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산 마오’ ★★★½(5개 만점)

2005-08-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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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 Mao)

집 쫓겨난 10대
가족 인질 소동

아시아계 청년의 뼈저린 성장기

아시아계인 쿠엔틴 리가 쓰고 감독하고 한국계인 이준희가 극영화에 데뷔한 영화로 이들 외에도 많은 아시아계 영화인들이 참여한 아시아계 청년의 뼈저린 성장기이다.
가족 드라마요 심리 스릴러이자 게이 로맨스 이야기이며 블랙 코미디로 순진한 얼굴을 한 준희가 매우 솔직하고 직설 적인 연기를 해 작품에 사실감을 준다. 생의 폭풍을 갑자기 맞으면서 이제까지 겉으로 평온했던 일상의 격변을 맞아 저항하고 고뇌하고 또 성장하는 청년의 이야기는 국적을 초월한 것이다.
18세난 이산(준희)은 아버지가 경영하는 식당의 밤일을 돌보다 강도를 당한데 이어 아버지(레이몬드 마)가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알아내면서 집에서 쫓겨난다. 갑자기 홈리스 신세가 된 이산은 우연히 자기처럼 길바닥 인생을 사는 19세난 드럭 딜러 레미지오(제리 허난데스)의 친절로 그와 한 아파트서 동거를 시작한다.
이산은 남동생으로부터 가족이 추수감사절을 맞아 집을 하루 비운다는 말을 전해 듣고 레미지오와 함께 자기 물건을 찾으러 귀가한다. 특히 이산은 사망한 어머니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밉상스러운 계모(줄리아 닉슨)가 갖는 것이 싫어 이 목걸이를 회수하러 온 것.
그런데 갑자기 이산의 아버지 등 가족이 집에 들이닥치면서 이산과 레미지오는 뜻하지 않게 가족을 인질로 잡는 사태가 발생한다. 그리고 이산은 총을 들이대고 계모에게 목걸이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나 계모는 목걸이가 은행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에 들어 있다고 말한다.
이때부터 이산과 레미지오는 이튿 날 은행이 문을 열 때까지 가족을 인질로 잡고 대치하면서 가족간에 갖고 있던 갈등과 비밀과 감정의 잡다한 문제들이 토론되고 노출된다. 밤이 깊어 가면서 이산과 가족간의 긴장감은 폭발점을 향해 치솟는다.
긴장감과 사실성 그리고 감정적 양상을 골고루 지닌 작품으로 틴에이저들을 자녀로 가진 한국인 부모들의 자녀들과의 관람을 권한다. 페어팩스(323-655-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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