추가당 8달러의 요금만 내면 된다.
텐트족과 RV족을 위한 148개의 야영장이 있고, 67개 전기 훅업(hook-up) 시설이 있는 야영장이 있다. 애완동물 입장료는 하루 2달러인데 반드시 광견병 면역접종 증명이 있어야 한다.
캠핑장 수가 많아 주중에는 예약하는데 거의 문제가 없는 것도 이 곳의 장점이다. 주말에는 만원사례를 빚을 때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캠프장 옆 ‘오버플로 에어리어’(overflow area)를 오픈해 미처 사이트를 잡지 못한 캠퍼들이 텐트를 칠 수 있도록 돕는다.
공원 관리소는 캠프파이어, 싱잉 프로그램 등 어린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다.
여름에만 문을 여는 워터팍(waterpark)에는 2개의 600피트짜리 대형 워터슬라이드(waterslide)가 인기를 끌고 있다.
낚시로도 유명한 이 곳은 물고기 종류가 많다. 송어, 메기(catfish), 블루길(bluegill), 크라피(crappie) 등이 잘 잡히고 검은색 배스도 입질이 좋다. 마리나에서는 낚싯배, 스키보트, 패티오 보트, 카누, 돛단배 등을 빌릴 수 있다.
지정된 구역에서 수영을 할 수 있고, 피크닉, 하이킹, 보트 관광 등을 할 수 있다. 스낵바, 잡화상, 미끼와 낚시도구, 전기세탁기, 주유소, 오락실 등이 있다. 공원 하루 입장료는 차량당 6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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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바다에서 시원한 해풍이 불어와 윈드서핑도 즐길 수 있는 로페즈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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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 호수에서는 야생 칠면조도 볼 수 있다.

■가는 길
LA에서 101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가다가 샌타마리아를 지나서 나오는 자그마한 도시인 Arroyo Grande의 로페즈 드라이브(Lopez Dr.)에서 내린다. 이 길로 약 4마일 정도 동북쪽으로 향하면 호수에 도달하게 된다. 주소 및 문의: Lopez Lake, 6800 Lopez Dr., Arroyo Grande 93420, (805)788-2381


샌안토니오 호수
참나무 숲속 낚시·수영에 등산-승마까지

중가주 와인의 도시인 파소 로블즈 북쪽에 숨어 있는 샌안토니오 호수는 초여름 여행지로 좋은 조건들이 풍성한 곳이다. 일단 큰 도시와 떨어져 있어(LA에서 3시간30분) 인파로 붐비지 않는다.
따뜻한 수온과 16마일의 길이, 둘러싸인 언덕들로 보호된 조용한 환경들 때문에 가족 수상 레포츠 여행지로 제격이다. 또한 난류성 어장은 1년 내내 낚시꾼들의 좋은 낚시터가 되고 있다.
5,500에이커의 넓은 호수는 참나무로 뒤덮인 구불구불한 구릉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다. 호숫가가 60마일에 이르는 이 곳에는 많은 현대식 야영장(650개)이 있어 캠핑족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이다.
대부분의 캠프 사이트는 전기 훅업(hook-up) 시설을 갖추고 있다. 캠프 사이트의 가격은 22달러이다. 6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단체 야영장이 있고, 쓰레기 처리장도 있다.
마리나에는 모터보트 젓는 보트 카누 세일보트, 수상스키 제트스키, 윈드서핑(windsurfing) 등을 빌려주거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를 빌려 낚시를 하면 송어 메기 배스 등이 잘 잡힌다. 수영을 할 수 있으며 비치가 있으며 피크닉장도 시설이 뛰어나다. 등산로와 승마로가 있으며 캠프파이어(campfire) 프로그램이 있다. 하이킹이나 생태계 공부를 위한 코스도 있다.
스낵바, 식당, 마켓이 있고, 미끼와 낚시 도구를 구할 수 있으며, 전기 세탁소와 주유소, 게임 룸 등이 있다.
주소 및 문의: 2610 San Antonio Rd. Bradley, CA, (831)385-8322, www.co.monterey.ca.us/parks

■가는 길
LA에서 101번 프리웨이를 타고 3시간 정도 북상하면 와인의 도시 Paso Robles를 만난다. 이 곳에서 나오는 Nacimiento Lake Dr.(G14)에서 내려 북서쪽으로 향한다. Interlake Rd.가 나오면 좌회전 San Antonio Rd.가 나오면 우회전하면 도착한다. LA에서 약 280마일 정도이며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기타 지역 노동절 여행지

▲카핀테리아 비치

샌타바바라 카운티의 카핀테리아는 매년 트래블 전문지들이 선정하는 미국 최고의 해변 중 하나로 선정되는 곳이다.
매년 노동절이면 한적하게 해송들이 바닷가에 누워있는 이 곳에서 재미있는 축제가 열린다.
쓸쓸하게만 느껴졌던 거리는 음식, 공예품 부스가 들어서고 라이브 음악과 어린이들을 위한 광대들의 묘기 대행진이 벌어진다. 행사는 2일부터 5일까지 계속된다. 입장료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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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타바바라 카핀테리아 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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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분위기의 카핀테리아 비치 피크닉 지역.


▲샌루이스 오비스포 와인축제/캠브리아 파인도라도

남미 아마존강 환상의 황금도시 엘도라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중가주 해송의 도시인 캠브리아에서 열리는 ‘소나무 축제’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기구들이 설치되고 기마대, 마칭밴드가 참가하는 퍼레이드가 열린다.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바비큐 그릴에서는 이 지역 특산품인 템플턴 쇠고기가 구워지고 파인도라도 여왕이 선출된다.
축제는 3일부터 5일까지 계속된다. 캠브리아에서 남쪽으로 45분 거리에 있는 샌루이스 오비스포에서는 와인 축제가 열린다.
캘리포니아 특유의 아름다운 코스트라인과 특유한 모양의 바위로 유명한 이 곳 해변은 아이들과 조개잡이를 하면서 한가하게 노동절 연휴를 보낼 수 있다.


▲맘모스 노동절 예술제

레포츠의 천국이자 이스턴 시에라의 절경을 자랑하는 맘모스에서 매년 노동절 연휴를 맞아 열고 있는 행사. 꽃차 퍼레이드, 로데오 등이 열리고 수공예품과 음식 부스 등이 들어선다.
맘모스에는 통나무 집(cabin)에서 포스타 호텔에 이르기까지 각종 숙박시설이 들어서 있다. 가격과 시설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숙박시설의 선택은 차분히 미리부터 해야 된다.
방문객 센터(888-466-2666·www.visitmammoth.com)에 연락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무료로 예약 서비스까지 해주고 있다.
행사는 노동절 주말인 2일부터 5일까지 계속된다.


▲비숍 이스턴 시에라 카운티 페어

이스턴 시에라의 중심 도시 비숍에서는 노동절을 맞아 대규모 카운티 페어가 열린다.
놀이기구가 들어서고 유명 밴드들의 무대가 이어지는 행사는 2일부터 5일까지 계속된다.
비숍의 관광명소로는 168번 하이웨이를 타고 산으로 올라가서 만나는 레이크 사브리나(Sabrina)와 사우스 레이크(South Lake), 지구상 가장 오래된 식물이 살고 있는 브리스틀콘 파인(Ancient Bristlecone Pine),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기차 박물관, 콥스(Keough’s) 온천 등이 있다. 이밖에도 수백개의 하이킹 코스와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피크닉장 그리고 수십개의 캠핑장이 있다.
캠핑장과 하이킹 코스에 관한 문의 및 예약은 인요(Inyo) 산림청(800-280-CAMP).
문의는 비숍 관광청 (760)873-8405, www.bishopvisitor.com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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