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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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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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의 작가’(Writer of O)

1950년대 프랑스 사회를 뒤흔들어 놓았던 새도매조키스틱 소설 ‘O의 이야기’의 저자 도미니크 오리에 관한 기록영화.
폴린 레아지라는 가명으로 이 책을 쓴 오리는 프랑스의 저명한 출판사 갈리마르의 번역자이자 편집자였다. 그녀는 카뮈와 친구였고 소설과 달리 마음의 삶에 정열적으로 매달렸던 사람.
그러나 오리는 밤에 창녀복장을 하고 파리시내를 활보했고 자기상사인 작가 장 포랑의 오랜 정부이기도 했었다. 그리고 둘 다 2차대전시 레지스탕스 요원이었다. 오리는 1998년에 사망했다. 오리를 알았던 사람들과의 인터뷰와 오리의 소설내용을 일부 극화해 만든 다큐 드라마. 18일 하오 6시 이집션 극장(323-466-FILM)


‘거래’(The Deal)★★★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아직도 미군과 그들의 적이 교전을 하고 있고 또 개스 값이 치솟고 있는 요즘 시의에 매우 적절한 기업 스릴러. 가까운 미래. 중동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개스 값은 갤런당 6달러.
이때 야심만만한 젊은 투자 전문가 탐(크리스천 슬레이터)이 200억달러에 달하는 러시아 석유회사 합병을 둘러싼 더러운 거래에 휘말려든다.
이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서로 이권을 노린 자들은 살인마저도 서슴지 않는다. 탐과 이상주의자로 대기업의 부정을 폭로하는 것을 비밀 임무로 지닌 탐의 젊은 여성 동료가 각자 나름대로 거래에 관한 진실을 발견하면서 그 배후에는 돈과 석유 외에 더 큰 무엇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부패한 기업체의 탐욕과 더러운 정치적 책략을 다룬 사실감 나는 요즘 세상의 드라마다. R. 베벌리센터(800-FANDANGO #701), 어바인 타운센터(800-FANDANGO #143).


‘퓨어’(Pure) ★★★½

마약 중독자를 어머니로 둔 10세난 소년 폴이 어린 남동생을 돌보며 어머니의 재생을 기다리면서 험한 런던의 서민층 동네에서 생존해 가는 과정을 그린 감동적인 드라마로 폴 역의 해리 이든의 연기가 뛰어나다.
런던의 이스트엔드에 사는 가난한 폴은 어머니가 아버지 사망 후 마약에 의존하면서 어머니와 어린 동생을 돌보며 집안의 사실적인 가장노릇을 한다. 이 영화는 순수에 관한 얘기로 폴이 어머니를 마약중독에서 구원해 내고 모자간의 사랑의 연계를 보호하려고 절망적으로 몸부림치는 모습이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어머니는 중독자로서 삶의 밑바닥까지 가게 되자 자신과 가족을 구하기 위해 중독과 정면으로 대결한다. 폴이 어머니를 재생시키기 위해 온갖 수단을 쓰다가 반항적으로 스스로 코케인을 흡입하는 모습이 충격적이다. R. 페어팩스(323-655-4010).


‘하이 텐션’(High Tension)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고 잔인하고 피로 범벅이 된 프랑스 공포영화로 첫 장면부터 필설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다. 이런 충격은 영화 끝까지 내내 계속되면서 스크린에서 고개를 돌리게 만드는 데도 영화는 재미있다.
알렉스는 대학 친구인 마리와 함께 번잡한 파리를 떠나 시골의 부모 집에 주말을 보내러 온다.
두 여대생은 잡담을 나누다 잠자리에 드는데 멀리서 낡아빠진 밴의 헤드라이트가 이 집을 조명한다. 그리고 덩지가 큰 무지막지한 연쇄살인범이 집에 침범하면서 전율스러운 살육과 공포가 일어난다. 그러나 여자를 약자로 보았다간 큰 실수. 알렉스는 전기톱을 들고 킬러와 정면 대결한다. 사운드 트랙이 공포감을 한껏 부추긴다. R 전지역.


‘완전한 남자’
(The Perfect Man)

혼자 사는 엄마인 진(헤더 로크레어)은 틴에이저 딸인 할리(힐라리 더프)와 할리의 여동생 조이에게 좋은 엄마이자 친구 같은 여자.
그런데 평소에는 좋은 엄마이던 진은 애인과 사귀게 될 때마다 문제를 일으켜 할리의 속을 썩인다.
진은 늘 자기보다 못한 남자를 골라 사귀다가 로맨스의 열기가 식으면 헤어지곤 한다. 그리고 그 때마다 두 딸을 데리고 다음 도시의 남자는 전보다 나으려니 하는 희망을 품고 이사를 간다.
한군데 정착해 정상적인 10대 생활을 하고픈 할리는 엄마가 계속 상심해 하는 것을 보다 못해 있지도 않은 남자를 창조해 엄마를 몰래 연모하는 사람이라고 속인 뒤 진에게 E-메일을 보낸다. PG. 전지역.



‘크리스탈’(Chrystal)

미 남부를 무대로 한 상처받은 두 부부의 영적 구원을 그린 드라마.
끔찍한 교통사고에서 어린 아들을 잃은 부부의 얘기가 사고 20년 후부터 시작된다.
이 사고서 크게 다친 크리스탈은 방황 끝에 고향 아칸소의 시골에 정착한다. 그런데 그때까지 교도소에 있던 크리스탈의 남편 조(빌리 밥 손턴)가 느닷없이 아내 앞에 나타난다.
둘은 함께 살면서도 대화를 거의 나누지 않고 각자가 자기 할 일만 한다. 그런데 동네의 마약딜러 스네이크가 조에게 그의 땅에 마리화나를 재배하라고 종용하고 압박하면서 두 남자간에 주먹질이 벌어진다.
한편 크리스탈과 조가 서서히 서로에게 말문을 열면서 둘의 속에 담겨 있던 사랑도 상냥하게 고개를 내밀게 된다. 주인공들의 내면 성찰을 부각시킨 드라마로 연기가 좋고 경치도 아름답다. R. 선셋5(323-848-3500).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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