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침을 지배하라

2005-08-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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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부터 하루 일과를 시작하다보면 가끔 몇 가지 사실에 놀라게 된다.
꼭두새벽부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하루의 문을 열고 있구나, 이러다 어쩌면 나만 뒤쳐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조급함이다. 낮이면 소음과 공해로 뒤덮이는 거리조차 아침에는 신선한 공기로 가득 차있고 한낮에 보던 복잡함과는 달리 한결 여유롭고 맑은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이른 새벽 한가한 거리를 차로 달릴 때면 커피 한 잔의 여유만으로도 그저 사는 것이 한없이 행복하고 편안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매일 지나는 거리지만 왠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마 따뜻한 한 잔의 커피가, 창 밖을 스쳐 가는 맑은 공기가 너무나 소중하고 감미롭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은 이른 아침의 여유만이 전해줄 수 있는 선물인 것이다.
한동안 인구에 회자되던 ‘아침형 인간’이란 말 그대로 일찍 일어나 아침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생활방식을 가진 인간을 지칭하는 말이다. 여기서 ‘유용하게 활용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영어 학원을 다니는 것 같은 자기 계발이나 수영, 조깅과 같은 운동을 통한 자기 관리, 레저 등으로 보면 될 것이다.
다른 사람과 다르게 인생을 ‘두 배로 산다’는 말은 매우 매혹적으로 다가선다. 2003년 10월 일본인 의사 사이쇼 히로시(稅所弘)가 쓴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이 출간되면서 더욱 더 관심을 끌게 되었다. 이 책에 따르면 인간은 원래 일출과 동시에 일어나고 일몰과 동시에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해왔으나 지난 100년간 문명이 발달하여 밤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신체의 리듬이 깨졌다고 한다. 또 아침형 인간은 자연의 리듬에 따라 생활하게 되는 사람이며, 아침의 1시간은 낮의 3시간과 맞먹는다고 한다.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수면시간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5시로 정하고, 저녁에 할 일과 아침에 할 일을 구분해서 하며, 반드시 아침식사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야근이나 저녁 술자리를 피해야 한다. 일순간에 아침형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서서히 일어나는 시간을 앞당기면서 아침 햇빛을 많이 쪼이면 큰 무리 없이 생체리듬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또 남는 아침시간을 이용하여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아이디어를 내고, 평소에 하기 어려웠던 일을 하며, 정보수집 및 운동을 하면 더 규모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내 경우 몇 시에 잠자리 들든 상관이 없고 긴 여행 중 어디를 어떤 시간에 도착하든 상관없이 아침에 해 뜨는 시간에 맞추어 일어난다. 그리고 아침에는 컴퓨터 앞에서 적어도 1시간을 보낸다. 특히 아침에는 집중력과 창의력이 높아져 적은 시간으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을 목표로 하여 성취하려는 계획을 가진 사람들은 주로 아침 출근시간 전까지의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새벽 3~4시에 기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GE의 잭 웰치 회장은 오전 7시30분부터 업무를 시작한다고 한다.
‘아침을 지배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등식은 성공한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는 모두 공감하는 내용이다. ‘아침’이라는 단어를 가슴속에 품고 살아간다면 정말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이루지 못할지 몰라도 새로운 인생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시간에 쫓기고 수동적으로 모든 것을 대하는 인생이 아니라 여유로우면서도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인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남문기
<뉴스타 부동산 대표>
(213)999-4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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