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 동네 집값 거품 얼마나 들었을까?

2005-08-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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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집값 거품 얼마나 들었을까?

샌디에고의 콘도 타워 ‘파크 팰러스’에서는 원 베드룸 유닛의 월 렌트가 모기지 월 페이먼트보다 훨씬 싸다. 거품이 한참 들어있다는 반증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13년전 시작된 주택 가격의 마라톤 상승이 이젠 일부 지역에서는 지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특정 지역의 가격 거품이 터졌다고 선언한다면 그 때는 이미 늦었을 것이다. 따라서 주택 소유주들은 주택 시장의 거품이 터질 지 어떨지를 본인이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이점 전문가들의 견해나 통계가 일반인들에게는 별 쓸모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오늘날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주요한 이유중 하나는 바로 소비자들의 심리이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은 사람들이 오를 것으로 기대(예상)하는 한 계속 올라간다.


“터졌다” 보도되면 그때는 늦어
여러 잣대 이용 미리 측정해야
캘리포니아는 이미 하락세 뚜렷

그 같은 신뢰가 중단되는 날 가격은 떨어진다. 그런 날이 언제 인지를 누가 가장 빨리 알까? 워싱턴의 경제학자가 아니라 동네 파티에서 만나는 이웃들일 것이다. 큰 통계 숫자를 다루는 경제학자들은 집값이 떨어지는 소식을 이들 보다 빨리 알 수가 없다. 아마 가장 늦게 아는 사람들일 것이다.
동북부 지역과 캘리포니아주 많은 도시에서 주택 가격이 거의 피크에 다다랐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최근 주택 소유주들은 거품 파열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이를 미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잣대들에 촉각을 곤두세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보스턴을 예로 들면 집이 시장에 나와 있는 기간이 일년전 39일에 비해 46일로 늘어났다. 뉴욕타임스와 하버드 주택연구소가 공동조사한 자료에서는 뉴욕과 텍사스 오스틴, 필라델피아, 로드 아일랜드 프라비던스 등지에서는 가격 상승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매물로 나왔다가 팔리는 시간도 늘어났다. 프라비던스에서는 일년전 평균 14일 걸렸던 것이 지금은 65일 걸린다.
바이어스 마켓으로 변하는 중요한 증거다. 꿈쩍도 안 하던 캘리포니아 시장도 이런 추세를 피해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다운 추세는 오는 9월1일 발표될 정부 통계에서 더 뚜렷이 드러날 전망인데, UCLA 앤더슨 연구소의 크리스토퍼 톤버그는 “캘리포니아는 이미 피크를 넘었으며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일례로 샌디에고의 고급 콘도 타워 ‘파크 팰러스’의 원 베드룸 콘도 가격은 71만9,000달러. 이를 구입하면 모기지와 관리비를 합쳐 월페이먼트 3,775달러를 내야 한다. 꼭 이 고급 콘도에 들어가서 살고 싶다면 빌릴 수도 있다. 빌리면 월2,400달러의 렌트를 내면 입주할 수 있다. 주택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올라 있는 반증이며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잣대들은 주택 시장의 가격 거품을 측정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판매량
전월 대비 판매량은 최초의 가늠자지만 오류가 가장 많은 잣대이기도 하다. 판매량이 하락하기 시작한다면 주목해야 한다. 모든 카운티는 이 자료를 집계하며 일반에 공개하는 자료다.
▶재고
부동산 에이전트 손에 들어있는 가장 중요한 자료중 한가지다.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의 재고가 늘고 있다면 경계해야 한다. 전국 평균은 4.3개월 분인데, 6개월이면 정상이다. 점점 올라간다면 이상이 있다는 조짐.
▶매물로 나와 있는 시간
집이 안팔려서 매물로 나와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면 시장이 식고 있다는 분명한 사인이다. 단 이 정보는 쉽게 조작될 수 있는 자료라는 점을 유의한다. 집이 안 팔리면 시장에서 빼서 들여놨다가 다시 시장에 새 집인 것처럼 내놓다.
▶가격
집 소유주들이야 자기 집의 가격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지만 매월 변하는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잣대로서 의미가 없다. 데이터 퀵 등에서 발표하는 지역별 분기별 가격 통계는 도움이 될 것이다.
▶판매 실패
팔리지 않아서 살그머니 도로 거둬들인 집의 숫자는 에이전트들 사이에서는 일급 비밀정보다. 가격이 시세에 안 맞게 높기 때문인데 세일 간판을 걸었다가 거둬들이는 집이 많다면 지역 주택 시장의 건강상태에 이상이 왔다는 분명한 징조다.
▶가격 대 렌트 비율
부동산의 내재 가치를 평가하는 훌륭한 잣대지만 일반인이 제대로 이용하기에는 쉽지 않은 자료다. 렌트 자료는 스투디오에서 펜트하우스까지 망라돼서 나오는데 이를 단독주택과 일대일로 비교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렌트 정보는 www.realfacts.com에서 찾을 수 있다.
▶융자의 질
‘이자만’ 내는 모기지(interest only mortgage)의 인기가 어떠냐 하는 것은 시장이 깨질 위험도와 관련해 가장 훌륭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몇몇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위험도
모기지 정보제공사인 PMI보험사는 계량경제 모델을 이용해 각 지역별로 위험도를 측정해 발표하고 있다. 2년내 하락할 가능성이 50%를 넘는 도시들로는 보스턴, 뉴욕주 나소, 샌디에고, 산호세, 산타아나- 애너하임 등지가 탑 5로 꼽힌다. 하락 위험도가 큰 도시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WWW.PMIGROUP.COM에 나와있다.
▶분위기
언론에 언급된 숫자로 보면 지난 6월이 부동산의 피크였다. 넥시스가 신문 잡지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주택 거품에 관한 언급이 지난 6월 모두 312회 나와 일년전보다 6배나 더 늘어났다. 7월에는 24% 줄었다.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분위기를 물어볼 필요는 없다. 떨어질 때나 오를 때는 항상 경기가 좋다고 말해야 하는 입장이니까.


■인기하락?

원금은 갚지 않는 대신 월 페이먼트를 대폭 줄여주는 ‘이자만’ 내는 모기지가 큰 인기를 끌다가 올해들어 줄어들고 있다. 위험을 감수하고 집을 사기를 꺼리는 것이다.

HSPACE=5

‘이자만’ 모기지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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