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해피 엔딩’★★★½(5개만점)

2005-07-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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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Endings)

얄궂은 군상들이 맺고 푸는 사랑과 관계

여러 사람들이 나와 감나무에 연줄 엉키듯 서로들 칭칭 감겨가면서 사랑과 관계의 이야기를 엮어내는 장황하고 말많은 영화이지만 재미있고 독특하다.
하나 같이 정신적으로 불안한 남가주 사람들이 나와 감정적으로 맺고 풀어지며 기만하고 또 자기를 확인하면서 참사랑을 찾아 헤매는 연기를 유머와 약간의 페이소스를 섞어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는 특히 아기 출산이 중요한 플롯으로 작용하는데 출산과 임신중절이 영화를 이끌어 가는 큰 동기로 작용한다. 10명의 중요 인물이 등장하는데(그 중에는 두 쌍의 게이 커플이 있다) 이들이 20년 전에 한 여인(리사 쿠드로)이 자기 의붓오빠와 동침해 임신한 아기를 입양한 과거를 둘러싸고 이야기를 엮는다.
정자기증을 둘러싸고 우정의 시련을 맞는 게이 커플, 임신중절 카운슬러와 이 여자가 과거에 남에게 준 아이에 관해 알고 있는 자칭 영화제작자, 돈 많은 아버지와 그의 아들과 모두 동침해 임신, 누가 아버지인지를 몰라 당황해 하는 당돌한 젊은 여자 등이 화면을 캔버스로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얘기를 그린다.
상당히 내용이 복잡하지만 마음 편안히 따라가다 보면 얄궂은 재미를 느끼게 되는 영화다. 연기들이 좋은데 특히 게이인 청년(제이슨 리터)과 그의 돈 많은 아버지(탐 아놀드)와 모두 동침을 하고도 얼굴 하나 붉히지 않는 여자 역의 매기 질렌할의 모습과 연기가 섹시하고 신선하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온갖 시행착오 끝에 모두 일종의 해피엔딩을 맞게 되는데 그 해피엔딩이 반드시 해피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정치적 의미를 내포한 영화로 코믹하면서도 진지하고 또 색깔 있게 표현했으나 이런 얘기는 결코 처음 듣고 보는 것은 아니다. 단 루스 감독.
R. Lionsgate. 선셋 5(323-848-3500), 뉴윌셔(310-281-8223), 타운센터5(818-981-9811), 타운센터6(800-FANDANGO#143), 플레이하우스(626-844-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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