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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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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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동심’(Stolen Childhoods)★★★

메릴 스트립이 해설하는 기록영화로 오늘날 전세계서 노예처럼 일하고 있는 2억4,600만명의 아동 근로자들의 참담한 모습을 담았다.
미국과 인도와 인도네시아 및 브라질 등 8개 국에서 열악한 환경과 저임금에 시달리며 일하는 아동 노예들의 모습을 그들의 인터뷰와 노동 조건의 현실을 통해 보여준다.
살충제가 잔뜩 묻은 엽연초와 커피와 야채를 거두고 쇠사슬에 묶인 채 카펫을 짜고 납치돼 바다 한가운데의 플랫폼에서 고기를 잡는 아이들 그리고 쓰레기더미 속에서 물건을 수집하고 창녀로 팔리고 채석장과 벽돌 공장서 혹사당하는 아동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기록됐다.
영화는 아동노동을 막기 위한 전세계적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뮤직홀 (310-274-6869).


‘체면유지’(Saving Face)


HSPACE=5


뉴욕의 성공한 중국계 외과의 윌은 착한 딸로 48세의 미망인으로 아름다운 어머니의 뜻에 따라 매 주말이면 플러싱에서 열리는 총각처녀 파티에 참석하다. 가십 좋아하는 동네 아주머니들은 윌이 A급 아내감이라고 수다들을 떨지만 윌은 레즈비언.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가 윌의 아파트에 나타나 임신해 함께 살던 아버지로부터 쫓겨났다며 짐을 풀어놓는다. 그래서 윌과 어머니는 함께 살기 시작하는데 잔소리 많고 하루종일 연속극 보면서 군것질을 하는 어머니는 아기 아버지의 신분을 안 밝힌다.
한편 윌은 자극적으로 아름다운 뉴욕 시티발레의 댄서 비비안과 깊은 사랑에 빠지나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라난 소심한 윌은 둘의 관계를 공개하기를 두려워한다. 이로 인해 두 연인간에 충돌이 인다. R. 선셋 5(323-848-3500),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언(310-281-8223), 엔시노 타운센터(818-981-9811), 패사디나 플레이하우스(636-844-6500), 코스타메사 빌리지(800-FANDANGO #162).


‘여행하는 팬츠들의 자매결연’
(The Sisterhood of the Traveling Pants)

평생 친구들인 네 처녀의 어느 특별한 한 여름의 시간에 관한 앤 브라셰어즈의 베스트 셀러가 원작. 어머니들이 임산부 에어로빅 클래스에서 만난 4명의 여아들은 함께 성장하면서 서로 판이한 개성에도 불구하고 깊고 지속적인 우정을 이어간다.
그러나 이들은 커서 처음으로 서로 각기 제 갈 길을 갈 때를 맞게 된다. 내성적인 카르멘은 이혼해 타주에 사는 아버지를 만나기로 한다. 스타 운동선수인 브리젯은 멕시코로 축구캠프를 위해 떠날 준비를 한다. 재능 있는 미술가인 레나는 그리스의 조부모 집으로 여행을 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반항적인 티비만 혼자 마을에 남게 된다.
이들이 서로 헤어지기 전날 샤핑을 하면서 4명 모두에게 꼭 맞는 진바지를 발견, 이것이 그들에게 무엇을 뜻하는지를 알기 위해 한 사람이 1주일씩 입어보기로 결정한다. PG. 전지역.


‘심해’(Deep Blue)★★★

바다 속의 신비를 아름답고도 장엄하게 담은 좋은 기록영화. 심해 잠수정이 바다 속에서 상어떼 사이를 헤쳐가면서 또 거대한 킬러 고래와 함께 파도를 타고 넘으면서 이들의 활동을 빠르고 가까이서 찍은 촬영이 아찔하다. 카메라는 또 극지대 백곰과 물개들의 모습과 함께 암흑처럼 어두운 심해에 사는 우리가 여태껏 보지 못했던 외계동물과도 같은 생물들도 보여준다. 깊고 푸른 바다의 경이와 힘과 드라마를 즐길 수 있는데 촬영과 음악이 모두 훌륭한 서사적이요 감정적인 바다여행이다.
대양을 아찔하도록 가깝고 생생하게 보여주는 작품으로 총천연색의 산호초들과 우주와도 같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심해 그리고 여기서 사는 생명체들의 모습을 장엄하면서도 때론 우습게 포착했다. 20명의 촬영기술진이 5년간 200여 장소에서 찍은 필름을 정리했다. 피어스 브로스넌 해설. G. 선셋 5 (323)848-3500.


‘거래’(The Deal)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아직도 미군과 그들의 적이 교전을 하고 있고 또 개스 값이 치솟고 있는 요즘 시의에 매우 적절한 기업 스릴러. 가까운 미래. 중동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개스 값은 갤런당 6달러. 이때 야심만만한 젊은 투자 전문가 탐(크리스천 슬레이터)이 200억달러에 달하는 러시아 석유회사 합병을 둘러싼 더러운 거래에 휘말려든다. 이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서로 이권을 노린 자들은 살인마저도 서슴지 않는다. 탐과 이상주의자로 대기업의 부정을 폭로하는 것을 비밀 임무로 지닌 탐의 젊은 여성 동료가 각자 나름대로 거래에 관한 진실을 발견하면서 그 배후에는 돈과 석유 외에 더 큰 무엇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부패한 기업체의 탐욕과 더러운 정치적 책략을 다룬 사실감 나는 요즘 세상의 드라마다. R. 일부지역.


‘악마의 악수’(Shake Hands with the Devil)★★★½

1994년 르완다에서 종족 살육이 자행되고 있을 때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그 곳에 있었던 캐나다의 로메오 달레어 장군이 지난해 르완다를 재방문,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를 살펴본 기록영화.
달레어는 미국 등 서방세계로부터 버림받은 가운데 물자와 재정적 궁핍 속에서 100일간 80만명의 투치족과 온건파 후투족이 극단적인 후투족들에 의해 살육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 봐야했다. 그는 그 뒤 귀국해 살육을 못 막았다는 죄책감 때문에 자살까지 생각했었다.
이 영화는 그가 살육의 현장을 재방문해 다시 한번 인간의 악마성과 맞서면서 당시 살육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재회한 감정적 여정을 인터뷰와 기록 필름들과 함께 보여준다. 성인용. 9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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