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정상에 미국의 맛’요리예술사

2005-08-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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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두루 걸친 음식수업
정통 아메리칸 쿠진‘최고봉’
“요리의 열정 느껴진다”찬사

부시 여사가 “요리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음식을 먹는 순간순간 느껴질 정도”라고 칭찬한 커머필드는 프렌치 클래식 테크닉에 정통하고 에스닉 푸드와 아메리칸 쿠진의 전문가로 필리핀대학에서 식품공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고급 레스토랑 ‘르 시엘’(Le Ciel)에서 셰프 투르낭(Chef Tournant·주방에 결원이 생겼을 때 그 사람의 업무를 대행하는 경험이 있는 요리사)으로 출발해 워싱턴 DC의 웨스틴 호텔 레스토랑 ‘르 그랑드 비스트로’(Le Grande Bistro)와 ANA호텔 레스토랑 ‘코로네이드’(The Colonnade)에서 셰프로 일했다. 또, 호텔에 마련된 ‘컬리너리 아츠 갤러리’를 통해 미국 정통 고급 요리의 베스트 쇼케이스를 선보여왔다.
요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 그녀는 요리책 ‘쿠킹 원 온 원’(Cooking One on One)의 저자 존 애시 주방장을 도와 아메리칸 게임 쿠킹을 홍보해 왔고, 중국요리의 대가 고 바바라 트랍과 함께 ‘동과 서의 만남’(East Meets West)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특히 그녀는 아메리칸 호텔 앤 모텔 협회와 에듀케이션 인스티튜트 등지에서 쌓은 경험을 캘리포니아 와인 컨트리와 샌프란시스코 레스토랑에서 정통 미국의 맛을 내는 독창적인 주방장들의 경험을 결합시켜 정통 아메리칸 쿠진을 추구하는 요리사로 인정받고 있다.
1995년부터 월터 샤이브 3세 전임 주방장 밑에서 주방장보로 일해온 커머퍼드는 부시 여사가 새 주방장을 고르던 시기인 지난달 만모한 싱 인도총리를 위한 백악관 공식만찬과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의 국빈 초대 만찬, 또 윌리암 셰익스피어 탄생을 기념하는 사교 만찬을 맡아 미국 요리와 와인을 선보이는 독창적인 메뉴 개발을 도우면서 신임 주방장 후보로 주목받았다.
그녀가 134명이 참석한 싱 인도총리 공식만찬에서 서브한 요리 메뉴는 차가운 아스파라거스 수프와 레몬 크림, 팬에 구운 가자미(halibut), 생강과 당근 버터, 피스타치오 넛과 씨없는 건포도를 곁들인 바스마티 라이스와 허브 여름 채소, 비브레터스와 시트러스 비네그렛 샐러드였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백악관 안주인 시절 고용했던 월트 샤이브 전 주방장은 “커머퍼드는 자신의 30년 경력을 통틀어 최고의 어시스턴트로 모든 비법을 전수 받았다”며 “예술적인 감각과 침착한 태도를 지닌 훌륭한 요리사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살벌한 분위기의 백악관 주방을 잘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주방장에 처음으로 여성이 임명돼 화제가 된데 대해 샤이브는 “최초의 백악관 여성 주방장이 탄생했다고 화제로 삼는데, 그녀가 얼마나 훌륭한 주방장인지를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샤이브 전 주방장에 따르면, 백악관 주방에서 일하는 상근 요리사는 주방장을 포함해 6명으로, 여기다 20명의 시간제 임시직원이 활용된다고 한다.
한편 백악관의 패스트리 셰프는 지난해 은퇴한 롤랑 메스니어(Roland Mesnier)에 이어 타디우스 드부와(Thaddeus DuBois)가 임명됐는데, 드부와는 부시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만찬과 리셉션, 특별 이벤트에 디저트를 담당하고 있다. 몬태나 주립대를 졸업한 드부와는 뉴욕의 컬리너리 인스티튜트 오브 아메리카와 메릴랜드 주의 인터내셔널 스쿨 오브 컨펙셔너리 아츠를 거쳐 수많은 레스토랑에서 패스트리 셰프로 일했고 백악관 입성 직전에는 애틀랜틱 시티의 보가타 호텔 카지노와 스파의 패스트리 셰프였다.
현재까지 최장수 백악관 주방장은 25년 동안 백악관의 패스트리를 담당해온 롤랑 메스니어(Roland Mesnier)로, 지미 카터 전대통령의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에 의해 요리사로 발탁된 이후 지난해 은퇴까지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 등 모두 5명의 대통령을 위해 독특한 디저트를 만들었다.


■백악관 첫 여성 주방장 커머퍼드는

백악관 새 주방장에 처음으로 여성이 임명됐다. 지난 14일 로라 부시 여사는 지난 6개월간 공석이었던 백악관 주방장에 필리핀 출신 크리스테타 커머퍼드(Cristeta “Cris” Comerford·42)를 기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백악관 주방장은 대통령 가족의 식사뿐 아니라 대통령 내외의 국빈만찬과 각종 행사, 연회의 음식을 모두 주관하는 총감독이다. 세계 지도자들에게 미국이 베푸는 호의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는 평가도 받는 중요한 자리로, 영예롭긴 해도 매월 2,000명의 백악관 손님을 치러야 하는 고된 자리다. 연봉 8만∼10만달러 정도라는 백악관 주방장 크리스테타 커머퍼드를 소개한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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