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펭귄의 행진’★★★½

2005-06-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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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of the Penguins)

감동적으로 그린
남극 펭귄들 삶의 대장정

혹한과 눈보라가 몰아치는 남극에 사는 황제 펭귄들의 적자생존과 인정사정 없는 혹독한 자연에 대한 필사적인 투쟁을 그린 기록영화다. 제작팀은 남극에서 13개월을 보내며 펭귄들의 이동과 새끼 분만과 겨울나기 그리고 먹이 구하기 등을 아름다운 영상미로 담았는데 어떻게 이런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았을까 하고 경탄하게 된다.
도저히 생물이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은 환경에서 펭귄들이 교미해 새끼를 배고 또 혹한 속에 새끼를 낳고 키우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번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재미있고(약간 단조롭기는 하지만) 가슴 훈훈하며 또 교육적인 작품이니 어린 자녀들과 함께 보길 권한다.
펭귄들의 교미행태와 어미의 본능 그리고 새끼를 낳고 보호하는 수컷과 암컷의 행동을 상세히 기록한 영화는 수많은 펭귄 중에서 한 쌍을 골라 그들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영화는 처음에 얼음바다 속으로부터 수백마리의 펭귄들이 얼음 위로 뛰어올라 새끼를 낳기 위해 70마일의 대장정에 오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연미복 입은 사람처럼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우습고 귀엽다.
일단 목적지에 도착하면 수적으로 월등히 많은 암컷간에 수컷 쟁탈전이 벌어진다. 펭귄들은 수컷을 차지하려고 가벼운 육박전을 벌인다. 여기서부터 카메라는 두 주인공 펭귄 한 쌍을 골라 이들의 교미와 새끼 부화과정을 근접 촬영했는데 일단 알을 밴 암컷은 이 알을 수컷에게 공을 굴리듯 넘겨준 뒤 먹이를 구하러 바다로 대장정을 시작한다.
새끼를 부화하는 것은 수컷인데 이들이 사정없이 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필사적으로 알을 품고 추위를 이겨내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마침내 새끼가 나오고 수컷들은 먹이로 배가 불러진 암컷의 귀환을 기다린다. 암컷들이 귀가하면서 부부화창이 일어나는데 묘한 것은 수천마리 펭귄 중에서 목소리로 자기 짝을 찾아내는 본능.
가족생활은 잠깐이고 펭귄들은 자립하게 된 새끼들을 남겨 놓고 다시 얼음바다를 향해 행진을 시작한다. G. 아크라이트(323-464-4226). 모니카(310-394-9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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