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완전 범죄’★★★½(5개 만점)

2005-08-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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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pect Crime)

살인목격자와 억지 결혼한 난봉꾼

속도 빠르고 정력적이며 화려한 블랙 코미디로 스페인 영화. 환상과 현실을 뒤섞어가며 알록달록한 색깔을 마음껏 사용하면서 요란하고 시끄럽게 한 소인배의 출세 의욕을 통해 인간의 서푼짜리 근성과 샤핑문화를 싸잡아 매질한 요절복통 코미디다. 우리들이 자신들에 대해 갖고 있는 이상적인 인식과 인정사정 없는 현실간의 거리를 황당무계하게 쑤셔댄 풍자로 자기가 잘난 줄 아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경고요 도전이라 하겠다.
라파엘(기예르모 톨레도)은 마드리드의 백화점 여성용품 섹션에서 일하는 천하의 난봉꾼. 그는 자기는 어머니가 이 백화점에서 샤핑하다가 출산했다고 공언하면서 멀쩡한 얼굴과 신체를 사용해, 세일즈 우먼들과 백화점 곳곳을 이용해 섹스를 즐긴다. 이 나르시시즘에 빠진 돈 환의 꿈은 플로어 매니저가 되는 것. 그런데 그의 라이벌인 돈 안토니오가 자기를 제치고 매니저가 되면서 라파엘의 세계는 엉망진창이 되기 시작한다. 해고당한 라파엘은 여성복 드레싱 룸에서 돈 안토니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그를 살해하면서 사체를 백화점 내 소각장에 처넣어 처치한다. 그러나 아뿔싸 문제는 라파엘의 이런 범죄행위를 여종업원 루어데스(모니카 세르베라)가 목격한 것. 황소 눈알을 하고 여성적 매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루어데스는 라파엘이 유일하게 건드리지 않은 여자. 그런데 라파엘을 짝 사랑하는 그녀는 라파엘에게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위협하고 공갈을 치면서 침묵의 조건으로 자기와 결혼하자고 제의한다. 영창에 가지 않기 위해 억지 결혼한 라파엘은 자기를 좋다면서 마구 달려드는 루어데스를 참다못해 제2의 살인을 계획한다. 스페인의 괴짜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작품을 연상케 하는 히스테리컬한 슬랩스틱 코미디이면서 아울러 소비문화에 대한 비판 영화다. 만화적인 시각미와 함께 톨레도의 타이밍이 절묘한 코믹 연기가 훌륭하다. 알렉스 데 라 이글레시아 감독. 성인용. 9월1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사우스코스트 플라자 3(714-540-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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