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토니 다키타니’ ★★★½

2005-08-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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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y Takitani)

외로운 삽화가 가슴아린 러브스토리

초현실적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아침 이슬처럼 청량하고 사뿐한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로 일본 영화다. 일본의 유명 작가 하루키 무라카미가 뉴요커 잡지에 쓴 짧은 글이 원작.
세련되고 섬세하고 시적인 상실과 추억에 관한 소품으로 은둔자적 생활을 하는 고독하게 성장한 삽화가와 그의 단 하나의 사랑의 이야기다. 미니멀리즘 형태의 깨끗하고 말끔하고 단정한 영화는 주인공 토니의 내레이션으로 그의 과거가 회상되면서 시작한다.
먼저 토니의 아버지에 관해 설명된다. 그의 아버지는 2차대전 때 상하이 클럽서 재즈를 연주한 음악가. 그는 종전 후 잠시 옥에 갇혔다 석방되는데 일본에 돌아와 결혼해 낳은 외아들의 이름을 자기가 아는 미군의 조언에 따라 토니라 짓는다. 이 바람에 토니는 또래들의 놀림을 받으며 외롭게 성장한다.
그림을 잘 그리는 토니(이세이 오가타가 아버지역도 한다)는 커서 기계들을 그리는 삽화가가 되는데 자기 그림을 받아 가는 아름다운 여사원 에이코(리에 미야자와)를 깊이 사랑하게 된다. 칩거생활을 하다시피 하는 토니의 유일한 외부 세계와의 매체요 천사와도 같은 에이코와 토니는 결혼해 행복하게 산다.
그러나 문제는 에이코의 병적인 샤핑 버릇. 에이코는 도쿄와 해외여행을 하면서 고가의 온갖 명품들을 사는데 의상과 구두들이 너무나 많아 아파트에 따로 이것들을 보관하는 방을 만들어야 할 정도다. 그리고 이 샤핑벽 때문에 에이코는 불상사를 당한다.
에이코의 기억에 괴로워하던 토니는 기발한 광고를 내면서 제2의 에이코를 찾아낸다.
얘기가 충분히 개발되지는 못했지만 예쁜 소품으로 류이치 사카모도의 피아노를 주조로 한 재즈음악이 좋다. 준 이치가와 감독. 성인용. 선셋 5(323-848-3500) 원콜로라도(626-74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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