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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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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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비: 풀 탱크’
(Herbie: Fully Loaded)

1969년 디즈니가 만들어 빅히트를 했고 속편이 여러 편 나온 가족용 코미디 ‘러브 벅’(The Love Bug)의 리메이크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자율신경과 정신을 가진 낡아빠진 폭스왜건 비틀로 이 차가 좋은 임자를 만나 자동차 경주대회에 출전, 우승을 했었다.
신판에서는 요즘 10대 소녀들의 우상인 린지 로핸이 경주자동차 운전자로 나와 정크야드에서 폐차가 되기 직전의 비틀을 구해내 때 빼고 광을 낸 뒤 NASCAR에 출전해 챔피언이 된다. 비틀이 우승하기 전 로핸은 이 차와 함께 여러 대회에 나가 속도를 마구 내는데 영화를 찍기 위해 전 미국서 찾아낸 37대의 비틀이 동원했다. 로핸의 라이벌 운전사로 맷 딜론이 나오고 왕년의 배트맨 마이클 키튼도 공연한다. G. 전지역.


‘산송장들의 땅’
(Land of the Dead) ★★★


산송장들이 식용으로 살아있는 인간들의 고기를 뜯어먹으려고(눈뜨고 못본다) 설쳐대는 영화들인 좀비 영화의 대가 조지 로메로의 또 다른 산송장영화. 로메로의 산송장영화들은 ‘산송장들의 밤’(1968)과 ‘산송장들의 새벽’(1979) 및 ‘산송장들의 날’(1982) 등이 있다.
인류의 생존자들은 요새화한 도시 안에서 악몽과 같은 삶을 살고 도시 밖 황무지에서는 산송장들이 돌아다니는 세상. 도시의 힘있는 부유층은 도시 높이 자기들만의 탑을 세운 뒤 특권을 누리고 사나 탑 아래 인간들은 악몽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위안을 찾으려고 도박과 마약 등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부유층이 원하는 물건들을 도시 밖에서 구해오는 임무를 맡은 용병들간에 내분이 일고 산송장들이 도시를 공격하면서 산 자와 죽은 자들 간에 전투가 일어난다. R. 전지역.


‘검은 초호의 괴물’
(Creature From the Black Lagoon)

1950년대 할리웃에서 크게 유명했던 장르인 괴물 공포영화의 대표작으로 1954년산 흑백. 이 영화를 모방한 작품들이 여러 편 나왔다. 아마존으로 탐사를 나간 사람들이 수중에 사는 지느러미 인간의 습격을 받고 혼비백산한다. 수중 촬영이 뛰어나고 으스스한 무드가 좋은 흥미 만점의 영화. 리처드 칼슨, 줄리 애담스 주연.


‘외계서 온 괴물’
(It Came From Outer Space)

공상과학 소설의 대가 레이 브래드베리의 소설이 원작으로 재미있다. 애리조나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접시에서 나온 외계인들이 자신들의 신원을 감춘 채 고장난 비행기를 고치려고 동네 사람들로 모습을 취한다. 리처드 칼슨, 바바라 러시 주연. 1953년작 흑백.
둘 다 입체영화로 26~28일 뉴베벌리시네마(323-938-4038) 동시상영.


‘내 사랑의 여름’(My Summer of Love)

HSPACE=5


영국 북부 요크셔의 그림 같은 계곡마을에 사는 모나는 흙과 같은 소녀. 그녀의 보호자인 전과자 오빠 필은 갑자기 기독교에 귀의 생계수단인 맥주집을 성경공부 센터로 만든다. 이런 오빠에게서 떨어져 나온 모나가 우연히 사귀게되는 소녀가 귀족적인 부잣집 딸 탐신. 역시 부모의 사랑을 못 받는 탐신은 모나와 즉각적으로 감정이 연결되면서 친구가 된다. 둘은 뜨거운 여름 날 산과 들과 못으로 돌아다니면서 서로에게 자신의 비밀을 고백하면서 우정을 쌓는데 급기야 이 우정은 동성애적 사랑으로 변모한다. 자유로운 스타일을 지닌 거의 종잡을 수 없는 분위기의 작품으로 모나의 한 여름 낮의 꿈이라고도 하겠다. R. 선셋 5(323-848-3500), 샌타모니카 뉴윌셔(310-281-8223), 샌타애나 빌리지(800-FAN DANGO #162)


‘와일드 사이드’(Wild Side) ★★★

사랑과 가족에 관한 강렬하고 에로틱한 탐구로 고독하고 사회에서 버림받은 세 남녀의 탯줄처럼 엉킨 관계의 이야기다. 시적으로 생략적인 서술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내용보다 무드와 촬영이 압도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또 아름답다. 소외와 우수에 관한 분위기 영화다.
성전환 수술 이전의 여장남자인 스테파니는 파리 거리의 창녀. 그녀는 자기를 사랑하는 러시안 불법체류자로 접시닦이인 미하일과 역시 몸을 파는 젊은 아랍계 자멜과 한 아파트에서 동거한다. 그런데 자멜도 스테파니를 사랑하면서 셋은 짙은 애정과 가족애로 결집된다.
그런데 북프랑스 시골에 사는 스테파니의 어머니가 죽어가면서 17년 전 집을 떠난 스테파니가 미하일과 함께 귀가하고 조금 후 자멜도 도착한다. 인간 육체와 내면 그리고 자연 풍경에 관한 고찰인 프랑스 영화. 노골적인 섹스 신이 많다. 리전트(323-934-2944).


‘마지막 거물’(The Last Mogul) ★★★½

할리웃의 실질적인 창설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창립자 고 루 와서맨에 관한 기록영화. 할리웃 역사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작품이다.
와서맨은 60년간 할리웃에 군림하면서 히치콕과 지미 스튜어트에서부터 스필버그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달리한 다양한 영화인들과 함께 일했다. 그는 뛰어난 거래 협상가로 영화산업의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예안을 가졌었다.
그의 재능과 비전과 권력은 스튜디오 운영방식과 영화제작 및 배우의 계약 등 할리웃의 전반적인 체계와 생태를 변화시켰고 지금도 할리웃은 그의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 영화는 1920년대 클리블랜드의 범죄로 얼룩진 이민자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할리웃의 왕으로 성공하기까지의 와서맨의 삶을 상세히 보여준다.
와서맨은 레이건과 막역한 사이로 레이건은 와서맨이 없었다면 자기가 대통령이 돼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아크라이트.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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