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정이 지난 뒤’ ★★★★★(5개 만점)

2005-04-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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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Midnight)
두남자 사귀는 젊은여인의 심리 갈등

영화와 사랑을 찬양하는 이탈리아 영화로 무성영화 특히 버스터 키튼을 경배하고 있다. 영화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마법적이요 환상적이며 또 우습고 따뜻하게 보여주는 순수하고 단순한 내용의 작품이다.
사랑의 얘기는 성격이 판이한 두 남자와 젊고 아름다운 한 여자의 있을 법하지 않은 관계로 이어지는데 트뤼포의 ‘쥘르와 짐’을 연상케 만든다. 로맨틱하고 삼삼하게 매력적인 영화로 영화광들을 위한 영화다.
투린의 영화박물관 몰레 안토넬리아나에서 일하는 수줍고 말없는 야간 경비원 청년 마티노(조르지오 파조티)는 영화광으로 특히 무성영화 시절의 버스터 키튼을 좋아해 밤마다 혼자서 그의 필름을 틀어놓고 꿈에 잠긴다(화면을 응시하는 그의 눈은 바로 영화광의 그것).
어느 날 밤 이 박물관에 못된 매니저에게 끓는 기름 물을 들이붓고 도망친 버거 가게의 젊고 아름다운 쿡 아만다(프란체스카 이나우디)가 뛰어 들어온다. 아만다는 박물관 안에 있는 마티노의 숙소에서 마티노의 보호를 받으며 애인 안젤(화비오 트로이아노)이 오기를 기다린다.
그런데 안젤은 악마적 매력이 있는 자동차 전문 도둑. 아만다가 안젤과 연락이 안돼 마티노의 숙소에서 머물게 되면서 그녀는 서서히 소심한 성격의 마티노와 그가 보여주는 영화에 마음이 끌리게 된다.
막상 안젤이 나타났을 그 때는 아만다의 마음은 이미 마티노로 가득 차 있다. 그렇다고 아만다가 안젤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어서 이때부터 아만다는 두 남자 사이를 왕래한다. 그리고 아만다가 두 남자와의 관계에 균형을 맞추느라 고심하면서 여러 가지 코믹한 불상사와 혼란이 일어난다.
안젤의 회상식으로 전개되는데 달곰쌉쌀한 정열과 영화의 얘기가 과감한 시각적 처리와 함께 아주 마음에 든다. 또 배우들도 매우 사실적이요 인간적이다. 감독 다비데 페라리오(각본겸). 성인용. Avatar. 뮤직홀(310-274-6869), 패사데나 원 콜로라도(626-74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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