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품 조립하면 나만의‘명품’

2005-08-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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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 스쿨 고교생

브라이언 고군 컴퓨터 만들기

성능 좋은것 골라 온라인 구입
업그레이드도 파트 바꿔 척척


백투 스쿨 준비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과거 백투 스쿨 샤핑이라 하면 옷과 운동화, 백팩과 학용품이 주를 이루었으나 요즘은 컴퓨터가 가장 중요하고도 돈 많이 드는 백투 스쿨 샤핑 아이템이 되었다. 또한 과거와 달리 아버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행사가 된 것이 학용품이나 패션용품과는 달리 컴퓨터는 캐털 로그만 보고 결정하기 힘든 데다 가격 또한 만만치 않아서다.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1년만 지나도 구형 소리를 듣는 컴퓨터는 과연 어떤 걸 선택해야 현명한 걸까. 컴퓨터 고수들은 브랜드에 상관하지 말고 자기만의 PC를 조립해 사용하라고 한다. 가격은 싸면서 성능은 좋은 부품을 선택해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실 초등학생이 쓰는 컴퓨터와 고등학생이 사용할 컴퓨터의 기능이 같을 필요는 없겠다. 부품 고르기부터 조립까지, 자기 입맛에 맞는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고교생 파워 유저, 브라이언 고(15)군이 아버지 마이클 고씨와 함께 조립한 컴퓨터를 구경해 보자.

하버드 웨스트레이크 고교 11학년이 되는 브라이언 고군은 또래 사이에서 컴퓨터 파워 유저(Power User)로 통한다. 조립을 하다보니 하드웨어에 능통하게 되고 고장에 대해 스스로 대처하는 능력이 생겼다. 또, 프로그램 개발도 관심이 생겨 보이스카웃 웹사이트를 혼자 힘으로 멋지게 제작하기도 했다.
2년 전 자신의 구미에 맞는 컴퓨터를 조립하기로 작정한 브라이언은 온라인 샤핑몰 ‘뉴에그닷컴’(www.newegg.com)에서 필요한 부품 정보를 수집해 목록을 작성했다. 아버지와 함께 온라인 구입 가격과 전자상가 ‘프라이즈’(fry’s)의 판매가격을 꼼꼼히 비교해본 후 본격적인 컴퓨터 샤핑에 들어갔고 혼자서 부품을 조립해 지금의 컴퓨터 시스템을 구성했다.
우선 중앙처리장치(CPU)는 인텔 펜티엄 4(3.06 GHz over-clocked to 3.3)로 결정하고 마더보드(메인보드)는 아수스(Asus) P4P800디럭스를 구입했다. 하드드라이브는 80GB 웨스턴 디지털 (2), 메모리는 코서(Corsair) 512MB 듀얼 채널 ddr. CD-RW는 LG 52x24x52를, DVD는 LG 16/48을 장착했다.
사운드 카드는 크리에티브(Creative)의 Sound Blaster Audigy 2 ZS, 비디오 카드(그래픽 카드)는 Nvidia의 지포스 FX 5200을 부가 장치했고, 모니터는 삼성 싱크매스터(SyncMaster) 19인치 LCD를, 키보드와 마우스는 무선 Logitech Cordless desktop LX 700를 구입했다.
케이스와 CPU쿨러, 사운드 시스템은 최근 업그레이드를 살짝 거쳤다. 구입 당시 디자인이 멋있어 치프텍(Chieftec) 플래스틱 케이스를 구입했는데, 7개의 쿨러 팬을 달아 소음이 심했던 것. 그래서 하이텍 느낌이 강한 알루미늄 실버스톤 템진 3(Silverstone Temjin 3)으로 케이스를 바꾸고 CPU쿨러는 Thermaltake Silent Tower Socket 478 cooler를 장착했다. 서라운드 스피커는 로지텍(Logitech Z-5500) 디지털 5.1시스템을 추가했다.
이렇게 해서 브라이언이 조립한 컴퓨터에 지출된 비용은 약 3,000달러. 그러나 성능을 비교해 보면 가격으로 환산하기 힘든 컴퓨터다. 아버지 마이클 고씨는 “최신 모델이 나올 때마다 컴퓨터를 새로 장만해 주는 건 부담이 크지만, 조립한 PC는 부품만 바꾸면 돼 업그레이드가 쉬운 게 장점”이라며 “원래 가족이 모두 랩탑을 선호해 6학년인 딸 줄리와 아내는 후찌즈와 소니 랩탑을 각각 사용하는데, 저장용량과 기능을 중시하는 아들은 데스크탑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앞으로 브라이언의 업그레이드 계획을 살펴보자.
CPU를 AMD Athlon 64 X2 4400+로 바꾸고 이에 맞춰 마더보드를 아수스 A8N-SLI 프리미엄으로, 메모리는 2GB DDR dual channel로, CPU쿨러는 워터 쿨링으로 바꿀 계획이다. 브라이언은 “듀얼코어(dual-cores) 기반의 CPU가 가장 속도가 빠른 고성능 프로세서로, 인텔 펜티엄D는 비디오 편집용, AMD 애슬런64는 게임용”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희망사항인 비디오카드와 DVD. 최신 게임들은 대부분이 2개의 비디오카드를 사용해야 최상의 시스템이 되므로, 비디오카드는 SLI를 지원하는 Geforce 7800GTX로 업그레이드하고, DVD를 Sony dual layer DVD burner로 바꾸고 싶다.
어머니 신디 고씨는 “남학생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컴퓨터 성능을 비교하는 경우가 많아 최고급은 아니더라도 또래가 사용하는 컴퓨터 수준에 맞춰줄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학업보다 게임에 치중하지 않도록 통제가 필요해 방문을 열었을 때 모니터 스크린이 보이도록 배치하라고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고씨는 “컴퓨터 생활을 하면서 건강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모니터와 컴퓨터 의자는 가급적 좋은 제품을 사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어떤 컴퓨터를 구입해야 할까

컴퓨터 구입을 앞두고 흔히 하는 고민이 데스크탑 PC를 사느냐 랩탑 PC를 구입하느냐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할 것인지가 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초등학생은 워드작업과 인터넷용 데스크탑이 적합하고, 중학생은 디지털 카메라와 아이팟, MP3플레이어 등이 연결되면 데스크탑이든 랩탑이든 상관없다. 고등학생은 3D 비디오게임이 가능한 데스크탑에 LCD든 CRT든 상관없이 19인치 모니터를 갖고 싶어한다.

▲데스크탑 컴퓨터를 산다면
CPU선택은 PC 사용용도를 결정하는 것이 우선. 워드작업이나 인터넷용 PC는 인텔의 셀러론 D나 AMD 셈프론도 무방하지만, 멀티미디어 기능의 고성능 PC 시스템과 3D 게임을 즐기려면 펜티엄4나 AMD 애슬론64 정도는 돼야 한다.
‘컴퓨터 아넥스’의 매니저 제이 현씨는 “PC를 처음 구입하는 학생들은 주로 ‘펜티엄 4’를 찾는다”며 “브랜드보다는 나중에 업그레이드가 가능한지 살펴야하고, 주로 해야할 작업을 미리 따져서 보조저장장치 및 입출력장치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5면에 컴퓨터로 계속>
다음은 하드드라이브 용량과 메모리. 중학생은 하드용량 80∼120GB, 메모리 256∼512MB, 메모리카드 리더가 있는 컴퓨터가 좋다. 가격은 900∼1,200달러선으로, 흔히 델(Dell)과 휴렛패커드(HP) 제품을 구입한다. 반면에 고등학생은 하드용량 160∼200GB, 메모리 1GB로 업그레이드한 데스크탑에, 데이터 읽기 속도(ROM)도 PCI 익스프레스 16배속을 원한다.
모니터는 해상도가 높고 닷(dot)이 작아 화면이 번지지 않고 진한 것을 찾는다. 모니터가 깜빡이는 리프레시 레잇(refresh rate)이 높을수록 오래 써도 눈의 피로가 적다. 액정화면(LCD)의 경우 OEM(350달러선)이나 삼성, 소니(400∼600달러선)를 가장 많이 찾는다.
프린터 구입은 필수로 50∼75달러면 장만할 수 있고, 마우스를 무선 마우스나 볼 마우스, 레이저 마우스로 바꾸거나 스캐너를 추가 구입한다. 마우스는 5달러선, 스캐너는 80∼150달러선.
▲노트북PC를 산다면
한인들은 소니(Sony)와 도시바(Toshiba)처럼 귀에 익은 브랜드를 찾지만, 랩탑 구입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자신에게 맞는 크기. LCD크기는 13∼14인치, 무게는 4∼4.5파운드가 적당한데, 여학생은 무게가 가벼운 모델을, 남학생은 스크린이 큰 랩탑을 고른다.
DVD 동영상을 이용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해 문서를 자주 만들 경우 LCD가 커야 하기 때문으로, 트루브라이트(TruBrite), 크리스탈뷰(CrystalView) 등 플라즈마TV와 유사한 품질의 LCD는 해상도가 높아 글자가 작게 보이고 메뉴바 등이 차지하는 부분도 줄어 화면을 넓게 쓸 수 있다. LCD의 해상도가 좋은 랩탑은 ‘후지쯔’(Fujitsu)를 들 수 있다.
‘노트북샵닷컴’(Notebookshop.com)의 리디아 이 LA점 매니저는 “과거에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데스크탑을 선호했지만, 무선인터넷 확대로 침대나 소파, 식탁, 화장실에서도 사용 가능한 랩탑을 많이 찾는다”며 “셀폰처럼 항상 내 곁에 두고 필요할 때 사용하는 분신의 역할이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고생은 700∼1,000달러선의 워드작업 및 정보검색이 가능한 랩탑이 적당하다. 여기에 비디오카드를 추가하면 1,300∼1,500달러로 가격이 올라간다. 백투 스쿨 샤핑 시즌이면 가방과 익스터널 마우스, 50∼75달러선의 프린터를 보너스로 끼워주기도 한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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