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레이트 워터’★★★½(5개 만점)

2005-07-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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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 Water)

참담한 수용소 동심들의 ‘영혼 해방’

스탈린 시대 수용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유고의 정치가가 죽어가면서 과거의 참담한 생활을 회상하는 식으로 전개되는 신랄하고 생생한 악몽의 기록이다. 내용은 무척 어둡지만 환상적인 이미지와 음악 그리고 대부분 어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등 볼만한 점이 많은 강력한 작품이다. 마세도니아 영화로 영어자막.
마세도니아 정치인인 렘이 심장마비를 일으켜 응급실로 급히 옮겨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얘기는 렘이 고아였을 때 마세도니아 남부의 한 호숫가에 있는 낡아빠진 수용소의 생활로 거슬러 올라간다. 렘은 2차대전 후 다른 많은 고아들과 함께 이 수용소에 내던져졌다.
수용소장은 “아빠”로 불려지길 원하는 철저한 스탈린 신봉자인 무지막지한 아리톤. 그러나 그의 여부관인 올리베라는 상관의 형벌위주 수용소 운영과 막무가내식 정치 교화에 반대한다. 이와 함께 어린 렘과 다른 고아들이 겪는 수용소의 잔인한 행위들이 절망감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런데도 렘과 아이들은 역시 아이들이어서 이런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때로 웃음을 잃지 않고 우정을 즐기면서 동심을 지킨다. 이들의 유일한 위로는 올리베라의 따뜻한 마음.
이런 분위기와 수용소의 질서를 뒤집어놓는 사람이 새로 수용소에 들어온 이삭. 이삭은 처음에는 렘을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결국 렘의 자신에 대한 관심을 받아들이면서 둘은 형제가 된다. 이삭은 핍박받는 아이들의 영적 자유를 상징한다고 하겠는데 그의 행동이 초현실적인 촬영에 의해 거의 괴기한 힘을 발산한다. 뛰어나게 아름다운 촬영과 무드 짙은 음악 그리고 나무랄 데 없는 배우들의 연기에 의해 사실적인 것과 감정적인 것이 균형을 제대로 갖춘 좋은 영화가 되었다. 성인용. 뮤직홀(310-274-6869)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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