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 ‘쥘르와 짐’

2005-07-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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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인 우정과 사랑, 시 같은 영화
가장 잊지못할 상큼한 삼각 로맨스

성적 자유와 그것의 한계에 관한 서글픈 명상으로 서정적 흑백 촬영과 음악이 뛰어나게 아름다운 프랑스 영화다.
영화사상 가장 멜랑콜리 하면서도 상쾌한 잊지 못할 삼각 로맨스의 이야기로 더할 나위 없이 감동적인 우정과 사랑, 예술과 보헤미아니즘의 시와도 같은 영화다. 프랑솨 트뤼포가 감독한 1962년작.
1912년 파리. 독일 사람인 쥘르(오스카 워너)와 프랑스 사람인 짐(앙리 세르)은 절친한 친구로 둘 다 젊은 작가들. 두 사람의 보헤미안적 삶에 자유분방하고 거역할 수 없는 마력을 지닌 신비한 미소를 지닌 프랑스 여인 카트린(잔느 모로)이 개입하면서 얄궂은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쥘르와 짐은 모두 카트린을 숭배하는데 쥘르가 먼저 자기 파괴적인 카트린에게 구혼한다. 짐은 둘의 관계를 방해하지 않고 옆에서 헌신적으로 카트린을 사모한다. 1차대전이 터지자 쥘르와 짐은 서로 적이 되어 싸우는데 전쟁 후 쥘르는 짐을 자기 시골집으로 초대한다. 쥘르와 카트린은 결혼해 딸까지 두었으나 정열적인 카트린은 다른 남자와 불륜의 사랑을 태운다. 그리고 쥘르는 카트린과 짐이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고 짐에게 자기가 이혼할 테니 카트린과 결혼해 달라고 부탁한다.
카트린을 경배하는 쥘르는 단지 그녀의 곁에서 보고만 있어도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뒤로 짐과 카트린은 만남과 이별을 계속하면서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나 결국 이 사랑은 충격적인 비극으로 끝이 난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늘 신선한 느낌을 주는 영혼을 파고드는 자유롭고 심오한 작품으로 지친 듯 나태한 잔느 모로의 모습이 묽은 초컬릿 맛을 낸다. 수 없이 계속해 보아도 심미적 달콤함과 서늘함을 채 다 못 체감케 되는 경이로운 영화다. DVD. Criter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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