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납치특급’ ★★★½(5개 만점)

2005-08-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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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특급’ ★★★½(5개 만점)

부두가 칼라에게 몸값 2만달러를 가져오라고 요구하고 있다.

(Kidnap Express)

피랍된 두 연인
3인조 납치범
‘개성 대결’

빈부입장 공평하게 묘사 특이

라틴 아메리카에서 크게 유행하는 돈을 노린 부자들 인질극 사건을 다룬 속도감 있고 에너지와 긴장감이 가득한 베네수엘라 영화다. 특히 밤의 카라카스를 찍은 촬영이 멋있는 거칠고 사나우면서도 감정을 지닌 흥미 있는 스릴러다.
카라카스의 유혹적이면서도 어딘가 두려운 기운을 갖춘 밤에 두 연인 칼라(미아 마에스트로)와 마틴(장 폴 르루)은 클럽을 전전하다 술에 취해 마틴의 고급 차로 돌아온다. 마틴은 졸부 스타일이지만 칼라는 지적 진보파형.
이들의 외모를 보고 돈이 있다고 판단한 3인조 납치범들인 부두(페드로 페레스)와 트레세 와 니가는 이들을 납치해 자기들 밴에 감금한다. 그리고 납치범들은 2시간 내 2만달러를 가져오라고 요구한다.
칼리는 자신의 부자 아버지 세르지오에게 전화를 하나 이때부터 온갖 혼란이 일어난다. 납치범들이 칼라 일행을 납치한 뒤로 영화상영 시간과 영화 속 사건진행 시간이 거의 비슷하게 계속돼 사실감이 강하다.
밤새 두 남녀를 끌고 다니는 납치범들의 ATM 강도사건이 좌절되는가 하면 3인조는 게이 드럭 딜러의 궁전 같은 집에 잠깐 들러 어둡게 코믹한 사태를 연출하기도 한다.
각본을 쓰고 감독한 조나산 재쿠보위즈는 피랍자들의 분노를 보여주는 동시에 사람이 살 수 없는 슬럼 출신의 납치범들의 처지도 공평하게 반영하고 있다.
칼라와 마틴의 상반된 정치적 견해의 충돌과 함께 좋은 납치범과 악한 납치범간의 개성의 대결이 고루 묘사된다.
베네수엘라의 특정 정치집단을 비판하지 않으면서도 정치적 논평을 하고 있는 스릴러로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입장을 공평하게 얘기한 특이한 납치극 스릴러다. 연기도 좋은데 특히 마에스트로와 페레스의 그것이 돋보인다.
R. Miramax. 아크라이트(323-464-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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