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 ‘포인트 블랭크’

2005-07-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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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꽉찬 예술적인 필름 느와르
터프가이 리 마빈·앤지 디킨슨 열연

과묵한 터프가이 리 마빈의 늠름한 모습과 섹시한 앤지 디킨슨의 미니 스커트가 멋있는 스타일 좋은 폭력적인 필름 느와르다. 1967년 존 부어맨이 감독한 아방가르드 갱스터 영화로 꽉 조여진 긴장감 가득한 컬트 무비다. 갱스터 영화로선 무척 예술적인데 마치 초현실적 영화처럼 환상과 플래시백과 시간을 무시한 진행 등 다양한 수법으로 이야기를 엮어나가고 있다. 이 영화는 1999년 멜깁슨 주연의 ‘페이백’으로 리메이크 됐다.
워커(마빈)와 그의 친구 리스와 워커의 아내 린은 자기들이 강탈한 갱의 거액 현찰을 숨겨둔 알카트라스로 이 돈을 찾으러 간다. 그러나 워커는 섬에서 리스와 린에게 배반당해 리스가 쏜 여러 발의 총알을 맞고 쓰러진다. 리스와 린은 워커가 죽은 줄 알고 섬을 떠나는데 강인한 워커는 일어나 헤엄을 쳐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다. 이때부터 워커는 LA와 샌프란시스코를 누비며 가차없이 폭력적인 복수를 하는데 묘한 것은 영화에서 워커가 직접적으로 살인하는 장면이 하나도 없다는 점. 그는 말하자면 복수의 원혼인 셈이다.
워커 앞에 갱의 회계사라는 사람이 나타나 자기가 리스가 갖고 튄 돈의 행방과 리스의 아지트를 알고 있다고 도움을 자청한다. 먼저 워커는 리스에게서 버림받고 약물중독자가 된 린의 아파트를 찾아간다(이때 워커가 거울로 둘러싸인 방의 린의 침대에 여러 발의 총질을 하는 장면이 멋있다.) 린은 워커의 방문을 받은 날 자살한다.
이어 워커는 린의 여동생 크리스(디킨슨)를 이용해 삼엄한 경비 하에 있는 리스의 펜트하우스로 잠입한다. 여기서부터 여러 사람이 황천으로 가고 배신과 음모와 복수로 짜여진 플롯은 독이 오른 듯 동아리를 튼다. 기차게 멋진 영화다. DVD. W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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