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체리시즌 성큼

2005-05-3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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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데일 레오나 밸리 농장으로 ‘맛있는 나들이’

달콤한 체리 한입 싱그러움 가득히

6월부터 본격적인 체리 시즌이 시작된다. 남가주에서 가장 유명한 체리 농장지대인 팜데일 인근의 레오나 밸리 농장에는 이맘때면 탐스럽게 익은 체리들이 녹색 잎새마다 주렁주렁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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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면 남가주 체리시즌이 시작된다. 체리 과수원 가는 일은 아마도 많은 한인들에게 있어 초여름 연례행사일 게다.
우리들은 다리 품을 팔더라도,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마켓 진열대가 아닌 나무에 매달린 체리를 따먹는 걸 좋아한다. 아마도 동구 밖 과수원에서 자두와 복숭아를 따먹었던 기억 때문이 아닐까.
남가주에서 가장 유명한 체리 농장지대인 팜데일 인근의 레오나 밸리(Leona Valley)에서는 이맘때면 탐스럽게 익은 체리들이 녹색 잎새마다 주렁주렁 열린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겨울 이상저온의 영향으로 체리 수확이 예년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레오나 밸리의 체리시즌은 6월 중순이면 끝날 가능성이 높아 체리 따기를 즐기려면 서둘러야 한다.
체리의 수확량은 적지만 상대적으로 알은 매우 크고 달콤한 열매가 생산된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주말 여행을 만들 수 있는 레오나 밸리 체리 농장으로 온 가족이 체리 따기 나들이를 나서자.

이상기후로 수확 최악… 방문전 전화 문의부터

6월11일 시즌 시작, 1주일도 못넘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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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닉 시설을 갖춘 체리 농장도 있다.

자연은 정직하면서도 신비롭다. 봄에 눈 내리듯 피었던 하얀 꽃이 지고 태양의 뜨거운 열기와 물, 그리고 대지의 영양을 흡수한 나무는 아름다운 체리 열매를 가지가 휘어지도록 맺어준다. 아이들은 체리농장을 방문하면 반가운 마음에 나무들이 일렬로 심겨져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키가 닿으면 그냥 딸 수도 있지만 높은 곳은 사다리를 가져다 놓고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긴다.
태양 빛을 머금은 열매는 뜨겁기까지 하지만 물에 씻기도 전 입에 가져갈 수밖에 없을 만큼 유혹적이다. 체리를 따다가 한 입을 베어 문 아이들의 입 주변이 붉게 물든 것을 보고 엄마들은 닦아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깔깔 웃어댔다.
레오나 밸리에는 1만여그루의 체리나무가 있는데 지난 3월 중순 한창 나무에 꽃이 필 때 눈과 비가 내리는 바람에 많은 꽃들이 떨어지면서 체리 수확이 크게 줄어들었다.
겨울 우기에 낮은 기온도 3월말까지 계속되는 바람에 작황이 예년에 비해 반도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4월부터 캘리포니아의 맑고 따사로운 햇살이 계속됐으며 황금 옥토에서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한 나무들에서는 체리가 방울방울 열매를 맺고 있다.
체리 핏 랜치(Cherry Pit Ranch)의 미겔 루이스 매니저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체리의 수확이 저조한 편이다. 11일부터 시작되는 체리시즌은 단 1주를 넘지 못할 것”이라며 “체리를 따고 싶은 사람들은 오는 20일 전까지는 이 지역을 방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리는 일단 빨간 열매를 맺으면 금방 나무에서 떨어지고 또한 새들의 공격을 받기 때문에 농장들은 수확 가능한 상태가 되면 2주 내에 열매를 거둬들인다. 따라서 체리를 따기 위해서는 6월20일 전에 이 곳을 방문해야 한다.
이상 기후는 체리뿐만 아니라 다른 과일에도 피해를 끼쳐 이 지역 복숭아, 배, 살구의 수확률도 크게 떨어질 예정이다. 체리 수확 예상량은 농장이 있는 고도와 지형에 따라 큰 차이가 있어 어떤 농장은 단 한 알도 제대로 열매가 달리지 않는 곳이 있는가 하면 최악의 기후조건 속에서도 별로 타격을 안 받는 곳도 있다. 하지만 악조건 속에서 살아남은 체리는 다른 해보다 훨씬 더 달고 열매가 크다고 과수원 측은 전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올해에는 체리 농장을 방문하기 전에 반드시 전화를 걸어 농장 개방 여부와 시기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과수원마다 개장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방문하기 전 꼭 전화로 미리 알아보고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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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높은 체리는 사다리를 이용해 열매를 따기도 한다.


레오나 밸리에서 재배되는 체리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나눠지는데 색채가 가장 진하고 맛이 단 빙(bing)체리와 사과체리라고도 불리는 노란(yellow)체리 그리고 맛이 시면서 음식 재료로 많이 쓰이는 유타 자이언트 레드체리 등이다. 이밖에도 유타 자이언트, 하티 자이언트, 램버르트, 로얄 앤, 타타리언 등 25종류의 체리가 이곳에서 재배되고 있다.
체리 나무는 약 9년생부터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15~30년생의 열매가 가장 맛있으며 나무가 살아만 있다면 100년이 넘도록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꽃 피고 난 후 75일이면 열매가 맺히고 그로부터 2주간이 체리 따는 시즌이다.
살충제를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그냥 먼지만 닦고 먹으면 되는데 새콤달콤한 체리를 나무에서 금방 따먹는 맛이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알 수가 없을 것이다.
레오나 밸리는 키타네묵 인디언이 살던 곳으로 요즘도 화살촉 등 인디언 유물이 곳곳서 발견된다.
스패니시 개척자들이 18세기 후반부터 이 곳을 캘리포니아 최고 농경지인 샌호아퀸 밸리와 동부로 이어지는 농작물 이송로의 중간 경유지로 이용하면서 타운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레오나 밸리는 체리 외에도 아몬드, 라일락, 각종 과일의 산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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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체리 농장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양, 염소 등 동물들도 있다.

레오나 밸리의 체리시즌은 11일 오전 9시 타운에서 열리는 퍼레이드와 축제를 시작으로 공식적으로 개막된다. 이날에는 LA, 오렌지, 벤추라, 컨카운티 등지서 밀려온 1만여명의 인파로 이 작은 도시가 갑자기 붐비게 된다.
세계적으로 체리의 종류는 많으나 이 지역 체리는 유난히 달콤하고 커서 인기가 매우 높다. 레오나 밸리의 체리 농장은 20여개. 이중 10여개 농장이 체리 따기(U-Pick)를 실시한다. <지도참조>
문의(661)266-7116
www.cherriesup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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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운영 체리 농장

▲에덴 농장
레오나 밸리에서 동쪽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레이크 휴즈(Lake Hughes) 지역에 있다. 150여그루의 체리나무에 큼지막한 체리가 열매를 키우고 있다. 주말에만 오픈하는 이 곳은 주변 산간지역의 풍광이 뛰어나고 피크닉 시설을 갖춘 공원이 인근에 있어 주말나들이 장소로 그만이다.
특히 과수원 동쪽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엘리자베스 레이크(Elizabeth Lake)는 2개의 캠핑장이 있으며 피크닉 장소도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호수는 물이 깨끗해 수영도 할 수 있다. 낚시도 유명하다.
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노스로 가다가 고먼 지역에서 나오는 138번 하이웨이 이스트로 갈아탄다. 138번을 타고 12마일 정도 가면 오른쪽에 ‘나성영락 기도원’ 표지판이 나온다.
기도원으로 들어서는 길인 Three Point Rd.에서 우회전(남쪽)하여 3마일 정도 가면 Pine Canyon Rd.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다시 우회전(서쪽)하면 세번째 집이 과수원이다.
주소 26865 Pine Canyon Rd.
문의 (661)724-8311
▲신토불이 농장
빅터빌 인근 필랜에도 한인이 운영하는 체리농장이 있다. 10에이커 규모의 신토불이 농장은 3달러 입장료만 내면 체리를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취나물도 판매한다.
가는 길 LA에서 10번 이스트→15번 노스→138번 웨스트를 타고 가다가 Phelan에서 내려 18번이 나오면 좌회전 Acolea에서 다시 좌회전해서 들어가면 된다.
주소 3585 Begonia Rd. Phelan
문의 (760)868-1767
▲과수원 길
레오나 밸리에서 서쪽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과수원 길 역시 체리가 한창인데 잘 가꿔진 과수들이 울창하고 숲속에 있는 정자가 크럴 듯하다. 오리철판로스구이, 닭도리탕등 한국 음식도 서브한다.
가는 길 14번 N.로 가다 Pear Blossom서 내려 15번 빅터빌로 연결되는 138번 E.로 옮겨 타고 가다가 다리를 건너 바로 만나는 72가에서 우회전 100미터쯤 가면 업소 사인이 보인다. 주소 35005 72nd st. East Litterock
문의 (213)505-4567

기타 남가주 지역별 체리 과수원들

▲마일하이 랜치(Mile High Ranch)
이 지역 일대의 여러 과수원 가운데 최대 규모로 가장 높은 고도에 위치한다. 25에이커의 대지에 심겨진 900여그루의 체리 나무가 20톤이 넘는 체리를 생산해 내는 대규모 체리 과수원이다. 고객 가운데는 한국인들이 가장 많다.
시즌에는 주차장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데 지난해 이 곳을 찾은 차만도 4,000대가 넘었다고.
마일하이 랜치의 체리 따기는 6월11일부터 7월3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입장료는 일인당 5달러며 딴 체리는 5파운드에 15달러.

가는 길 10번 샌버나디노 프리웨이를 타고 동쪽으로 가다가 Cherry Valley Bl.에서 내려 좌회전, 4~5마일 앞 Beaumont Ave.에서 또다시 좌회전한다. Orchard St.에서 우회전, 다시 여기에서 좌회전해 아무 것도 없는 길을 4마일 정도 끝까지 가면 문을 지나 두 갈래 길이 나오고 왼쪽 비포장도로로 가면 마일하이 랜치 과수원이 나타난다.
주소 12929 Mile High Rd. Oak Glen
문의: (909)797-5145 스캇 라일리.
▲굴드세스 과수원(Guldseth Orchard)
이번 주말에 시즌을 시작해 앞으로 2~3주 갈 것으로 기대하지만 날씨가 지나치게 덥거나 따러 오는 사람들이 많을 경우 이 기간은 더 짧아진다. 과수원은 약 3에이커.
주소 9150 Whispering Pines Rd.
문의 (909)845-2490
▲필랜 농장(Phelan Ranch)
약 400그루나 되는 10년생 체리나무들이 탐스러운 열매를 맺고 손님들을 기다린다. 지난 주말부터 개장했다.
입장료 3달러를 내면 과수원에서 먹는 것은 무료. 1파운드 당 2달러로 다른 농장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가는 길 10번 E.→15번 N.→138 W.→Phelan에서 내려 Sheep Creek 길로 6마일을 가다가 18번 Palm Dale Rd.를 만나 좌회전하면 된다.
주소 3585 Vegonia Phelan
문의 (760)868-1767

체리 따기 주의할 점

항상 체리농장을 방문하기 전에는 반드시 전화를 걸어 농장 개방 여부와 시기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과수원마다 개장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방문하기 전 꼭 전화로 미리 알아보고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 레오나 밸리 체리 핫라인(661-266-7116)에 전화를 하면 대표적인 농장의 특징과 오픈 시기, 가는 길을 알 수 있다.
▲레오나 밸리는 산간지대로 기온이 LA에 비해 15도 정도가 낮다. 두꺼운 재킷을 준비한다.
▲햇볕이 따가울 수 있기 때문에 선탠 로션을 준비한다.
▲체리를 딸 때는 가지를 자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가지 째로 꺾으면 새순이 함께 없어져 내년에 좋은 수확을 기대할 수 없다.
▲체리나무에 올라가지 않는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주의를 준다.
▲체리 가격은 파운드당 2달러로 일반 마켓에 비해 약간 비싼 편이다. 단 현장에서 따먹는 것은 대부분 공짜이다.
▲공짜라고 너무 많이 먹으면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아기 기저귀나 휴지를 아무 데나 버리지 않는다.
▲체리 무게를 재러 줄을 설 때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

지도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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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앰버스 스위트 체리스
(Amber’s Sweet Cherries)
2. 버거스 체리 랜치
(Berger’s Cherry Ranch)
3. 빅 잔 과수원(Big Johns Orchard)
4. 블랙키스 빙스(Blackies Bings)
5. C 앤드 D 팜스(C and D Farms)
6. 체리 핏 랜치(Cherry Pit Ranch)
7. 체리 타임 랜치
(Cherry Tyme Sour Pie Cherry Ranch)
8. 커튼우드 팜(Cottonwood Farms)
9. 커펠랜드 체리 랜치
(Copeland Cherry Ranch)
10. 호바츠 체리스(Hobart’s Cherries)
11. J 앤드 N 체리스(J and N Cherries)
12. 노스사이드 체리스(Northside Cherries)
13. 롤링 선더 랜치
(Rolling Thunder Ranch)
14. 팻 앤드 마리(Pat & Marie)
15. 피치포크 랜치(Pitchfork Ranch)
16. 워터스 체리 랜치
(Water’s Cherry Ranch)
17. 윈디 리지 체리스(Windy Ridge Cherries)
18. 비야 델 솔(Villa del Sol)
19. 5 스타 랜치(5 Star Ranch)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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