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자와 보통사람

2005-05-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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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셜 부동산 브로커를 하다 보니 많은 부자들을 만나게 된다.
한쪽은 부자로, 또 다른 쪽은 보통사람으로 머무는 이유는 뭘까? 몇 가지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 생존에 연연치 않고 특별한 뜻 없이 돈만을 축적하면 부자이고, 그 반대인 경우 보통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부자는 돈을 못 쓴다. 조그만 돈도 감정적으로 쓰지 않고 많은 생각과 계산을 하며 실리적인 지출을 한다. 옷, 구두, 지갑 등 사소한 것 하나라도 패션은 개의치 않고 오래 견딜 수 있는 것을 산다. 하지만 사실 옷이 찢어지고 헤어져서 못 입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보통사람들은 유행이 지나고 오래 쓰다 보면 지루해 돈을 쓰며 샤핑을 하는데 보통사람들의 자기 만족, 작은 즐거움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보통사람들은 모두 부자들을 위해 일을 하며 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가게를 하는 이들은 건물주를 위해, 월급쟁이는 부자 아니면 부자 후보인 사장을 위하여 일을 하는 셈이다. 돈은 흘러흘러 부자 쪽으로 모여들게 되어 있다. 그렇다고 부자들이 쳐놓은 덫에 사냥감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그냥 노는 사람들은 아니다.
보통사람들은 작은 일에도 만족과 행복을 느끼며 살지만, 부자들은 돈을 지키기 위하여 벌어도 또 벌어야 하고, 혹 누가 빼앗을까, 없어질까 하는 불안감으로 의심도 하고 경계도 하게 된다. 떨어뜨린 돈이 있을까 옆도 살펴야 하고, 또 보통사람들에게 질투 어린 욕도 먹어야 하고 보통사람들은 생각도 못하는 고통들이 많다.
부자의 좋은 점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것과 때로 크게 자선을 베풀 수도 있다는 것 외에는 별로 생각나는 것이 없다. 혹 내가 모르는 부자의 좋은 점이 있다면 나도 좀 알고 싶다. 부자들의 집은 투자성이기에 크고 좋은 집에 살지만 그들이 집에서 실제로 즐길 수 있는 면적은 고작 2베드룸 이상이 아니고, 또 식구들도 없기에 텅텅 비어 썰렁하기만 하다. 또 그들은 범죄 표적의 공포 때문에 좋은 차도 타지 못한다. 페이먼트가 벅차지만 내가 타고 싶은 차를 내 뜻대로 탈 수 있는 내가 만족스럽다. 97%의 부동산을 3%의 부자가 소유하고 있다는 어떤 자료를 보았다. 독수리가 토끼를 채어 가는 것은 생존을 위함이지만, 부자들은 별 뜻 없이 습관적으로 축적을 해놓기 위하여 하나님의 허락(운이 좋은 것) 하에 돈을 버는 것이다.
우리는 최첨단 자본주의 국가에서 부자가 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며 살고 있다. 설사 부자가 못 되더라도 부자의 큰 꿈을 갖고 열심히 뛰는 오늘 하루가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모든 것은 양면성이 있다.


샘 이
<원 프로퍼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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