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눈이, 숨이 멎은 ‘오지 체험’ 5시간

2005-08-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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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숨이 멎은 ‘오지 체험’ 5시간

급하게 흐르는 물결을 피해 계곡 옆으로 이동하고 있는 산악회원들.

독자여행기 … 자이언 내로우 하이킹

모든 강들은 한 곳을 향해 흐른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의 멈출 수 없는 행진 의미는 무엇일까? 일상의 관행에서 벗어나 자연의 순리를 맛보고 싶을 때 재미한인산악회(회장 배대관)는 자이언 국립공원을 여러 방면으로 체험했다.


암벽사이 강폭 20~30피트
물살에 깎인 비경은 경외감


재미 용산고등산악회(16명)와 재미 한인마라톤 동호회(14명)가 지난 독립기념일 연휴에 나선 자이언 내로 하이킹은 매우 감동적인 행위였다. 신의 성전이라 명명된 공원 내 화려하면서도 장엄한 석벽들의 풍경이 일품이었으며 공원 아랫마을 세인트 조지시를 풍성하게 살찌우는 버진강의 하이킹도 좋았다.
그 강의 원류인 내로라는 협곡은 폭넓이 20~30피트의 강이다. 사방벽 높이 20피트로 물살은 오늘도 강바닥을 깎으며 또 하나의 비경을 키워내고 있다.
빙하에 칼질되어 매끈한 석벽이 질감, 소용돌이치는 물결이 성형시킨 동굴들, 세월의 고단함에 둥글어진 갖가지 색깔의 강돌, 흐르는 생명수에 생존하는 바위의 잎새, 송어들이 발 옆에서 꼬리를 흔들며 방문객의 이동을 관찰하는 게 보인다.
내로 하이킹은 버진강 물 건너기를 의미한다. 전구간에서 적어도 80%는 강 건너기를 되풀이 해야한다. 첨벙, 첫발을 담그는 순간 살아있는 강물의 흐느낌이 뇌까지 잔류된다.
트레일은 강바닥이므로 고정된 루트가 있는 게 아니다. 가장 얕은 곳을 택해 조심스럽게 건너고 물이 돌아 비켜 가는 곳에서는 자갈길로 오르곤 한다. 협곡은 본래부터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곳, 바닥의 돌은 미끄러워 중심을 잃기가 쉬운 곳이다. 연속으로 이어지는 서늘한 계곡과 차가운 물은 체온저하를 빈번하게 하므로 철저하게 계산된 복장을 착용한다.
트레일 전구간은 16마일. 대개 상류의 Chamberlain’s Ranch에서 시작해 하류 Sinawava Temple까지 내려오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평균 12시간 코스로 쉽지 않다.
지난겨울 많은 강우량으로 협곡의 수량이 많아 이번 등반을 아래쪽 입구에서 시작해 운행 가능한 곳까지 물길을 거슬러 오르는 왕복 5시간의 오지체험을 즐겼다.
호흡마저 멈추게 하는 강도의 풍경과 액티브 한 운행을 사진으로 담았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싶은 하이커는 도중 캠프에서 1박을 할 수도 있다. 그 대신 캠핑장비와 식량까지 패킹을 해야 하는데 하중의 부담도 있겠으나 내려오는 코스이므로 권장할 만도 하다.
비지터센터에서 퍼밋을 받아야 한다. 오물처리 봉지도 지급 받아 사람의 오물까지 갖고 내려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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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을 하기 위해서는 식량과 장비를 패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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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킹 코스 중간 중간에는 물이 허리까지 오는 곳도 있다.

<글 장원서·사진 김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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