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언제 집 살까

2005-08-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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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 몰라도 가족이 살아야 할 집은 필요할 때가 바로 사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5월 투자비자로 이민 와 우리 집에 머물고 있는 동서에게 필자가 어렵게 꺼낸 말 이다.
동서가 이곳 생활과 운영하는 비즈니스에 익숙해지고 사촌간인 아이들이 서로 친해질 때까지 한 집에서 사는 것은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
1~2년 전을 돌아보지 않아도 동서 가족이 이민을 결심하고 비즈니스를 계약했던 지난 6개월 동안에도 집 값은 계속 오르고 있으니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내 입장이 참 난처하다. 당장 들어가 살지 않더라도 어차피 사야 할 집이면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다는 생각이 처음부터 들었지만 이런 얘기를 하면 동서 가족이 다른 섭섭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아 이렇게도 저렇게도 말 못하는 어정쩡한 입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동서는 이 달 들어 우리 집 동네를 중심으로 집을 보여달라고 했다.
아이들 학군에 맞는 집들을 찾아 보여주고 그동안 2개의 오퍼도 써봤다. 나온 집들의 가격과 구조가 처형 부부의 마음에 쏙 들지 않은 점도 있었지만 오퍼를 쓰는 과정에서도 전적으로 동서의 의견에 따라 낮은 가격으로 오퍼하고 셀러측으로부터 카운터 오퍼를 받아도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바람에 둘 다 놓쳤다.
그렇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 동서는 하루빨리 집을 사는 것이 가격이나 모기지 이자율에서 훨씬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했고 일단 마음에 드는 집을 찾으면 셀러측 입장까지도 고려해 적극적으로 오퍼해야 한다는 현재의 주택시장 현실을 알아차린 듯했다.
67만5,000달러에 새로 나온 주택을 보고 이 동네의 주택판매 현황자료를 검토한 후 67만달러에 오퍼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나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이 집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말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20여채 가까운 집들을 보고 2번의 오퍼에서 실패한 동서의 경험이 어정쩡한 입장에 있는 나에게 주택매매를 성사시키라고 큰 힘을 준 셈이다.
최근 들어 유가상승이 연일 이어지고 금리마저 상승추세인 점을 들어 집 값이 떨어지기를 기대하는 분들이 많다. 그렇지만 투자가 아닌 거주용 목적의 집은 가장 필요로 할 때 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이름으로 된 집을 가진다는 것은 재테크 외에도 특히 이민가족에게는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행복의 보금자리이기 때문이다.


하워드 한
<콜드 웰 뱅커
베스트 부동산>
(714)726-8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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